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군민의 발 ‘외길 택시 인생’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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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군민의 발 ‘외길 택시 인생’ 보람
  • 김천수 기자
  • 승인 2019.04.0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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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길 충북개인택시조합 음성군지부장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길 위를 달리는 나그네와 같은 인생.

27세부터 35년 외길로 택시와 삶을 같이 한 최병길(62) 충북개인택시운송조합 음성군지부장의 인상이 푸근하다.

최 지부장은 늘 인상만큼이나 합리적인 사람이다. 직업상 웃을 일 다툴 일을 목격하게 되는 그는 사람들의 말을 잘 들어 주는 걸 좋아한다.

지부장을 맡은 뒤에는 단체를 위해 앞장서다 보면 첨예한 대립을 맞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남보다 먼저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 대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외유내강이랄까. 가깝게는 충북혁신도시 요금단일화, 카카오 카풀서비스 문제 등에 적극 참여했다. 어려움에 처한 택시업계에 대안 없는 정책을 내놓는 것에 반대한다.

5년 째 음성군지부를 책임지고 있는 그는 2명의 택시기사가 분신으로 세상을 떠난 것을 가장 안타까워했다. 그들의 뜻을 잇는데 쓰도록 충북지역 개인택시 4438대 모두가 1만원씩의 성금을 모아 중앙에 보내기로 했다고 한다.

최근 그에게 가장 뜻 깊은 일이 있었다. 지난달 28일 음성지역 개인택시 기사들의 편안한 쉼터가 되고 서비스 향상에 도움이 될 개인택시 복지회관이 신축공사를 마치고 개관됐다. 이날 준공식에는 조합원들과 조병옥 음성군수 등 방문 축하객들로 붐볐다.

음성읍 용산리 1362-6번지 553㎡의 부지에 들어선 개인택시 복지회관은 기존 노후 건물을 철거하고 2층, 204㎡ 규모로 신축됐다. 보조금과 자부담 등 3억6000만원의 사업비가 들었다.

지부에선 개인택시 운송사업자에 대한 보수교육, 사고 접수 등 관련 행정업무가 이뤄진다고 한다. 음성 관내에는 개인택시 125대, 법인택시 75대가 운행되고 있다.

음성지역 최초의 개인택시는 1977년에 도입됐고 최 지부장은 1998년 개인택시 면허를 취득했다. 그는 지금까지 다섯번 택시를 교체하고 30년 무사고를 기록해 경찰청장이 주는 모범운전자 메달을 갖고 있다. 지난 2017년에는 충청북도 자랑스러운 직업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이제 무얼 할 것인가? 고민도 많지만 이게 천직이라 생각하고 건강할 때까지 운전대를 잡을까 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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