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인간 지켜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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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인간 지켜가자”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9.04.1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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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사상 계승하는 민철기 우리문화선양회 청주지부 회장
역사냐 신화냐 학계 이견 있지만 단군은 우리문화 뿌리

정부나 언론에서는 종종 ‘단군 이래 최대 실적이나 성과’ 라는 말을 쓴다. 우리가 단군할아버지를 시조이자 조상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교육현장에서 단군을 고조선의 시조이자 우리 민족의 뿌리로 가르친다.

(왼쪽부터) 민철기 회장, 김영교 고문

교과서에서 배우는 단군신화는 단군을 천제(天帝)인 환인의 손자이며, 환웅의 아들로 묘사한다. 기원전 2333년 아사달에 도읍을 세워 단군조선을 개국했고 이를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라고 기록한다.

우리는 신화로 배웠지만 일부 사학자들은 단군신화가 역사라고 주장한다. 학계에서도 갑론을박인 가운데 지난해 EBS에서는 단군이 역사인지 신화인지를 두고 교수들이 한바탕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EBS 질문 있는 특강쇼 181004, 180927 방영분)

이견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단군사상이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다는 것이다. 우리 교육의 기본이 되는 교육기본법 2조에서는 교육이념에 홍익인간을 명시했다.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은 학생이라면 누구나 숙지하고 체득해야하는 이념이다.

 

무당으로 오해받아

그렇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중심을 외치는 홍익인간은 단지 옛것으로 치부되고, 각종 시험에도 큰 비중없는 내용으로 다뤄진다. 학교현장에서 홍익인간을 잘 모르는 아이들도 많다고 한다. 이대로 놔둬서는 안 된다며 우리문화선양회가 나섰다.

우리문화선양회는 1964년 설립됐다. 우리 민족의 유구한 역사를 이어가자는 취지로 청주시지부는 1984년 문을 열었다. 이후 주로 학교현장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펴고 있다.

우리의 시조이지만 일상에서 단군을 얘기하면 사람들의 인상이 그다지 좋지 않다. 당장 길을 걷다가 ‘단군에 대해 아냐’고 누가 묻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그런 종교 안 믿어요’라고 답할 수도 있다.

민철기 우리문화선양회 청주시지부 회장은 “물론 단군을 종교로 신격화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는 인본주의 사상을 전파하며 등장한 우리 민족의 뿌리이자 유구한 역사의 시작으로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문화선양회를 알기 전에는 민 회장도 단군, 홍익인간, 우리민족 등에 대해 별다른 고민 없이 살았다고 한다. 그러던 그에게 우연한 기회가 찾아왔다. 그는 “충북대학교 교직원으로 재직하던 1990년대 후반 중국 남경대학교로 출장을 갔다. 돌아오는 길에 지인들에게 줄 선물을 구매했는데 오래된 고화들이 눈에 띄어 몇 장을 샀다”고 말했다.

고화들은 비록 인쇄물이었지만 그는 그 속에서 중국인의 자기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오랜 전통문화를 자국민들과 관광 온 외국인들에게 알리고 싶어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는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우리 민족의 오랜 전통과 문화에 대해 곱씹어봤다. 그리고 청주로 돌아와서 곧바로 단군영정을 사러 다녔다.

민 회장은 “우리는 민족과 문화의 뿌리를 단군, 고조선에서 찾는다. 교단에서도 학생들에게 그렇게 가르친다. 하지만 국내에 돌아와서 보니 그림 한장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기억했다. 백방으로 알아본 끝에 그는 한 화방 주인으로부터 당시 장병록 단군문화선양회장을 소개 받았다.

매월 1회 열리는 우리문화선양회 교육 /우리문화선양회 제공

 

단군만 47명

민 회장은 “장 전 회장을 비롯해 몇 명과 커피숍에서 만났다. 영정을 구한다고 하자 의심의 눈초리 반, 궁금한 눈초리 반으로 바라봤다. 나중에 보니 무당들 가운데 단군을 모신다고 영정을 찾는 경우가 많아 경계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느꼈던 감정을 장 전 회장에게 설명했고 이후 우리문화선양회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우리문화선양회에서 제공한 단군 47대 계보

우리문화선양회는 홍익인간의 이념을 지키기 위해 활동한다. 전국 9개 지부에 1000여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충북을 대표하는 청주시지부는 약 100여명으로 한 달에 한번 모임을 갖고 단군사상에 대해 교육한다.

우리문화선양회에서 고문을 맡고 있는 김영교 전 청원군 문화원장은 “우리는 우리역사의 시작인 고조선에 대한 이해가 낮다. 일제 강점기 중국으로 넘어간 우리 조상들은 인근에 단군묘가 10여기 넘게 있는 것을 파악했다”며 “2096년간 내려온 단군조선에 단군만 47명이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를 두고 학계에 이견이 있다. 하지만 우리 문화의 뿌리를 단군에서 찾고 이를 찾아가려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그는 지적한다. 특히 물질만능주의, 스펙, 능력위주로 사람을 판단하는 요즘세태에 단군사상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민 회장은 “단군사상은 민본주의사상이며 공영사상, 화합과 평화를 추구하는 가치관이다. 고조선과 단군의 역사를 바로 알고 이 사상을 토대로 여러 어려움에서 위기를 극복한 우리의 저력을 젊은 세대들이 더 많이 알았으면 한다”며 앞으로 젊은층을 대상으로 교육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초로 단군조선에 대한 기록이 나오는 <삼국유사>, 우리역사로 포함시킨 <제왕운기>, 우리 역사의 시작으로 기록한 장도빈의 <조선사요령>에서는 단군을 우리 민족의 뿌리로 기록하면서 우리가 당시 대국인 중국과 당당하게 대결했고 이를 이어받아 웅대한 상상력을 펴기를 바랐는지 모른다.

논쟁도 있지만 단군이 신화냐 역사냐를 다투기에 앞서 그 사상을 통해 자랑스러운 한민족의 긍지와 기세를 다시 일깨워야 한다는 게 우리문화선양회의 활동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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