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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행사를 보고 싶다

얼마전 전남 순천시에 다녀왔다. 순천시는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많은 도시다. 순천만국가정원·순천만습지·낙안읍성·와온해변·송광사·선암사 등을 보고 꼬막정식·짱뚱어탕·남도한정식을 먹는다. 숨은 여행지가 더 있지만 우선 이 정도 하면 행복한 여행이다.

순천시에 따르면 지난 4~6일 연휴에 순천을 찾은 관광객은 34만여명이었다고 한다. 그 중 순천만국가정원에는 28만3000여명이나 몰렸다. 따뜻한 봄날에 꽃이 유혹하니 관광객들이 차고 넘쳤다. 관광버스와 승용차들이 물밀듯이 들어와 주차장은 빈 자리가 없었다.

올해는 ‘순천 방문의 해’다. 시승격이 된지 70주년이라고 한다. 순천시가 정한 올해 관광객 목표는 1000만명이고 현재까지 300만여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관광자원이 많은 도시가 아니면 따라갈 수도 없는 숫자다. 현재 순천만국가정원에서는 ‘정원 월드투어 페스타’가 열리고 있다. 축제기간 동안 13개국의 국가정원에서 세계 각국의 음식과 문화, 전통을 체험하고 느낄 수 있다.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는 하나의 거대한 자연 놀이터이고, 순천만국가정원은 말 그대로 커다란 정원이었다. 두 관광지는 서로 통해 입장권 한 장으로 양쪽을 오갈 수 있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지난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한 이후 2015년 9월 우리나라 제1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됐다. 순천시는 세계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습지를 항구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이 행사를 만들었다고 한다.

당시 박람회 예산은 2455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으로서는 엄두도 못낼 돈이다. 돈도 돈이지만 박람회장을 관광지로 잘 활용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띄었다. 많은 돈을 투입한다고 어느 축제장이나 오랫동안 남는 것은 아니다.

축제나 박람회 같은 행사 한 번 하고 나면 대개 남는 게 없는데 이 곳은 그렇지 않았다. 충북은 우선 이런 관광자원이 없고 행사 후 이렇게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 없다. 충북도는 그동안 2010 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 2013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2013 오송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 2015 괴산세계유기농엑스포, 2016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 등 국제행사를 정신없이 해왔다. 청주시는 2년에 한 번씩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와 직지코리아를 번갈아 열고 있다.

그런데 지금 남은 게 무엇일까? 대부분 행사장에 부스를 지었다가 끝나면 철거하는 식으로 했기 때문에 행사 끝나면 끝이다. 언론들이 이런 관행을 자주 비판하지만 개선되는 게 없다.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옛 연초제조창 건물로 옮겨 더 이상 전시장을 지었다 부수는 일을 하지 않을 뿐 나머지는 여전하다. 행사 예산 중 부스건설비처럼 소모성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은 것을 감안하면 바꿔야 한다.

충주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은 국제조정연맹이 정한 규격에 맞춰 준공된 국내 유일 조정경기장이다.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를 치르기 위해 경기장 건설에 1000억원 가까운 돈이 들어갔다. 주변에 사무실, 식당 등이 들어섰지만 현재 경기장과 편의시설을 얼마나 활용하는지 의문이다.

이제 충북도 지속가능한 축제·대회·박람회를 열어야 한다. 나무와 물과 습지가 있는 곳에 세계 각국의 정원, 언덕, 억새길, 체험센터, 갯지렁이도서관 등 볼거리를 잔뜩 만들어 해마다 관광객들이 넘쳐나는 순천만국가정원을 보고 새삼 부러웠다.

홍강희 기자  tankhong@c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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