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외지역 청주 탑동1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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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지역 청주 탑동1구역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9.04.0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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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사업이자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큰 논란 없이 추진
시행자 LH의 경영난으로 잠시 휘청했지만 끝내 준공완료

문제투성이 재개발·재건축사업

완료된 곳을 가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성공한 재개발, 재건축 정비사업은 탑동1구역 뿐이다. 탑동 1구역 재개발 사업은 2007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며 시작됐다. 당시 탑동지역은 청주시 동부에 위치해 도시기반시설이 낙후된 곳으로 손꼽혔다.

탑동1구역 개발전 모습 /육성준 기자

2008년 3월 주민대표회의가 구성됐고 같은 해 11월 사업시행인가가 났다. LH에서 제시한 보상가에 50% 이상의 주민들이 동의했고 2009년 4월 감정평가를 거쳐 5월부터는 보상금 지급이 시작됐다.

불과 10여 년 전의 일이지만 당시 동네에 살던 주민들이 이미 나이가 많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때를 기억하는 이는 이제 별로 남아있지 않다. 대표회의에는 세 명의 공동대표가 있었는데 누군가는 고인이 됐고 한명은 병을 얻어 요양 중이다.

재개발 완료 후 옛 집터에 거주하고 있는 최금옥 씨는 당시 통장으로 활동하며 그나마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다. 최 씨는 “가정마다 다르지만 200만원에서 400만원 사이의 보상을 받았다. 물론 개별적으로 불만이던 사람도 있겠지만 주민들이 대부분 동의했다”고 기억했다.

이미 동네는 매우 낙후되어 있었고 재개발이 필요하다고 주민들이 모두 인식하고 있었다고 한다. 또한 LH에서 제시한 금액이 당시 상황에 비해 크게 나쁘지 않았다는 점도 한몫했다. 거기에 입주를 포기하는 사람에게도 이주비등 상당부분을 지원했다.

이에 대해 주택개발조합의 한 관계자는 “탑동1구역이 모충2구역과 더불어 청주에서 유일하게 공영개발로 진행된 곳이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로서는 유일한 완공사례라고 하지만 주거환경 개선 사업이자 공영개발로 진행됐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청주시내 다른 재개발·재건축 정비구역과는 상황 자체가 다른 것이다.

공영개발은 국가에서 사회 정책적 목적에 따라 민간 토지를 매수하고 개발하는 사업이다. 공영개발과 민간개발을 구분하는 기준은 사업시행자와 토지이용 방식이다. 지자체나 공사가 주체일 경우 공영개발, 토지주가 주체인 경우 민간개발이다.

 

탑동1구역 현재 모습

공영개발 탑동1구역

부동산중개인 S씨는 “LH에서 추진하는 사업은 이주비 등 각종 보상이 세세하게 적용된다. 더구나 탑동1구역처럼 주거환경개선사업의 경우에는 일반 재개발 사업보다 경제적 여건이 열악한 지역에서 추진하기 때문에 일정 조건에 맞는 사람들에 한해 임대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와 분양받을 수 있는 딱지 등도 있어 보상이 후한 편이다”고 말했다.

그래서 주민들의 반대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당시를 기억하는 지역의 시의원, 인근에서 조합과 대립하고 있는 탑동2구역 사람들도 개발이 무리 없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인근의 한 주민은 “잘 끝난 탑동1구역 조사해서 뭐하게, 우리 2구역 문제점이나 더 취재해줘”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속에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모든 개발사업이 마찬가지지만 특히 재개발 사업은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주민들에게 독이 될 수 있다. 탑동1구역 사업도 2010년 철거를 마무리했지만 이후 진척이 더뎠다.

당시 LH는 경영난으로 인해 전국 414개 사업장 가운데 몇 개를 포기했다. 그중에 모충2구역과 탑동1구역도 공영개발에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수익성이 낮다는 판단으로 살생부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2011년 말까지도 사업을 진척시키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걷다가 그해 12월 우여곡절 끝에 시공자를 선정했고 바로 착공에 들어갔다.

주민 최금옥 씨는 “집을 철거하고 2년 정도 사업이 중단되면서 불안해 하던 사람들도 있었지만 오히려 당시 딱지를 팔고 나간 사람들은 돈 벌었다. 그때는 34평 기준 집값이 3억 3000만 원 선이었는데 지금은 2억 7000만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부동산중개인들은 탑동1구역 같은 사례가 다시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부동산중개인 S씨는 “청주의 부동산은 불황이다. 지어 놓으면 언젠가 팔린다는 심산으로 아파트를 지어 왔지만 지금은 이마저도 장담하기 힘들다. 공급물량이 조정인 상황에서 구도심을 헐어 새도심을 만드는 재개발 사업은 현재로서는 큰 이득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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