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시민들을 무서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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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시민들을 무서워해야 한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9.04.1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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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공원, 미세먼지, 소각장, 청주 테크노폴리스, 아파트 과잉공급 등. 최근 청주시의 주요 현안들이다. 어느 것 하나 만만하고 호락호락한 게 없다. 이런 문제들이 동시에 터져 나오자 청주시 관련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지난 9일 “1999년 헌법 불합치 결정 이후 청주시는 2005년부터 3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공원 부지를 매입해 왔지만 1조 8천억원 가량이 소요되는 일몰대상 공원 토지매입 비용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8개 공원에 대해 청주시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민간개발 방식일 수밖에 없다. 잃어버릴 수도 있는 70% 이상의 녹지라도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100억원을 들여 구룡공원 일부를 매입하고 나머지는 민간개발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시민들의 항의가 줄을 잇고 있다. 시민단체는 물론 정치권도 가세했다. 이들은 민간개발 대신 공원을 지켜달라며 강도높게 외치고 있다. 시민들은 서원구 성화동과 산남동 일대에서 허파역할을 하는 구룡산에 대한 애정이 깊다. 구룡산 동쪽의 낮은 계곡에는 원흥이방죽과 산남방죽이 있다. 또 원흥이방죽 주변에는 두꺼비생태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이 공원 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는 게 많은 시민들의 의견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은 맑은 청주시를 만들어 달라며 원성이 자자하다. 공기는 물처럼 사람들이 피부로 직접 느끼는 문제여서 시민 불만은 최고조에 달한다. 청주시 오창읍 후기리 소각장과 북이면 소각장의 신·증설 문제에 대한 반대도 심각하다. 그런가하면 청주테크노폴리스 3차 개발에 대해 주민반대가 커지고 있고 이 일대 문화재 보존을 제대로 하라는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 과잉공급에 대한 불만도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높다. 청주시를 아파트 공화국으로 만들 참이냐는 게 주변 사람들 말이다.

왜 지금 이 시점에 이런 민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왔을까. 한 공무원은 “그동안 과정을 생략하고 결과만 중시하는 행정을 펴온 결과물이다. 도시공원, 미세먼지, 소각장, 테크노폴리스, 아파트 과잉공급 등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 그런데 모두 오랜 시간을 거쳐 형성돼 왔고 지금 비로소 문제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이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그들만의 방식으로 일해 온 결과, 문제는 더 큰 난제가 되어 나타났다. 그 때 그 때 시민들에게 행정 과정을 공개하고 이해를 구하려는 노력이 생략됐던 것이다. 이 문제들이 민선7기에 시작된 건 아니다. 한범덕 시장은 역대 시장들이 추진해온 일이 한꺼번에 집단민원으로 불거지는 것이 억울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를 과거로 되돌릴 수도 없다. 한마디로 ‘기호지세’인 형국에 놓여 있다.

아마 앞으로도 청주시에는 많은 집단민원이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한 시장은 지금이라도 시민들과 함께 문제를 풀어가기 바란다. 시민, 시의원, 언론들과 더 활발하게 소통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한 시장은 말로는 소통을 외치지만 아직도 벽이 높다. 청주시 행정의 패러다임 또한 차제에 바꿔야 한다. 과거처럼 공무원들끼리 다 결정해놓고 시민들에게 따르라는 식은 화가 되어 돌아온다. 이제 시민들은 참지 않고 자기 목소리를 내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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