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청사 매각 “원점에서 다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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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청사 매각 “원점에서 다시 출발”
  • 정홍철 기자
  • 승인 2004.11.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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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의회 매각안 부결, ‘신중한 사전 검토하자’
조기매각론자, ‘지역 현안사업, 서둘러 매듭짓자’
제천시의 현안사업인 옛 청사 처리방안을 놓고 “하루 빨리 팔아야 한다”는 매각론과 “한번 팔면 되찾기 힘들다”는 신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제천시의회(의장 유영화)는 지난달 25일 제106회 임시회 자치행정위원회에서 옛시청사 매각 건을 ‘제천시 재산 감소, J재단 신뢰도 미약,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을 이유로 들어 만장일치로 부결 시켰다.

   
▲ 옛시청사의 매각부결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기를 놓치기 전에 조속히 매각하자는 의견과 신중을 기해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자는 의견이 팽팽하다. 그러나 시의회는 매수의사를 밝혀온 재단측을 신뢰할 수 없다며 매각안을 부결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사진 정홍철
시의회의 의견은 “매각도 중요하지만 활용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밝히고 지난 2002년 옛시청사 활용방안 마련을 위한 용역결과를 거론하며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이로써 옛 청사 매각건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고 당초 집행부의 의견과 일치하게 됐다.

J재단은 지난 8월 27일 ‘매수의향서’를 제천시에 제출했고 당시 시는 “옛시청사 같은 좋은 자리는 시민이 공유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밝힌바 있다. 당시 시는 “한번 팔면 다시는 살 수 없다”라며 문화공간과 공공기관 유치시 활용방안을 이유로 들었으며 여기에 재단측에 대한 검증작업과 병원운영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매각에 대한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후 시민들로부터 옛 청사를 조속히 매각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었고 제천시는 공식입장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시는 지난 9월 “청전동 옛시청사를 종합병원으로 활용키로 결정했다”며 “일반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에 나선다”고 밝혀 매수의향서 제출당시의 “팔지 않겠다”는 의견과는 상반된 의견을 공표하며 “J재단의 매수의향서를 다각도로 검토한 결과 시민들이 여망하는 종합병원용도로 지정하게 됐다”고 밝힌바 있다. 현재 매수의향을 밝혀온 재단의 사업계획이 시의회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을뿐더러 40억원을 깍고자 하는 의사를 밝혀온 J재단의 움직임이 의회가 밝히고 있는 진정한 재산 감소의 이유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제천시는 내부방침으로 옛 청사의 가치를 120억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당초 매수의사를 밝혀온 재단측은 100억원대 선에서의 거래의사를 밝힘에 따라 상당한 견해차를 보였다. 더 나아가 시가 매각방침을 마련하며 절차를 검토하고 있는 과정에서 재단측이 옛 청사에 대한 평가를 80억원대로 낮춰 잡고 있어 120억과는 40억원대의 큰 차이를 보였다. 바로 이 부분이 시의회가 실질적 재산감소로 판단하는 근거다.

또 시는 이번 매각안을 마련하면서 옛청사 부지를 병원부지로 고지하고 특별약관으로 사업시행개시점과 병원설립 미이행 부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부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의회는 자문을 통해 “부동산 매매시 특약조항이 별다른 법적 구속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라는 결과를 얻어 재단에 대한 성실ㆍ신뢰성을 담보로 한 확실성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J재단이 설립돼 있지 않은 상태로 모든 판단을 사업계획서 등 서류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신뢰도를 확보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는 후문이다.

시의회는 조기매각의 문제점으로 재산가치 감소와 신뢰도 불안을 꼽고 있다. 매각이후 일정기간동안 재매각을 막는 계약조항이 제천시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과 재단측이 제출한 사업계획서가 큰 신뢰도를 얻지 못한 점, 당초 재산가치가 무려 40억이나 떨어졌다는 점이 이 시의회의 부결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시의회의 매각부결은 재차 병원으로의 활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아니다. Q시의원은 “차후 옛시청사를 병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재논의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조기매각론자들은 “최근 지역의 경기가 최악임을 감안할 때 옛시청사의 매각과 고급의료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을 시의회에서 차단했다”라며 “어려운 시기에 문화공간조성방안은 바람직하지 않다. 제천시민들은 양질의 의료서비스, 양질의 유통 서비스를 제공 받고 싶다”고 주장했다.

신중론자들은 “시민의 소중한 재산을 최소한의 재정ㆍ경영능력 등의 확실성이 담보되지 않은 단체에 넘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병원을 설립하겠다는 재단에 매각된다고 반드시 양질의 의료수준과 시설이 확보 될 것이라는 성급한 기대에서 한걸음 물러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집행부나 시의회가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여유를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제천시가 당장의 시급한 예산수요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시의회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최종방침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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