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닮은 ‘손수레 천사’ 김종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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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닮은 ‘손수레 천사’ 김종원씨
  • 김천수 기자
  • 승인 2019.05.2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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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품바축제 최귀동 인류애 봉사대상 수상자

서울 강서구 등촌동 한 거리에 80대 노인이 매일 나타나 버려진 종이상자 등 재활용품을 줍는다. 그는 손수레를 끌며 수거한 재활용품을 팔아 모으고 자신의 푼돈을 보태 매달 30만원을 사회복지시설 꽃동네에 기부하고 있다. 6년간 기부한 금액은 1600만원에 달한다.

주인공은 김종원(81)씨로 그 선행은 음성품바축제를 있게 한 故 최귀동 옹이 모티브였다.
서울에 살며 방탕하던 그는 2014년 가족의 설득으로 음성 꽃동네를 방문했다가 새로운 나눔의 삶을 살게 됐다. 그는 이곳에서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사랑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새롭게 ‘손수레 삶’을 사는 그는 지병인 고혈압과 당뇨 수치가 모두 정상을 되찾았다. 이웃 주민들은 그의 선행을 알게 되자 빈 박스나 재활용품을 먼저 내어주는 등 봉사정신에 동참하고 있다.

1976년 9월 어느날, 충북 음성군 금왕읍 응천 무극교 밑에서 수염을 깎지 못하고 얻어 입은 듯 옷차림새를 한 걸인이 동료들에게 동냥밥을 나눠주는 모습이 목격됐다.

당시 60대인 이 걸인의 행동을 목격한 이는 금왕천주교회 오웅진 신부다. 그 걸인이 최귀동 할아버지다. 최 옹은 매일 골목 곳곳을 누비며 얻어온 거치른 동냥밥을 다리 밑 움막 동료들에게 나눠주기를 반복했다. 이에 감복한 오 신부는 인근에 이들의 거처를 위한 벽돌집을 지어 이주시켰다. 이것이 국내 최대의 사회복지시설로 변한 꽃동네의 출발이다.

걸인을 돌본 삶으로 최 옹은 1986년 한국가톨릭 대상 사랑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 상금을 꽃동네에 기부했고 사람들은 그를 ‘거지 성자’로 부르게 됐다.

최 옹과 오웅진 신부의 이런 나눔의 의미를 축제로써 되새기게 한 게 바로 음성품바축제다. 가난함 속에서도 해학을 잃지 않고 품바타령을 하며 동냥해 나누는 그들이 다름 아닌 우리들이란 메시지다. 음성군은 최 옹을 기리기 위해 ‘최귀동 인류애 봉사대상’을 제정해 시상하고 있다.

2019년 5월 22일. 이날 개최된 음성품바축제 열림식에서 김종원씨는 제8회 최귀동 인류애 봉사대상을 수상했다. 이날 김씨는 가족과 함께 행사에 참석해 “늦게나마 이웃을 위해 이 일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나의 삶이 허락하는 한 끝까지 이 일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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