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긍정과 부정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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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긍정과 부정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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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6.06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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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는 자유·경쟁 최대한 보장…물질적 양극화 초래도

현재 세계의 모든 국가에서는 자본주의를 채택하여 국가경제를 운용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에서는 물론이고,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국가에서도 심지어는 모든 것을 독재자나 그 추종집단에서 계획하고 통제하는 독재국가에서도 상당부분 자본주의적 요소를 채택하여 경제를 운용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 세계경제는 국가간 기업간 개인간 상호교류를 하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는 글로벌경제시대이다. 이러한 글로벌시대의 근저에는 경쟁이라는 자본주의 가치가 작동하고 있어 모든 거래에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즉 어느 누구의 것이든 좋은 것이면 경쟁에 의하여 가격이 높아지는 것이고,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으면 가격은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는 우리 인류 역사에서 시공을 초월하여 어느 공간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물론 제약된 공간이나 시간에서 일시적으로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장기간을 걸쳐 접근하여 생각해 본다면 역시 자본주의경제원리는 어느 국가든 적용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capitalism)는 경제주체가 경제활동을 하는데 자유, 경쟁, 사유재산, 가격이 보장되도록 경제가 운용되는 경제체제를 말한다. 가계, 기업 등 민간경제주체에게 공정한 룰(rule)에 의해 경제활동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고, 이 경제주체들이 경제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유효경쟁·공정경쟁이 보장되어야 하며, 개인의 사유재산을 보유·이용·매매 등에 있어서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

자본주의, 자유시장경제에 의해 이뤄져
다시 말하면 각 경제주체가 경제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자유·경쟁·개인자산이 철저하게 보장되어야 한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개인에게 필요로 하는 기본적 가치인 자유, 경쟁이 최대한 보장되도록 하는 경제제도가 자본주의인 것이다.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개인의 자유로부터 출발한다. 개인의 이기심을 최대한 보장하는 경제체제인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훼손해서도 안 되고, 다른 사람의 이기심을 침해해서도 안 된다.

자본주의에서 경제주체가 행하는 모든 경제활동은 구체적 추상적 공간인 시장이라는 장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이 시장에서는 경제활동의 객체가 되는 모든 상품이나 서비스가 그것의 수요와 공급에 의하여 결정되는 가격에 의하여 거래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자본주의를 모든 상품이나 서비스의 거래가 시장메카니즘(market mechanism) 또는 가격기구(price mechanism)에 의하여 이루어진다고 하여 시장경제(market economy)라고도 한다. 그리고 이 시장에서는 경제활동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된다고 하여 자유시장경제(free market economy)라고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본주의는 역사적으로 긍정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는 반면, 부정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 자본주의를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인간에게 경제적 측면 뿐 만 아니라 다른 모든 분야로 ‘자유’라는 가치를 확장시켰고, 특히 정치적으로 민주주의를 탄생시켰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또한 대량생산체제를 가져와 인간에게 물질적 풍요로움을 가져왔고, 다양한 상품이 창조되어 인간의 가치를 확대시켰고, 인간을 품격을 갖춘 존재로 품위를 높였다고 생각된다.

반면에 자본주의의 부정적인 측면을 보면 인간의 가치를 물질적 척도로 평가하는 시류를 만들었고, 물질적 양극화를 초래하여 물질적 소외계층을 양산하였고, 민주주의를 인간의 개인적 가치를 존중하는 보편적 민주주의가 아니라 대중인기영합주의(populism)를 확장시켰다는 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 인간이 만들어낸 최고의 경제제도인 자본주의도 역사적으로 볼 때 ‘절대 선(善)’을 제공해 주지 않고 많은 폐해와 문제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는 그 단점을 보완하고 수정하는 등 상당한 변모를 해 오고 있지만, 자본주의의 본래 기본가치인 ‘자유와 경쟁(free & competition)’이라는 소중한 가치는 불변의 가치로서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자본주의를 현대의 지구촌을 살아가는 모든 국가에서 채택하여 운용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시장·공동체 균형있게 작동해야
최근 시카고 대학의 경제학자인 라구람 라잔(Raghuram Rajan) 교수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공동체(community)를 복원해야 한다고, 그의 저서 ‘제3의 기둥(The Third Pillar)’에서 주장하고 있어 세계적으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시장메카니즘의 우수성은 인정하되 시장에 대한 맹신은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그는 국가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국가는 최소한의 역할만 하고 과도한 개입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의 맹신은 시장실패(market failure)를 가져와 어떠한 형태로든 그 국민경제 내에서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국가역할의 확대는 정부실패(government failure)를 가져와 국민들에게 손실을 초래할 뿐 만 아니라 자본주의의 기본가치인 ‘자유와 경쟁’을 침해하고 훼손하게 되는 것이다.

라잔 교수의 주장을 보면 그동안은 ‘시장과 국가’ 또는 ‘국가와 시장’ 사이에서 어느 주체가 국가경제에서 역할을 더 확장했느냐에 관점을 두고 논쟁이 이어졌다. 그런데 여기에 공동체의 역할을 추가하여 국가·시장·공동체의 3각 기둥이 균형있게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이러한 공동체로서 전면적으로 등장했던 주체는 시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어느 시대에는 종교집단이 될 수도 있고, 노동조합이 될 수도 있고, 사용자집단이 될 수도 있고, 시민사회단체가 될 수도 있었다고 생각된다. 분명한 역사적 교훈은 이들 공동체가 그 국가에 국민에게 이익이 되었던 시대도 있었고 폐해와 손실을 안겨 주었던 시대로 있었다.

따라서 국가는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작동해야 하고, 시장은 공정하고 유효한 경쟁이 보장되어 창의와 기업가정신이 넘치는 경제를 만들어야 하고, 공동체는 국민이익을 우위에 두고 공동체이익과 공존하도록 경제활동이 이루어져야만 국가·시장·공동체의 3각 기둥이 균형있게 작동하게 될 것이다. 현재 우리사회에서 전개되고 있는 공동체주의를 정상적인 상태로 전환시켜야 하고, 또한 맹목적인 자유 자본주의나 이념에 치우친 그릇된 공동체주의를 타파하여 정상적인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회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된다.

황 신 모
전 청주대 총장 · 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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