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작가 한운사의 삶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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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가 한운사의 삶 재조명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9.04.24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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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광섭‧송봉화‧강호생 씨, 스토리텔링 콘텐츠로 책 발간
사진 왼쪽부터 변광섭 문화기획자, 강호생 화가, 송봉화 사진작가

드라마와 영화 극작가, 소설가, 작사가, 시인, 언론인 등 경계를 넘나들며 이름을 떨쳤던 충북 괴산출신 고(故) 한운사 선생의 삶과 문화가 스토리텔링 콘텐츠로 재탄생했다.

변광섭 문화기획자, 송봉화 사진작가, 강호생 화가 등 세 명의 지역 작가가 한운사 선생의 삶과 문화를 글, 사진, 일러스트가 있는 한 권의 책으로 담은 것이다. 책 제목은 <이 생명 다하도록>(도서출판 달밭). 충북지식산업진흥원의 충북문화콘텐츠 브랜딩 사업의 일환으로 출간됐다.

‘콘텐츠의 전설 한운사 다시보기’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한운사 선생이 겪어온 시대의 아픔과 주옥같은 작품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 북이다. 특히 일제강점기에서부터 6·25전쟁, 근현대를 아우르는 작가의 80여 년 삶을 통해 절망의 벽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달려온 문화의 힘을 웅변하고 있다.

한운사 선생은 1923년 괴산군 청안면 읍내리에서 출생했으며 청주 상업학교(현 대성고)를 졸업했다. 일본으로 유학 중 학도병으로 끌려갔는데 “내가 학도병으로 가면 2500만 조선의 동포들은 안전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했다가 심한 고초를 겪었다. 해방 후 서울대학교 문리대 재학 중 1946년 문단에 등단하고 1948년 KBS 라디오드라마 <어찌하리까>로 방송에 입문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일일 TV드라마인 <눈이 내리는데>를 비롯해 일제의 만행과 아픔을 담은 <현해탄> 시리즈와 6·25의 상처를 담은 <이 생명 다하도록>은 해외로 수출까지 했으며 이산가족의 아픔을 담은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는 온 국민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라디오와 TV를 넘나들며, 영화와 음악을 넘나들며, 교육과 언론을 넘나들며 시대의 아픔을 웅변하고 뜨거운 인간애를 추구했으며 새로운 희망을 일구기 위해 불꽃처럼 살았다. 그가 손으로 쓴 작품만 200여 편이 넘는다.

한운사 선생은 2009년 8월 11일, “내가 죽거들랑 단 한 평의 땅이라도 나를 위하여 헛되이 쓰지 말라. 나는 한 가닥 구름으로 사라질 것이다”라는 유언을 남기고 영원히 잠들었다.

이 책은 한운사 선생이 태어난 시점부터 작고할 때까지의 역사적 사실과 작품의 주요 내용, 어록 등을 글과 사진과 일러스트로 엮었다.

그가 태어난 청안의 역사문화적 가치, 1000년 된 천연기념물 은행나무와 함께 한 소년의 꿈, 청안의 만세운동, 학도병으로 끌려갔다는 소식을 듣고 초등학교 여자 친구들이 눈물 흘리며 천인침을 만든 이야기, 주막을 운영했던 어머니, 정치인·문학인·방송인·경제인 등 수많은 사람들과의 인연, 죽는 날까지 원고지에 한 자 한 자 직접 써내려간 육필원고, 정치실화를 작품화 했다는 이유로 옥고를 치른 내용 등을 담았다.

주요 작품을 포스터나 기록사진으로 만날 수 있도록 했으며 책속에 QR코드를 넣어 대표작을 직접 영상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을 펴낸 변광섭 씨는 “한운사 선생이야말로 대한민국 콘텐츠의 뿌리이자 정신임에 틀림없지만 너무 쉽게, 너무 빨리 잊혀졌다”며 “올해가 한운사 선생 작고 10주기인데 이 책 출간을 계기로 청안에 위치한 한운사기념관이 관광자원으로 특화되고, 한운사예술제 등 다양한 사업으로 이어지도록 하며, 지역의 주요 인물을 테마로 한 문화콘텐츠 특화사업이 활기를 띠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는 8월 괴산에서 한운사예술제가 처음으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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