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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의회 연찬회, 제주에서만 5번1대 의회 4번, 2대 의회 1번 제주도에서 개최
외유성·혈세낭비 지적 많아도 의원들 ‘모르쇠’
청주시의회는 지난 10일 비난 여론 속에서도 제주도로 연찬회를 떠났다. 사진/육성준 기자

청주시의회와 제주도는 혹시 자매결연이라도 했나? 제1대 청주시의회는 청주·청원통합 이후 시작됐다. 임기는 2014년 7월~2018년 6월이다. 전반기 의장은 김병국 의원, 하반기 의장은 황영호 의원이 맡았다.

그런데 1대 시의회는 4년 동안 항상 제주도에서 연찬회를 실시했다. 연찬회가 두 번 있었던 지난 2016년과 2017년 하반기에 청주시 가덕면의 충북도자치연수원과 설악산이 있는 강원도 양양 솔비치호텔에서 한 번 더 했을 뿐이다. 이런 내막을 알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시민이 없을 것이다.

  • 정리해보면 김병국 의장은 무조건 제주도였고, 황영호 의장은 이런 관행을 변화시키겠다고 공언했으나 절반만 바꿨다. 그리고 임기가 아직 1년여 기간 더 남은 하재성 의장도 얼마전 제주도로 갔다. 제주도 한 번 가는데는 통상 2박3일 동안 3000~4000만원이 들었다. 의원 38명에 사무국 직원 10여명 등 50명 내외가 움직였다.

    연찬회 취지는 예산·결산 심사기법, 조례제정 및 심사기법, 시정질문 등 의정 능력 배양과 의정활동에 필요한 전문지식 습득, 의원 상호간 소통과 화합으로 의정역량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시의회는 밝혔다. 연찬회 내용을 들여다보면 장소가 꼭 제주도여야 할 이유는 없다. 연찬회 때마다 비슷한 내용의 강의를 듣고 인근 시설을 견학한 뒤 관광지를 구경하고 오는 게 전부였다. 견학하는 시설도 제주삼다수 공장 등으로 시의회와는 관련이 없는 곳이라는 게 의원들의 말이다.

     

    제주에서 꼭 해야 하는 이유 없어

     

    더욱이 2015년 연찬회 때는 김동우 YTN 청주지국장, 2016년에는 안성호 충북대 교수를 특강 강사로 불렀다. 강사까지 청주에서 간 것이다. 모 의원은 이에 대해 “의원과 강사는 모두 청주에서 가고 장소만 제주도였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제1대 의회의 연찬회에 대해 외유성, 혈세낭비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김병국 전 의장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2016년 제주도 연찬회 때는 웃지 못할 해프닝마저 발생했다. 1대 의회 전반기 마지막 연찬회 였다. 총선을 불과 한 달 가량 앞둔 시점인데다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의원 8명이 2박3일 일정을 채우지 않고 하룻만에 비행기를 타고 청주로 돌아온 것.

    이 때는 같은 기간 제주 KAL호텔에서 국회의정연수원이 주관하는 ‘2016 지방의회 1차 의원연수’가 있었으나 시의회는 이 연수에 가지 않고 따로 간 것이다. 이에 대해 왜 굳이 자체 연수를 가느냐는 부정적인 보도가 나왔다.

    이후 같은 해 후반기에 취임한 황영호 의장은 많은 돈 써가며 멀리 가는 대신 가까운 연수원에서 공부하겠다며 충북도자치연수원을 택했다. 덕분에 시의회의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칭찬이 줄을 이었다. 당시 시의회는 의원들이 연수원에서 강의 듣는 사진을 보도자료로 내보냈다.

    하지만 이는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나고 만다. 황 의장도 다음해 상반기 때 다시 제주도 연찬회를 결정했다. 그러더니 시의회는 2017년 하반기에 양양 솔비치호텔에서 연찬회를 열었다. 단풍이 절정을 이룬 설악산으로 간 것이다.

    제2대 의회가 개원한 후 하재성 의장은 지난해 거제도 연찬회를 기획했다. 오고 가는데 각각 4시간씩이나 걸린 거제시 대명리조트 거제마리나 연찬회에 2194만원의 경비가 들어가자 호화연찬회라는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당시 소규모 주민숙원사업비 문제로 시끄러울 때 였으나 이런 현안은 도외시 한 채 의원 화합만 외쳐 말들이 많았다.

    당시 하 의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굳이 거제도까지 가는 이유에 대해 “의원들의 단합 차원에서 연찬회를 가기로 했고, 안 가본 곳을 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던 하 의장은 최근 올해 연찬회 장소를 1대 의회 때 4번이나 간 제주도로 정했다.

    시의회는 출발에 앞 서 “첫날 예산․결산 심사기법 특강, 둘째 날 의원 행동강령 및 청렴 교육, 4대 폭력예방 교육 특강을 실시하고 오후에는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및 호국보훈의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 4․3평화재단과 제주항일기념관을 견학한다. 마지막 날에는 조례제정 및 검토기법 특강을 한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어 ‘하 의장이 “일각에서의 외유성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연찬회 일정을 강의 위주로 빡빡하고 내실 있게 채웠다”고 했다’는 말까지 넣었다.

     

    장소 정하고 거꾸로 일정 맞추기

     

    하지만 이번에도 꼭 제주도로 가야 하는 이유를 발견할 수 없다. 하 의장은 외유성 논란이 나올 것에 대비해 강의 위주로 계획표를 짰다고 했지만 제주도는 오고 가는 시간과 탑승 수속을 밟는 시간이 있어 한계가 있다. 아무리 꽉차게 해도 첫째 날과 셋째 날 각각 특강 한 개, 둘째 날 특강 2개와 4·3평화재단 및 항일기념관 견학이 들어있을 뿐이다.

    지역의 한 인사는 “무엇보다 제주도를 가야만 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이런 연찬회는 청주 또는 충북도내 어디서라도 할 수 있다. 4·3평화재단과 항일기념관은 오히려 제주도를 가기 위해 구색맞추기로 넣은 것으로 의심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연찬회를 가지 말라는 게 아니다. 의원 역량강화에 도움되는 곳에 가서 보고 듣고 오라는 것이다. 시의회에서 연구할 주제를 정한 다음 벤치마킹 할 수 있는 지역을 찾아 다녀온다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반문했다.

    현재 연찬회 방식은 장소를 먼저 정한 뒤 거기에 꿰맞추는 식으로 거꾸로 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지금 청주시에는 도시공원 일몰제, 소각장과 환경, 미세먼지, 청주테크노폴리스 개발과 문화재 보전, 시내버스 준공영제 등 심각한 현안이 많다. 따라서 시의회도 이와 관련된 주제를 정해 선진도시를 방문하고 의원 역량강화를 위한 특강까지 하고 온다면 외유성 시비가 없어질 것이다.

    사무국 직원들이 10여명씩 따라가는 것도 오랜 시비거리가 되고 있다. 그렇게 많은 직원들이 가서 뒤치다거리를 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한 의원은 “연찬회가 전체적으로 문제라는 것을 아는데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결정되고 나머지 의원들에게는 통보하는 방식이어서 바꾸기가 어렵다. 시민들의 지적과 비판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2019년 제주도 의원 연찬회 / 사진 청주시의회

    홍강희 기자  tankhong@c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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