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업적 41년 ‘예성문화연구회’
상태바
빛나는 업적 41년 ‘예성문화연구회’
  • 김천수 기자
  • 승인 2019.04.17 11: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향토사연구 신기원...잠자던 ‘중원역사’ 일깨워
예성문화연구회는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충주박물관에서 와당 특별전시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9월 5일 특별전 개막 모습.

“창립 40주년을 맞아 정말 부러움과 찬탄의 마음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마음은 전국의 모든 향토사연구회들이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된다...(중략)...한국 향토문화 연구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증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충주 예성문화연구회(蘂城文化硏究會)가 지난해 창립 40주년을 맞아 발간한 ‘예성40년사(417쪽)’에 공주대학교 사학과 이해준(65) 교수가 쓴 축간사의 일부 내용이다. 1978년 예성동호회로 발족돼 현재의 명칭으로 바뀌며 발전해 온 발자취를 지켜본 객관적인 평가다.

이 교수는 예성문화연구회를 “향토사 연구의 방향과 목표를 정확하게 설정하게 한 상징적이자, 인맥과 연구 성과가 특별한 향토사 연구 선도 단체”라고 극찬했다. 그는 1980년대 향토사연구전국협의회가 창립된 당시부터 열성적으로 향토사 연구자들과 동고동락한 교수다.

1988년 전국협의회 창립 후 지역에선 처음으로 전국대회가 당시 예성동호회 주관으로 열렸다. 제2회 향토사연구전국협의회 학술대회였다. 이 교수는 그 시기에 예성동호회 소속 김현길, 김예식, 최일성, 장준식 선생 등과 인연을 맺고 지금까지 잇고 있다.

예성문화연구회가 창립 40주년 기념으로 발간한 ‘예성40년사’ 및 ‘예성문화 제38호’ 표지 사진.

지난해 9월 5일은 예성문화연구회의 40번째 생일이었다. 이 연구회는 1978년 이날 예성동호회로 발족돼 1996년 1월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되고 2004년 11월 사단법인으로 등록됐다.

이 연구회는 향토사 연구단체로서 국내 고고학계까지 한 획을 그었다. 창립 이듬해인 1979년 2월 24일 입석리 충주고구려비를 발견해 학계에 보고했다. 이 비는 1981년 국내 유일의 고구려비로 확인돼 국보 205호로 지정됐다. 이 비는 우리나라 고대사 연구의 큰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예성문화연구회 전신인 예성동호회 초대 회장은 현재 서울의 유금와당박물관 유창종(73) 관장이다. 그는 생경스럽지만 당시 청주지방검찰청 충주지청 검사였다.

1978년 2월 충주지청으로 발령 받은 유 검사는 관내 향토문화 관련 인사들과 함께 와당이 출토됐다는 탑평리 등에 대한 답사를 이어갔다. 이들은 같은해 9월 2일 충주 성남동 한 식당에서 인공 문양이 새겨진 댓돌을 발견했다. 전문가 고증을 거쳐 충주 예성(蘂城)의 성돌인 예성신방석(蘂城信防石)으로 명명됐다. 흥분한 일행들은 5일 저녁 성내동 보련식당에 모여 성돌 발견을 기념하는 모임을 가졌다. 당시 회원으로 류창종, 김풍식, 장기덕, 최영익, 김예식, 이노영, 장준식, 허인욱, 김중기 등 9명이 참가했다. 회장은 유창종, 간사는 김예식이 선임됐다. 이것이 예성동호회 발족이다.

이후 예성동호회는 1979년부터 매년 <예성문화> 등의 발간을 통해 답사와 연구 실적들을 기록으로 남겨왔다.

충주고구려비 발견 등 수많은 업적
그동안 연구회가 발견한 중요 문화재는 △예성신방석 △충주 봉황리 마애불상군 △충주고구려비 △신니면 문숭리 숭선사지 △음성 미타사 마애여래입상 △단양 보국사지 장육불 △단양 영춘면 비마라사지 △엄정면 가춘리 태실비 △동량면 조동리 갓바위 마애불상 등으로 학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또한 연구회는 2008년 일본 구마모토 일한문화교류연구회와 문화교류협정을 체결하고 매년 공동으로 학술모임 및 답사를 진행하고 있다.

예성문화연구회 이름으로 발간한 책자 및 학술회의는 △중원문화유적도보(1984) △충주·중원지역출토 와당 도록(1991) △숭선사지 지표조사보고서(1995) △충주의 지명(1997) △사료를 통해 본 충주. 전7책(1999∼2000) △충주의 인물 시리즈. 전10권(2001∼2014) △행동하는 지식인 류자명 평전(2004) △정토사 흥법국사 실상탑지 지표조사보고서(2005) △동천 권태응시인 생가 지표조사보고서(2007) 등 수십 건에 이른다.

아울러 명성황후 유허지 복원을 위한 학술회의 등을 개최하며 관련된 저술과 각 읍면지 등도 다수 집필했다. 특히 올해 2월 발간한 ‘예성문화 제38호(447쪽)’에는 지난해 10월 26일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에서 개최된 창립 40주년 기념 및 제30회 중원문화 국제학술대회 발표 논문이 실렸다. 이 학술대회는 한중일 와당을 공부하는 시간이었다.

지난해 40주년 기념 특별전은 ‘와당 동아시아의 멋을 담다’라는 주제로 충주박물관에서 창립기념일인 9월 5일부터 11월 11일까지 열렸다. 유금와당박물관의 협조로 이뤄졌다.

현재 41명의 회원들은 중원 지역을 넘어 동.하계 정기답사, 주말답사, 수시답사, 해외답사 등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사무실이 없던 초창기를 지나서도 충주박물관 준비실, 충주문화유물전시실, 몇몇 새마을금고 2층, 개인건물 등을 거쳐 2010년부터는 문화동 현재의 장소를 임대해 살아있는 민간 향토사연구의 역사를 써가고 있다.

40여 년 동안 연구회는 △서울신문사 향토문화상 본상 △충북교육청 단재학술상 △충북도 학술부문 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예성문화연구회 회장은 1990년 회원에 가입한 길경택 전 충주박물관장이다.
2017년 회장을 맡은 길 관장은 창립 40주년 기념 학술대회, 와당 특별전, 예성40년사, 예성문화 38호, 3.1운동과 충주_충주사람 등 발간을 이끌었다. 예성문화 38호에는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에 맞춰 충주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판결문서를 수록해 눈길을 끌었다.

연구회는 국립충주박물관 건립을 위한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18일 국립충주박물관건립추진위가 청주에서 개최하는 범도민대회에서 기조강연 등을 할 예정이다.

“국립박물관 건축 설계비라도 세워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하는 길 회장은 충주읍성 복원도 꿈꾸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