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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를 포기하는 녹색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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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를 포기하는 녹색수도?
  • 충청리뷰
  • 승인 2019.04.2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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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승 우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연구위원

2020년 7월이 되면 도시공원에 대한 개발 제한이 전국적으로 해제된다. 1999년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도시계획법이 개정된 결과이다. 20년이라는 시한을 둔 이유는 그동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종합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그렇다면 청주시는 그동안 어떤 노력을 해왔을까? 2020년에 제한이 풀리는 청주시의 공원은 38개소 548만여㎡로 적지 않은 면적이고, 부지 매입 비용은 1조 4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엄청난 액수의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청주시가 장기적인 대안을 준비해 왔어야 옳다.

그런데 최근 청주시의 대응을 보면 그런 준비를 해왔다고 보기 어렵다. 공원부지의 70% 이상을 녹지로 기부하고 나머지 부지에 아파트 등을 조성하도록 허용한다는 방안이 마치 유일한 방법처럼 얘기되고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아파트 사이나 그 인근에 조성된 공원을 아파트 외부 사람들이 맘 편히 이용할 수 있을까? 공원부지 30%의 개발이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2010년 당시 시장이던 한범덕 현 청주시장은 ‘녹색수도 청주’를 주요 시정목표로 제시하며 2011년에는 ‘녹색수도조성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2014년 7월에는 ‘청주시 녹색도시기본조례’가 제정되어 추진단도 구성되었지만, 도시공원일몰제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은 진행되지 않았다. 지금도 한범덕 시장은 개발행위제한지역 지정이나 지방채 발행같은 실행가능한 대안은 무시하고 민간개발방식 밖에 답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녹지를 지키지 않고 포기하는 녹색수도는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도시공원이 사라진다는 것은 단순히 녹지가 줄어든다는 사실만을 뜻하지 않는다. 이것은 여름철 폭염이 더욱 더 심해지고 미세먼지가 심해지며 수재해 예방기능이 취약해지고 소음 진동이 늘어나며 생물다양성이 줄어듦을 뜻한다. 더구나 청주시와 같은 내륙분지형 도시는 이런 영향을 더욱 더 심하게 받는다.

실제로 청주시의 경우 도심 열섬현상과 여름철 열대야 현상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고 미세먼지 농도도 전국에서 순위를 다툴 정도로 높다. 2017년 7월에는 심각한 수해가 청주를 덮쳐서 많은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다. 개발로 인한 소음과 분진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나아가 도시공원의 포기는 기후변화에 적응하고 대응하는 준비로도 낙제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청주시의 2018년 사회조사보고서의 환경 항목을 보면, 대기질이 보통 이하라는 응답이 68.4%, 수질이 보통 이하라는 응답이 69.7%, 토양환경이 보통 이하라는 응답이 71.5%, 소음, 진동 환경이 보통 이하라는 응답이 74.1%, 녹지환경이 보통 이하라는 응답이 60.3%였다. 청주시민들이 느끼는 환경의 질은 이렇게 좋지 않은데, 청주시는 오로지 개발만 생각하고 있다.

특히 청주시의 인구밀도는 2000년 731.35명/k㎡에서 2010년 845.13명/k㎡, 2017년 901.27명/k㎡로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청주시가 2030년 계획인구를 105만명으로 잡고 있으니 인구밀도는 계속 높아질 텐데, 청주시는 어떤 대안을 마련하고 있을까? 외려 청주시는 2016년에 2030년 청주도시기본계획을 변경하면서 보전용지를 당초 계획보다 5.962k㎡를 축소했다. 생태문화 기반의 녹색도시를 지향한다는 청주시의 의지를 의심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한범덕 시장은 청주시의회에서 2019년 시정연설을 하며 “많은 사업비가 소요되어 일시에 공원 조성을 추진하기는 어렵지만 재원이 확보되는 대로 대상 토지를 매입하여 공원일몰제 대상 지역을 시민의 공원으로 지켜 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자기 말에 책임지는 정치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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