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 가능성 커지는 인적재난 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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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 가능성 커지는 인적재난 산불
  • 충청리뷰
  • 승인 2019.04.1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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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정 훈 충북대 안전공학과 교수

지난 4일 온 국민을 놀라게 한 산불소식이 전해졌다. 강원도 고성·속초 산불, 강릉·동해 산불, 인제 산불이 발생했으며 7140㎡ 축구장 742개에 달하는 산림과 주택 516채가 불에 탔다. 자주 가보던 익숙한 곳이라 큰 피해가 없기를 바랐으나 바람과는 달리 고성과 속초 등 4개 시군에 이재민 606가구, 1040여 명이 발생한 큰 산불이었다.

산불은 자연적 원인보다는 사람에 의한 실수로 주로 발생함을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얘기한 적이 있어 최근의 구체적인 자료를 다시 확인해 보았다. 공식 자료인 산불통계연보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산불의 평균 발생 건수와 피해면적은 432건과 670ha이며, 최근 산불의 발생 건수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임을 알 수 있었다. 특히 화재는 겨울철에 많지만 산불은 봄철에 많이 발생한다. 작년에도 전체 피해 건수의 62%가 봄철에 발생했으며, 그 중 3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 발생의 3요소는 연료, 공기, 열이다. 연료는 나뭇잎들과 작은 나뭇가지 등이고, 공기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것이므로 산불의 예방 대책은 열을 제거하는 것이다. 최근 10년간 산불 발생 원인은 입산자 실화가 36%로 가장 많으며, 다음으로 논 및 밭두렁 소각(17%), 쓰레기 소각(14%), 담뱃불 실화(4%), 성묘객 실화(4%) 등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자연적인 발화에 의한 산불도 있지만 대부분의 산불은 인간의 실수에 의한 인적재난인 사회재난의 범주에 해당한다. 3월에는 논 및 밭두렁 소각으로 인한 산불 비중이 높고, 봄철 이후에는 입산자 실화가 절대적으로 많다. 특히 5월에는 입산자 실화가 절대적으로 비중이 높다는 사실로부터 산불은 인간의 의지에 의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회재난임을 알 수 있다.

최근의 산불은 증가하는 추세이며, 이러한 현상은 기후변화와 깊게 연관이 있다고 한다. 강원도 고성, 속초 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국민들의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대형 산불이 자주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가 전문가들을 통해서 나오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와 산림내 연료물질의 사용이 증가되어 산불 발생이 연중화되고 있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산불조심기간 외에 발생하는 산불이 예년 115건에서 2017년 191건, 2018년 174건으로 증가되고 있다. 과거 산불이 잘 발생하지 않았던 1~2월과 습기가 많은 7~8월에 산불 발생이 빈번해지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이다. 실제 지난해 폭염으로 인한 여름철 산불은 평년 5건보다 12.2배 폭증했다.

기상전문가들은 지난해 여름 관측 사상 최고기온을 기록한 것과 올해 강수량이 급격히 줄면서 대형 산불 발생의 위험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직시해야 될 현실은 산불 발생 위험이 강원도 같은 산림 지역에만 집중되지 않고 서울, 부산 등 대도시에도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이다.

국내 전역에서 산불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의 원인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평균기온 증가와 습도 감소라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주의 깊게 새겨야 한다. 산불 원인은 앞에서 얘기한 바와 같이 입산자 실화, 논 및 밭두렁 소각과 같은 인간의 부주의이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등산객이 늘고 있다. 산불을 발생시킬 수 있는 라이터와 같은 인화물질을 소지하는 행동은 금지해야 한다.

또한, 산림 연접 지역에서 허가 없이 논·밭두렁을 태우거나 각종 쓰레기를 소각하는 불법 소각행위도 금지해야 한다. ‘설마 내가’라는 안일한 안전의식은 산불 발생의 빈도를 지구온난화와 함께 더욱 증폭시킬 뿐이다. 지구온난화의 문제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인식하여야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산불은 개인의 올바른 안전의식으로 충분히 예방가능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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