“미세먼지 마스크는 필요 없다”
상태바
“미세먼지 마스크는 필요 없다”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9.03.28 10: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세먼지 전문가 장재연 아주대 교수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오해와 진실

전국에서 미세먼지가 가장 심한 지역을 꼽으면 ‘청주’는 늘 상위권이다. 그래서 시민들은 다른 지역보다 미세먼지에 더 민감하다. 사람들끼리 미세먼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지적수준도 반쯤은 전문가다. PM 2.5가 초미세먼지라는 것쯤은 기본이고 KF94, KF99 등 마스크 제품의 기능, 공기청정기 등급을 모르면 가끔 대화에 끼기 힘들 때가 있다.

장재연 교수 /‘숲과 나눔’ 제공

그래서 저마다 미세먼지에 대해 주장하는 바가 있다. 미세먼지는 불가항력으로 대책은 소용없다는 회의론자, 이를 피해 청정국가로 이민가야 한다는 사람, 중국에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는 사람 등으로 상당수는 미세먼지대책에 대해 부정적이다.

이런 우리의 인식에 대해 장재연 아주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숲과 나눔 이사장)는 경종을 울린다. 장 교수는 지금까지 볼 수 없던 파격적인 주장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그가 강연을 위해 청주를 방문했다. 그는 “인터뷰가 많아 정신없지만, 전국에서 가장 미세먼지가 심한 지역인 청주에서는 꼭 강연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은 3월 28일 장 교수를 초청해서 ‘미세먼지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드립니다’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미세먼지는 중국산이 아니다

장 교수는 1988년 미세먼지에 발암물질이 48가지나 들어 있음이 밝혀진 이후에 수십 년간 관련 연구를 해온 전문가이다. 그가 연구한 기록, 내용을 알기 쉽게 정리한 ‘장재연의 미세먼지 이야기’블로그는 연일 최다 방문객을 갱신하고 있다.

그 속에는 미세먼지의 고정관념을 뒤집는 얘기들이 널려 있다. 장 교수는 “가장 오해를 많이 하는 것이 미세먼지는 중국산이라는 인식이다. 중국발은 맞지만 절대적이지는 않다. 그런데 우리정부는 중국 영향이 80%라고 한다. 그러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불과20%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논리적으로 봤을 때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는 “정부가 중국 미세먼지 절대 영향론만 주장하니 국민들이 공포에 떠는 것이다. 중국 탓만 하면서 마스크 착용하라고 말할 게 아니라 국민들에게 진짜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마스크 쓰고 생활하는 사람들 /육성준 기자

정부의 첫 번째 미세먼지대책은 상황을 문자로 전송하는 것이다. 하지만 비상알림문자는 사람들을 더 공포로 몰아간다. 그래서 한 라디오 방송에서는 비상알림문자를 전쟁통의 공습알림에 비유했다. 저마다 핸드폰으로 떨어지는 친절하지만 무례한 알림은 미세먼지에 대한 우리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보다 근본적으로 정부는 인공강우 실험, 옥상 공기정화설비, 차량2부제, 노후경유차 조기 폐차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얼마 전에는 추가경정예산도 마련했다. 하지만 장 교수는 이것이 효과가 없다고 말한다.

그는 “무엇보다 배출원에서 미세먼지 요인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이 것이 기본 중에 기본이다. 미세먼지가 확산되면 제어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돈도 더 많이 든다. 그런데 정부는 인공강우를 하고 실외 공기청정기에 돈을 쓰겠다고 하는데 정말 제정신인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본질이 아니기 때문에 효과는 없다. 잘못된 거짓말을 감추기 위해 하다 보니 점점 나빠지는 쪽으로 가는 것이다. 지금의 대책들은 보여주기식 ‘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마스크사용 주의해야

장 교수의 주장 가운데 사람들에게 가장 혼란을 주는 부분은 ‘마스크를 쓰지 마라’는 것이다. 그는 “마스크를 써서 미세먼지의 건강 피해를 줄였다는 연구 논문은 전 세계적으로 중국에서 나온 초보적 실험을 담은 딱 두 세편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24시간 평균 PM2.5 농도가 250mg/㎡일 때 마스크 착용을 권유한다. 하지만 그 정도 오염상황은 거의 없다. 우리나라 기준은 35mg/㎡가 넘으면 ‘나쁨’ 단계이고 76mg/㎡ 이상이면 ‘매우 나쁨’이다. ‘나쁨’ 단계만 되어도 외출할 때 보건용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미국보다 더 엄격한 환경기준이다. 미국은 미세먼지 기준과 그에 따른 시민행동 기준을 가장 먼저 정립한 나라다. 미국은 pm2.5 농도가 56mg/㎡ 이상이면 ‘나쁨’이고 151mg/㎡이상이 ‘매우 나쁨’ 단계이다.

그는 “마스크를 쓰면 모든 사람이 숨쉬기가 불편하다. 미국 흉부학회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보호용 마스크가 1회 호흡량을 감소시켜 호흡빈도를 높이고 폐포와 폐에서 환기를 감소시켜 심박출량 감소 등의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심이 커서 마스크 사용의 위험도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952년 겨울 런던 스모그사건 때 만성폐질환과 호흡기 질환으로 1만 2000명이 죽었다. 당시 사용하던 주 연료는 석탄이었다. 사건 이후 가스와 전기로 바꿨다. 배출 억제시설을 갖추고 소각량을 줄였다. 대기질을 바꾸기 위해 자동차등 세세한 부분까지 배출가스를 규제했다.

장 교수는 “우리도 노력하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 공포에 의한 불안감 조성을 그만하고 저에너지 고효율 사회로 가야한다. 아이들에게도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교육하면 우리 사회는 아직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마스크 쓰고 생활하는 사람들 /육성준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