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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물질 배출, 학교가 비상이다음성여중학부모연대, 인근에 들어설 예정인 LNG발전소 반대 투쟁
청주시 북이초·석성초 학부모, 인근 소각장 증설 반대집회 참석
음성여중학부모연대는 지난 3일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충북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교육환경 침해로 고통받는 학교들
음성여중·북이초·석성초 등

충북도내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침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2017년 11월부터 충북과학고 학생과 학부모들은 학교 인근 축사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격하게 반발해 왔다. 또 오는 2024년 충북 음성군에 LNG발전소 준공 계획이 알려지자 음성여중 학부모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청주시 북이면 북이초와 석성초 학부모들은 인근 쓰레기 소각장 피해를 호소하며 소각장 증설반대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요즘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발생시키는 요인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려 있다. 과거에는 경제적 이익이 먼저였을지 모르나 이제는 생명이 먼저라고 보는 게 대세다. 경제는 먹고 사는 문제지만 미세먼지는 죽고 사는 문제라 더 심각하다는 것이다. 유해환경은 누구에게나 치명적이다. 하지만 특히 청소년들에게는 더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유해환경 주변 학부모들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문제삼으며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은 음성여중 학부모들이다. 음성군과 한국동서발전(주), 음성액화천연가스발전소 추진위는 지난 2017년 12월 “한국동서발전이 이사회를 열고 970MW급 총 1조 200억원 규모의 발전소 건립 대상지를 충북 음성 평곡리로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한국동서발전(주)는 정부의 전력산업 구조개편 계획에 따라 지난 2001년 4월 한국전력공사 화력발전 부문에서 분리돼 설립된 회사다.


“아이들의 건강을 책임져야 할 어른들”

 

이 때부터 음성군 주민들의 LNG발전소 건설 저지운동이 본격 시작됐다. 평곡2리 주민 80여명은 음성복합화력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이하 반대투쟁위·위원장 전병옥)를 구성하고 현재까지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음성군, 충북도, 산자부 등지에서 여러 차례 반대 집회를 열었고 항의방문도 했다.

이들은 “발전소 건립 예정부지 인근은 지역 특산물인 고추와 복숭아, 사과, 시설채소 등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청정지역”이라며 “올해 농사를 포기하더라도 조상대대로 내려온 청정지역 고향마을을 지키겠다”며 반발했다. 전병옥 반대투쟁위원장은 “발전소 건설로 인한 경제파급효과, 고용유발효과는 부풀려진 것이고 우리는 환경오염과 미세먼지를 걱정하고 있다. 학생들의 건강을 책임져야 할 어른들이 몇 푼의 욕심 때문에 이를 외면한다면 아이들에게 고개를 들 수가 있겠느냐”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발전소가 평곡리 대신 주민피해가 적은 석인1리 뒷산 대체부지 쪽으로 간다고 하면 반대하지 않겠다는 게 주민 대다수의 뜻이다. 음성군은 동서발전에서 이를 결정하면 따르겠다고 한다. 동서발전은 12일에 답을 준다고 했다. 현재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주민들의 향후 움직임은 12일 답변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한다.

음성여중 학부모 140여명은 지난 2월 23일 음성여중교육환경지키기학부모연대(이하 음성여중학부모연대·대표 유기영)를 발족하고 3월 8일 충북도교육청에 LNG발전소 건설에 따른 교육환경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민원을 접수했다. 이어 지난 3일에는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과 함께 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음성군의 올 3월 초미세먼지 농도는 충북 전체 평균 47㎍/㎥보다 높은 51.3㎍/㎥이다. 전국적으로 충북이 가장 높은데 그 중에서도 음성군이 유독 높다. 그럼에도 음성군은 지역경제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LNG발전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LNG발전은 석탄화력발전에 비해 오염물질 발생량이 적다고 하지만 미세먼지를 유발시키는 질소산화물 배출은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음성 LNG발전소 예정지와 직선거리 700m에는 음성여중이 있고, 바로 맞은 편에는 평곡초가 있어 청소년들이 환경오염 피해에 그대로 노출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지도로 확인해보니 음성여중과 조금 떨어진 읍내 쪽에는 음성고, 한일중, 음성중, 남신초, 수봉초가 있다. 그러기 때문에 이는 음성여중 만의 문제는 아니다.

유기영 대표는 “힘있는 기관 중 아이들의 교육환경에 관심 갖는 곳이 없다. 음성군은 물론이고 학교도 그렇다. 음성여중학부모연대 발족식을 하는 날 교장에게 발족식에 대해 아느냐고 물으니 몰랐다고 하며 이제 관심갖겠다고 하더라. 학생들을 위해 LNG발전소 건설을 반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자 ‘찬성하는 주민들도 있는데 어떻게 말하느냐’고 한다. 교장과 교사들이 이 동네 주민이 아니라 그런지 너무 둔감하다”고 성토했다. 음성여중학부모연대도 12일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음성지역 곳곳에는 LNG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사진/육성준 기자

음성여중학부모연대, 충북도교육청 비판

 

하지만 이 결과와 관계없이 이들은 충북도교육청의 소극적인 태도를 비판했다. 도교육청은 학부모연대 측에 음성복합발전소건설 검증위원회 의견대로 주민 피해가 미미할 것으로 판단한다는 말을 인용했다고 한다. 검증위는 음성군에서 구성한 것이나 주민들은 이 위원회 자체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

또 도교육청은 LNG발전소가 교육환경보호구역밖에 위치해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는 것. 교육환경보호구역은 학교 경계선으로부터 200m까지이나 대기중의 유해물질은 얼마든지 멀리 날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보호구역이 의미가 없다는 게 학부모들 말이다. 이들은 도교육청 측에 LNG발전소 건설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힐 것과 음성군과 동서발전(주)에 반대 의견을 전달할 것을 요구했다.

음성군의 LNG발전소 관련 논란은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됐다. 처음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음성군과 일부 주민들, 지역구 국회의원이 이를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당시 일부 주민들은 천연가스발전소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대단한 시설로 포장된 것.

보도에 따르면 음성군은 “천연가스발전소 관련 상주인력이 2400명으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게 되면 약 5000~6000명 정도의 인구가 증가해 음성읍의 경기활성화는 물론 중부권의 핵심도시 15만 음성시 건설을 조기에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경대수 국회의원(자유한국당·진천음성증평)은 “2014년부터 추진된 LNG발전소 유치 확정은 지역주민의 뜨거운 의지와 음성군의 지속적인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이번 국회 예결위 과정에서 김용진 기재부 차관과의 긴밀한 협의와 상호 협조가 있었다”고 말했다고 음성지역 신문은 보도했다. 김용진 전 차관은 현재 LNG발전소 건립을 추진하는 한국동서발전 사장을 지냈다.

그러나 주민들은 천연가스발전소추진위원회가 용산리 산업단지에 이 발전소를 유치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느닷없이 2017년 12월 평곡리로 확정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주민설명회나 간담회 한 번 하지 않았다는 것. 전병옥 위원장은 “음성군과 국회의원이 유치했다고 자랑한 LNG발전소가 가동 중인 타 지역을 방문한 결과 상시 고용인원은 80~100여명에 불과하고 일부지역에서는 환경오염 문제로 소송 중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음성여중 전경

소각장 마을에 사는 아이들

 

그런가하면 청주시는 전국 중간처분업 소각시설 허가용량의 18%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소각장이 많다. 이는 대기질 환경오염으로 이어지고 결국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의 불만 또한 매우 높다.

그 중에서도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에는 소각장과 음식물 폐기물 처리장 등이 모여 있다. 북이면에는 소각시설 우진환경개발(주), (주)클렌코가 있고 디에스컨설팅(주)가 허가를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주)클렌코는 진주산업의 다른 이름이다. 소각시설 다나에너지솔류션은 행정구역상으로는 오창읍에 있지만 북이면과 경계지역에 위치해 있다.

부도난 대한환경을 인수한 디에스컨설팅(주)는 지난 2017년 1월 금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사업계획 적합통보를 받았으나 청주시가 건축불허가 처분을 해 소송 중이다. 북이면 마을 주민들은 허가 반대를 결의하고 싸우고 있다.

특히 북이면의 북이초와 석성초는 이런 교육환경에 노출돼 있다. 유민채 북이면 추학1리 이장은 “북이초는 우진환경개발로부터 직선거리 200m, 석성초는 클렌코와 300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우진환경개발과 클렌코 중간에는 디에스컨설팅 부지가 있다. 이 학교들은 건강을 위협하고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소각장에 둘러싸여 있는 꼴이다”고 말했다.

이어 유 이장은 “오염물질 관리를 위해서는 배출총량과 입지를 제한해야 한다. 배출량을 제한하고, 한 지역에 많은 소각장과 폐기물업체들이 몰리지 않도록 규제해야 한다. 인구가 비슷한 북이면과 미원면 암환자 발생률을 조사해보면 북이면이 훨씬 높다”며 “소각장 완전연소 시스템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왜 안하는지 모르겠다. 유럽은 소각장이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완전연소방식으로 처리한다”고 강조했다.

청주 북이면과 인근지역 증평, 진천군민 300여명은 지난 2월 21일 청주시청 앞에 모여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 날은 우진환경개발이 1일 99.8톤을 처리하는 기존 소각시설을 폐기하고 480톤을 처리하는 소각장 증설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반대집회였다. 참석자들은 상여를 메고 강도높게 반대를 외쳤다. 유민채 이장은 북이초와 석성초 학부모들도 이 날 집회에 함께 참석해 반대 목소리를 냈다고 밝혔다.
 

북이초 전경

“LNG발전소, 일산화탄소·미연탄화수소 다량 배출”
한국경제신문 7일 단독보도…규제강화 필요성 대두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7일 ‘‘친환경’ LNG의 배신…알고보니 유해물질 대량배출‘이라는 기사를 단독으로 보도했다. 단독입수한 한국동서발전 내부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가 운영중인 LNG발전소의 가스터빈 불완전연소 과정에서 유독가스인 일산화탄소(CO)가 최대 2000ppm까지 검출되고 초미세먼지의 원인 물질 중 하나로 꼽히는 미연탄화수소(UHC)도 최대 7000ppm까지 측정됐다고 한다. 특히 일산화탄소는 환경부가 정한 소각시설 오염물질 허용기준인 50ppm의 40배에 달하는 양이라는 것.

동서발전은 일산 LNG발전소에서 공해물질로 보이는 노란색 연기가 피어오른다는 민원이 잇따르자 원인을 찾기 위해 지난 2017년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한다. 그러나 공개되지는 않았다. 불완전연소는 발전소 시동을 껐다 다시 켜는 시점에 저온 연소와 화염 불안정으로 발생한다는 것.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24시간 풀가동하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LNG 전력단가가 비싸 가스 터빈을 저녁에 껐다 아침에 켜는 식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LNG발전소는 경기, 울산, 부산, 전남 광양, 충남 당진 등 전국에 24개가 있고 대부분 도심 한가운데 들어서 있다. 한국동서발전이 운영하는 일산LNG발전소는 공원 바로 옆에 있다. 그동안 LNG발전소는 석탄에 비해 친환경 연료로 분류되며 위험성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산화탄소와 미연탄화수소 등을 다량으로 내뿜는다는 사실이 알려져 이에 대한 규제가 하루빨리 강화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전병옥 음성복합화력발전소반대투쟁위원장은 “보도를 보고 놀랐다. LNG발전소가 이렇게 건강에 좋지 않고 미세먼지를 불러 일으키는 물질을 다량 배출하는데 학교가 있는 곳으로 들어온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한국동서발전은 8일 “LNG발전소는 기동시 일정출력에 도달해 전체 발전설비가 안정화 될 때 까지는 일산화탄소와 미연탄화수소가 배출되고 있으나, 기동 후 정상가동시에는 둘 다 농도가 극히 낮아진다”며 “이러한 이유로 대기환경보전법에서 발전설비에 대해 배출허용기준을 정하고 있지 않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가래’로 막을 일 ‘호미’로 막자
김성택 청주시의원 허가민원 사전예고제 실시 주장

 

김성택 시의원

이제 밀어붙이기 행정은 설자리가 없다. 주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기관 혹은 시설이 들어서거나 주변 일대가 개발되는 등의 변화가 있을 때는 사전에 주민들에게 공개하고 의견을 물어보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래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김성택 더민주당 청주시의원(중앙·성안·탑대성·금천·용담명암산성동)은 지난 3월 20일 5분발언을 통해 허가민원 사전예고제 실시를 주장했다. 김 의원은 “주민피해가 예상됨에도 최초 승인부서는 법령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사업 승인을 해주고, 주민들이 뒤늦게 알고 민원을 제기하면 불허한다. 결국 사업주는 국민권익위 제소나 행정소송 등을 통해 이를 해결하려고 대응하면서 경제적 손실과 시간낭비를 하게 되고, 청주시는 행정력과 세금낭비를 겪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용담동 상업지역의 관광호텔, 미원 용곡리의 폐기물재활용시설, 가덕 레미콘공장 건립 등은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나중에 불허 및 부적합 통보를 받은 사례라고 지적했다. 실제 주민들은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알고 힘겨운 싸움을 벌였다. 주민들과 소통하지 않는 청주시 행정으로 인해 청주시와 주민 모두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일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김 의원은 “지방자치법 개정의 주요 방향이 지방분권강화와 주민의 참여확대로 가고 있다. 청주시는 집단민원이 예상되는 일정규모 이상의 허가민원을 사전에 이해관계자들에게 예고하는 허가민원 사전예고제를 마련해 선제적으로 적용, 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집행부에서 이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그 이전까지는 행정지침을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홍강희 기자  tankhong@c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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