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강소기업 ‘엠비아이’ 세계 제패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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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강소기업 ‘엠비아이’ 세계 제패 시동
  • 김천수 기자
  • 승인 2019.05.0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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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I 전기오토바이’… 베트남 이어 국내서도 돌풍전시회서 1만대 사전예약 판매… 특허 ‘파워트레인’ 인기

충북 청주 소재 (주)엠비아이(대표이사 유문수)가 전세계 전기오토바이 시장을 뒤흔들 태세다.
‘엠비아이(MBI)'는 지난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전기차 전시회(EV TREND KOREA 2019)' 기간 동안 1만109대의 ’MBI전기오토바이‘ 사전 예약판매 실적을 올렸다. 전시회 내내 현장 부스에선 유문수 회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상담과 사전계약을 원하는 방문객들을 대응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MBI전기오토바이는 국내 인증절차가 마무리 될 9월께부터 본격 양산, 공급될 예정이다.

유문수 엠비아이 회장

이 회사는 지난해 말 베트남 현지 기업인 DK바이크(DK-BIKE)와 향후 3년간 1조원 규모의 전기오토바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베트남은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와 함께 세계 4대 전기오토바이 시장으로 꼽힌다. DK바이크 관계자는 서울을 찾아 이번 전시회를 지켜보기도 했다.

DK바이크는 지난 3월 20일 독점 공급계약에 따른 이행조치로 기술료 일부를 엠비아이에 지급했다. 해당 금액은 올해 최소 예상판매 10만대에 대한 최소보장 2억달러의 5%에 해당하는 로열티 110억원 중 일부로 알려졌다. 2차분은 오는 8월 입금될 예정이다. 3년간 베트남에서의 예상 판매는 최소 41만대, 판매대금 8억3450만달러(한화 약92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DK바이크가 아닌 ‘MBI’ 모델로 판매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한국산 전기오토바이의 베트남 수출 실적과 다름없다는 평가다. 베트남에서의 본격적인 생산공급 예정 시기는 8월이다.

유 회장은 ‘MBI전기오토바이’에 대한 이런 폭발적인 반응은 기존 전기오토바이 제품과 비교해 월등한 성능과 효율성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내외에서 판매 운행되고 있는 전기오토바이는 내연기관 50cc급 수준인데 비해 MBI모델은 110∼125cc급의 고성능 효율을 갖췄다는 것.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전기차 전시회’에 참가한 엠비아이 직원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전기차 전시회’에 참가한 엠비아이 직원들.

세계의 최초·최고 기술 인정
그에 따르면 이 같은 고성능 전기오토바이의 생산이 가능한 것은 특허인 ‘MBI파워트레인’이 장착됐기 때문이다. MBI파워트레인은 전기모터, 제어기, 변속기가 일체형으로 통합 탑재된 것으로 정격용량 5kW, 최대출력 14kW 성능을 발휘한다. 이는 세계 최초이며 최고 성능이라고 유 회장은 강조했다.

지난 3월초 엠비아이는 베트남 랑선에서 DK바이크, 혼다, 야마하 등 전국 350여개 내연기관 및 전기오토바이 대리점 딜러 400여명에 대한 초청 컨퍼런스를 통해 파워트레인이 탑재된 신제품 3종 모델을 발표했다. 행사에서 엠비아이는 평지 110km/h 주행, 17도 등판주행 시 최대 37km/h 주행, 탑승자 3인(240kg) 조건에서 40도 경사 가속테스트 등에서 기존 110~125cc급 내연기관 오토바이를 능가하는 성능을 입증했다. 완성차 딜러들에게 기존 내연기관 오토바이를 대체할 유력 친환경 전기오토바이로 각인시킨 것이다.

엠비아이는 지난 2010년 한국 정부의 국책사업을 통해 파워트레인 개발에 성공했다. 이어 2013년 대림자동차, 자동차부품연구원의 내구성 및 강도테스트 등을 통과했다. 2014년 3월부터 2015년 2월까지는 충남 천안시 우체국과 서울시의 소방재난본부, 난지물재생센터 등에서 12대의 전기오토바이에 파워트레인을 장착해 실증테스트까지 마쳤다.

MBI 전기오토바이에 장착된 특허제품 ‘MBI파워트레인’ 모습.

당시 테스트를 진행한 자동차부품연구원 차량IT융합연구센터 문희석 센터장은 “등판시 고파워, 정속주행시는 고효율을 내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전기2륜차의 동력효율을 95%까지 높여 등판능력과 주행거리를 크게 개선하고 구동변속기, 모터, 제어기 및 배터리 등 핵심부품의 기존 원가를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첨단 제품”이라고 평가했다고 유 회장은 전했다.

문 센터장의 발표는 2015년 2월 26일 충남 태안군 리솜오션캐슬에서 한국자동차공학회 표준화위원회, 전기자동차 표준화 추진협의회, 전기이륜차 표준화 연구회 주관으로 열린 전기이륜차 표준화 동향 워크숍에서 이뤄졌다.

더욱 주목할 대목은 베트남과 국내에서 출시되는 MBI 3가지 모델의 전기오토바이에는 1단변속기가 내재된 파워트레인이라는 점이다. 향후에는 2단변속기를 적용할 경우 더욱 고성능의 전기오토바이, 차량, 선박 등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 회장은 “세계 어떤 기업 보다 자동변속기 기술이 독보적”이라며 “전기차 뿐 아니라 관련 산업계에 미칠 영향은 획기적 수준이다”라는 말로 강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테슬라 요건’ 코스닥 상장 예정
이런 핵심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을 바탕으로 엠비아이는 올해 상반기 중 우리나라에선 두번째로 ‘테슬라 요건’으로 코스닥에 상장될 예정이다. 이 제도는 상장 요건에 미달되더라도 성장잠재력이 있는 기업에게 상장 기회를 주는 제도다. 성장 잠재력에 대한 평가는 주관 증권사가 직접 수행하게 되는데 엠비아이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로 알려졌다. 이 증권사 관계자 역시 전시회 기간에 엠비아이 부스를 방문한 것이 목격됐다.

2017년 1월부터 시행된 이 제도의 첫 사례는 카페24(주)다. 금융위원회는 2016년 10월 ‘역동적인 자본시장 구축을 위한 상장·공모제도 개편방안’에서 이 제도를 처음 발표했다. 미국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가 적자였음에도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아 나스닥에 상장돼 크게 발전한 사례를 따서 ‘테슬라 요건’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학계에서도 이미 파워트레인의 중요성이 공개적으로 제기돼 MBI파워트레인의 효용성과 신뢰도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LG경제연구원 신장환·박종일 연구위원은 2017년 12월 20일 <파워트레인의 진화, 전기차 경쟁의 룰을 바꾼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15쪽에 달하는 이 보고서는 “전기차의 지배적 전지 솔루션인 리튬이온전지 기술의 성장세가 둔화될 조짐이 보인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3가지의 전망을 밝혔다. ①전기차 파워트레인 시스템 전체 관점의 에너지 효율이 더 중요해 질 것. ②초기 가속성, 정숙성, 부드러운 감속 등 전기차 만의 독특한 사용 경험이 전기차 모델 간 경쟁의 새로운 요소로 부각될 것. ③부품 중에서 원가 비중이 가장 높은 파워트레인의 내구성에 따라 전기차 모델 간의 재판매 가치가 달라질 것 등이다.

결국 16개월 전에 발표된 이 보고서의 전망처럼 독보적인 기술이 적용된 MBI파워트레인의 각광은 예견된 것인지 모른다. 보쉬, 테슬라, 혼다, ZF 등 세계적 변속기 전문 회사나 자동차, 오토바이 전문 기업도 통합 파워트레인 기술력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특허를 보유한 엠비아이가 산업계 어디까지 영향을 끼치게 될지 주목된다.

충북 토종 향토기업인 이 회사는 28년 동안 변속기 연구 개발에만 전념해 세계 25개 국가에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한 자동변속기 전문기업이다. 이제는 한국산 전기오토바이 완성차 기업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유문수 회장의 개발 집념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관련기사 16면). 그동안 매출 없는 악전고투 속에 순수 연구개발비로만 5000억원 가량을 투자하게 됐다는 게 유 회장의 말이다.
친환경 시대를 맞은 지금, 파워트레인 세계특허 원천기술을 보유한 엠비아이의 파워가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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