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자리가 최고의 국민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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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자리가 최고의 국민복지
  • 충청리뷰
  • 승인 2019.05.1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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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시대 첨단기술혁명으로 일자리 급감, 하루빨리 대책 세워야

우리나라는 현재 저성장문제, 재정문제, 인구절벽문제라는 세 가지 중대한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우리에게 다가와 있는 이 세 가지 난제를 지혜롭게 해결하지 못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양극단의 세력이 충돌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암울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21세기가 진행되는 현재에도 30년전 이미 종식된 보수, 진보, 또는 우파, 좌파라는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게 생각된다. 정부도 이를 극복하여 국가를 위한 국민을 위한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정책을 결정하기를 기대한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제환란 시기를 제외하곤 매우 낮은 저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연구기관에서 지난해에는 대체로 3% 초반의 성장률을 전망했지만, 그 다음은 2.8%, 2.5%로 낮아지더니 최근에는 일부이지만 1%대 성장을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매우 낮은 저성장국면으로 진입하게 되면 국가 경제구조나 경제주체 성향으로 볼 때 매우 짧은 기간 내에 경제침체국면으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해외경쟁력 약해지는 우리나라 기업
우리나라 경제가 저성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은 국가 경제구조가 수출주도형이기 때문에 국내 기업에서 만드는 상품이 다른 나라 기업에서 만드는 상품에 비해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는 현실을 말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 기업인들의 ‘경제하려는 의지’와 ‘기업가정신’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고, 기업들의 자본투자·연구개발투자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는 것이고,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인가? 우리나라 기업의 경쟁력이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원인이 어디에 있는 것인가에 대하여 심각한 고민을 하고 종합 진단을 하여 이에 대한 처방전을 내놓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국내투자는 줄이면서 해외투자는 늘리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국내설비투자 증가율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고, 이에 비해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사상 최대치를 나타내고 있다. 해외직접투자는 공장부지, 공장건설, 자본설비, 기계시설 등에 사용한 금융자본을 말한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 대기업·중소기업의 해외직접투자액은 478억불(약 55조 5,000억원)로 관련 통계작성이 시작된 198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438억불에 비해 9.1% 증가한 것이다. 이 중 중소기업의 해외직접투자 비중을 보면 심각한 수준이다. 2018년 중소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100억불(약 11조 6,000억원)로 2017년 76억불보다 3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대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같은 기간 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비해, 중소기업은 31.5%로 급증한 것은 심각한 수준이다.

세계 노동시장 개방
그동안 대기업에서는 수출선 다변화, 해외기업과의 협력강화, 다국적기업화 등을 위해 해외직접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중소기업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중소기업지원정책으로 인하여 국내투자가 대부분이었는데, 최근 해외직접투자가 급증한 것은 국내투자여건이 해외투자여건보다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해외에서는 어느 기업에서 투자 의향을 밝히면 공장부지 제공, 법인세 면제, 항구건설, 도로건설, 공업용수·전력 인프라 제공, 직원 맞춤형교육프로그램 제공 등을 지원해 주겠다고 제안하고 있다. 특히 이들 국가의 공무원들은 해외기업유치에 대한 의지와 열정이 고양되어 있고, 이에 따라 공무원들의 해외기업유치를 위한 학습을 강화하고 있어 공장을 건설한다든지, 공장을 가동할 때에도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심지어 공장 운영에 따른 민원이 발생했을 때에도, 이들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고 있다고 한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해외기업을 유치하기 위하여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 이유는 첫째도 일자리 창출이고, 둘째도 일자리 창출이다. 일자리 창출은 국가를 정상적으로 운영하는데 요구되는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일자리는 국가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만드는 것이고, 국가는 산업의 큰 틀을 결정하고 기업을 지원하는 조연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여 로봇, 센서, 인공지능, 5G 등의 첨단기술혁명으로 일자리가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경제시대를 맞이하여 노동시장이 국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에서 노동시장이 개방되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노동이동이 자유롭게 이루어져 노동시장의 경쟁력이 낮으면 그 국가의 일자리는 급속히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줄어드는 일자리를 재창출하거나 다른 산업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하여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일자리가 더욱 감소하고 실업은 증가하게 되어 산업현장에서 갈등이 심화되고 이에 따라 기업경쟁력과 산업경쟁력이 하락하고, 결국은 국가경쟁력이 하락하게 되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투자매력도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보다도 훨씬 뒤처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6개국 중 아일랜드 1위, 스위스 2위이고 그리스 12위, 미국 23위, 우리나라는 28위로 하위권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외경쟁력을 높이는 과제 중의 하나로 투자매력도를 높이는 문제도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이다.

글로벌경쟁시대에 들어와서 경제성장은 이념의 문제가 아니고 일자리의 문제이자 분배의 문제이고 복지의 문제가 되고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저성장시대의 어려운 장애요인을 극복하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최고의 국민복지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를 국정의 제1 과제로 추진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황 신 모
전 청주대 총장 · 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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