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놀이에는 우리의 정신문화 담겨있어요”
상태바
“전래놀이에는 우리의 정신문화 담겨있어요”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9.04.30 2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린이날, 국내유일 비전력놀이공원 문 여는 고갑준 대표
고갑준 대표

기후변화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비전력놀이공원이 국내에서는 최초로 문을 연다.

전래놀이 전문가 고갑준 (사)한국전래놀이협회 대표가 운영하는 아자학교에선 오는 5월 5일에 맞춰 특별한 놀이공원을 개장한다. 충북 옥천군 청성면 산계리 일대 15,000여㎡ 부지에 자연에너지를 활용한 비전력어린이놀이공원을 공개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비전력놀이공원이란 화석연료와 원자력 등 기후변화에너지로 만들어지는 전력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인간의 몸을 활용한 자가발전을 비롯해 관성의 법칙 등을 이용한 물리학적 에너지, 태양열과 풍력 등 순수 자연에너지로만 운영되는 놀이공원이다.

아자놀이공원에는 또한 부설 한국가족생활놀이연구소에서 자체개발한 놀잇배를 비롯해 하늘기차, 땅굴기차, 꿈틀이, 다인승그네, 고깔모자, 담벼락놀이, 밧줄타기, 강강널뛰기, 퉁퉁퉁, 피라미드, 회전말 등 20여기의 비전력놀이시설과 파이프연주기, 소리통 등 자연악기 등이 설치되어 있다. 또한 예약을 하면 1000여 종에 이르는 전래놀이까지 함께 체험할 수 있다.

아자학교 비전력놀이시설 전경

고 대표는 “입소문이 번지면서 개장 전부터 가족단위 체험객은 물론 전국의 자치단체와 놀이시설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몰려들고 있다. 국내 유수의 놀이공원들이 막대한 화석에너지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 자연과 벗하여 재미있게 놀면서 환경의 소중함도 함께 배우는 놀이시설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20대 시절부터 전래놀이 연구에 매진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민속놀이교실>을 운영하면서 마을 축제 복원에도 앞장섰다. 중부권 일대를 아우르는 마을 축제 모델 20여개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는 “요즘 스마트폰 중독이나 마약중독 관련 뉴스들이 나오는 건 우리 사회의 놀이문화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건강한 놀이문화를 만들고 싶어 전래놀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서양의 놀이는 1등을 정하는 것이지만 전래놀이는 부족한 사람을 끌어주면서 모두가 성장하도록 만든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가령 서양의 시소는 내가 발을 떼면 바로 위로 올라갈 수 있지만 널뛰기는 상대방과 함께 호흡하지 않으면 위로 올라갈 수 없다.”

꼬깔모자 놀이기구 모습.

전래놀이가 요즘 유행(?)하면서 고 대표는 유명인사가 됐다. “30년 동안 전래놀이 연구를 해왔는데 전에는 수입이 적어 따로 직업을 갖고 있었다. 10년 전부터는 이 일 만으로도 벅차다.”

그는 전남 무안군에 있는 초당대학교에서 문화산업교육학과 겸임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이미 <얘들아!오늘은 뭐하고 놀까?>책을 펴냈고, 올해 5월에는 가제<놀이길, 놀이터>책 발간을 준비 중이다. “전국의 초등학교나 기관 등에 이른바 사방치기가 그려져 있는데 두께가 10cm다. 사방치기는 예전에는 아이들이 직접 나뭇가지로 그렸다. 각자 몸 사이즈에 맞게 그리면 되는 것 인데 지금은 어른들이 엉뚱하게 그려놓았다. 금이 10cm가 되면 누구도 금을 안 밟을 수가 없다. 이른바 ‘놀이길’에 대한 규격을 제시하는 책이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들도 이 책을 보고 놀이길을 제대로 정비하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