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군, 항일독립운동 자긍심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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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군, 항일독립운동 자긍심 UP
  • 김천수 기자
  • 승인 2019.04.1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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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혜원 만세운동 재현행사 계기...君 연구활동 적극 지원 약속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일원에서 벌어졌던 독립만세운동이 꼭 100년만인 지난 3일 처음으로 재현됐다. 3월 1일이 아닌 4월 3일에 열리게 된 이유는 1919년 이날 만승면(현재 광혜원면) 광혜원리에서 대대적인 만세운동이 일어났기 때문이다.(충청리뷰 3월 8일자 기사 참조)

이날 행사의 공식 명칭은 ‘광혜원 4.3독립만세운동 100주년 기념식 및 재현’이였다. 행사를 주관한 광혜원면은 100년전 이 지역에서 있었던 4.3독립만세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되돌아보고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4.3광혜원만세운동 재현 모습. 일본헌병들이 독립만세를 외치는 주민들에게 총격을 가하고 있다.

행사는 풍물놀이 공연과 독립선언문 낭독, 독립유공자 표창 수여, 삼일절 노래 제창, 만세운동 재현 등으로 진행됐다. 재현행사에는 1000여 명이 참석해 광혜원 화랑공원에서 광혜원중학교까지 두루마기 복장으로 약 1.5km를 행진하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특히 일본헌병에 저항하다가 총탄을 맞는 그날의 급박했던 상황이 연출돼 관심을 끌었다.

이날 행사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마련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기록에 따르면 충북지역에서 처음으로 독립만세운동이 발발한 곳은 진천 지역이다. 국사편찬위원회 데이터베이스(DB) <일본외무성 기록> 내 조선헌병대사령관이 일본 육군대신에게 보낸 보고서에는 3월 15일 진천에서 만세시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여러 자료를 종합하면 1919년 3월부터 4월까지 진천읍, 백곡면, 이월면 등에서 광범위한 독립만세운동이 전개됐다. 특히 4월 3일 2000여명이 참가한 광혜원 만세운동에서는 일본 헌병대 10여명이 군중을 향해 발포해 10여명이 현장에서 순국하고 많은 사람이 부상을 당하는 등 가장 치열하게 독립운동이 전개됐다.

또 최근에는 광혜원 4.3만세운동 당시 있었던 사망 사건의 희생자 유가족이 나타났다. 이날 행사에도 100년전 당일 현장에서 일본군의 사격으로 함께 희생된 박도철과 그 모친의 후손인 박영섭씨와 가족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모자(母子)가 동시에 총격으로 희생당한 사실을 방증하는 자료를 찾아 정부에 독립유공자 포상을 신청한 상태다. 이런 여러 역사적 사실에도 진천지역에는 항일운동 기념시설이 전무하고 제대로 된 기념행사가 이어지지 못했다.

처음으로 개최된 이번 광혜원 만세운동 재현행사에는 지역주민, 학생, 희생자 후손 등 1000여명이 참여해 높은 열기를 보였고 진천군도 적극 지원 의지를 밝혔다.

윤병한·박도철 열사 후손 한자리에 모여
행사에 참석한 송기섭 진천군수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격렬히 저항했던 100년 전 그날의 만세운동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후손들에게 주는 울림은 남다르다”면서 “우리 지역 독립운동의 역사가 주민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에서 큰 비중으로 재조명될 수 있도록 연구 활동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 앞서 송 군수는 경대수 국회의원과 함께 광혜원 만세운동에 앞장섰던 인물의 후손들을 대동하고 인근 산 속에 위치한 윤씨 종중묘원을 찾았다. 이곳에는 광혜원 만세운동을 앞장서 이끌다가 옥고를 치른 윤병한 열사의 조촐한 기념비가 외롭게 서 있다. 이들은 함께 기념비 앞에서 묵념을 하고 그날을 되새겼다. 이 비석에는 윤병한 및 박도철(박치선, 유치선의 본명)에 대한 기록이 담겨있다.

이날 기념비 방문과 재현행사에 참석한 박영섭씨는 “지금이라도 독립운동 사실이 밝혀지게 돼 다행”이라며 향토사학자들과 진천군에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30∼40년전에도 독립유공자 포상 신청을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자료도 충분하지 않았겠지만 어떤 설명도 없이 무산됐다”고 말했다.

한편 송기섭 군수의 적극적인 지원 의사에도 불구 진천군의 항일독립운동을 기념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는 미흡한 상황이다. 진천군 행정조직상 업무 담당자도 아직 없고 이번 광혜원 만세운동 재현행사는 광혜원면 주관으로 실시됐다. 다만 이상설선생 기념관건립 지원 및 보훈, 호국안보공원 조성 업무 담당자가 있을 뿐이다.

군 관계자는 “(항일독립운동 기념사업에 대한) 아직 구체적인 구상이 마련된 것은 없다”며 “향후 여러 지원 등에 대한 계획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충북도가 진행한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종합학술대회 자료에 따르면 2019년 2월 현재 진천군의 국가유공자는 8명이다. 또한 3.1운동 사적지는 광혜원면 3.1운동 만세시위지 등 7곳이고 3.1운동 현충시설은 아직 없다. 이와 관련된 자료는 국가보훈처 공훈전자사료관, 국내 독립운동·국가수호 사적지 현황, 국가보훈처 현충시설 정보서비스 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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