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버닝썬과 청주TP의 닮은꼴
상태바
클럽 버닝썬과 청주TP의 닮은꼴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9.03.29 1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주말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클럽 ‘버닝썬’에 대한 취재 내용을 담았다. 사회자는 ‘버닝썬’ 사건을 게이트로 규정했다. 게이트는 정치권력과 관계된 대형의혹사건을 의미한다.

엄밀히 말해 ‘버닝썬’은 게이트가 아니다. 하지만 연예인과 경찰 권력이 유착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 속에 연루된 피해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이번 사건을 세상에 알린 제보자는 방송을 통해 “저도 카톡방에 있었지만 그 속의 내용을 결코 좌시할 수 없었다. 그래서 제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는 씁쓸한 뒷말도 남겼다. 프로그램은 제보자들이 공익을 위해 나섰음에도 보호받지 못한 현실을 지적했다. 그 과정에서 권력과 맞서 자신은 물론 주변인까지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명시했다. 방송을 보며 어딘지 모를 친근함을 느꼈다.

청주TP와 연관된 사람들이 느끼고 있을 감정은 ‘버닝썬’을 폭로한 사람들의 감정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돈, 권력을 갖고 있는 자들과 맞서야 한다는 막연한 불안감으로 제보자 가운데는 고초를 겪는 사람들도 있다.

충청리뷰에서 지적한 ‘공익제보자 봉인가’(1050호, 2019.02.27보도)의 주민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얼마 전 담당경찰서로부터 모욕죄에 대한 출석요구서를 받았다. 보도를 통해 밝혔지만, 같은 사건번호를 부여받은 일에 대해 며칠 사이에 너무 많은 것이 바뀌었다.

처음에는 죄명을 밝히지도 못했고, 당사자인 주민이 고소장 내용에 대한 공개요청을 했는데도 몇주가 지나서야 내용이 공개됐다. 경찰서에서 발급한 문서에는 단 하루사이 사건장소가 바뀌었다. 최근 전달된 출석요구서에서는 출석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발부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변호인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한다. 주민과 변호인의 이의제기에 당사자 측은 별다른 해명도 없었다. 그래서 이들은 검찰에 진정서와 고소장을 넣었고 지난주 담당검사를 배정 받았다.

그는 어려움을 무릅쓰고 주민들에게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호루라기를 불었다. 하지만 그 사이 적지 않은 고통을 겪었다. 버닝썬 사건 제보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저 하나 피해보는 건 괜찮지만 주변 사람들까지 수소문당해 고통 받는 것은 참기 힘들다. 만약 시간을 거슬러 제보하기 전으로 돌아간다면 제보하고 싶지 않다”고 토로했다.

청주TP문제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제보를 하던 몇몇 사람들 가운데 압박에 못 이겨 입을 닫은 이들도 있다. 압박의 당사자는 공권력이기도 하고, 또 공권력 옆에서 이권을 챙기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개중에는 30~40년을 함께 살아온 이웃집 사람들도 있다.

그럼에도 진실을 밝히려는 이들이 아직 많다. 이들이 힘이 되어 곳 곳에서 행정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들의 투쟁은 슬프고 고되지만 그 끝에는 더 투명하고 깨끗한 사회가 기다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이제는 지역사회가 응답할 때다. 이들의 문제제기에 지역사회가 계속 외면한다면 결과는 뻔하다. 더 큰 문제가 터진다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