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녹조로 만든 달항아리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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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녹조로 만든 달항아리 보실래요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9.06.1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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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랏마을 이종국 한지작가 서울서 기획전 개최
대청호 녹조를 뒤집어쓴 이종국 작가

이종국 작가는 대청호 녹조를 온 몸에 뒤집어썼다.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대청호변 벌랏마을에서 자연예술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이종국 작가.

그는 20여 년 벌랏마을에 터를 잡고 닥나무를 재배하며 한지를 뜨고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왔다. 최근에는 대청호의 생태와 한지를 소재로 한 토요문화학교, 사회적 농업법인 등을 운영하면서 자연학교, 도시농부 프로그램 등을 펼치고 있다.

이 작가는 천덕꾸러기 녹조를 다시 들여다봤다. 6~7월 장마가 시작되면 대청호에 녹조가 발생하는 데 이를 방치하면 호수의 오염원이 된다. 작가는 녹조를 수거해 그 물성을 연구했고, 녹조와 닥나무를 혼합해 다양한 형태의 달항아리, 소반, 접시 등을 만들었다. 녹조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이었다.

작가는 녹조를 활용한 문화상품 및 예술작품을 만드는 기술을 특허출원한 상태다. 녹조는 점성이 뛰어나 닥나무나 톱밥 등의 물성과 융합이 용이했다. 옹기나 그릇 등의 형태를 만든 뒤 옻칠을 하고 그림을 그렸다. 그동안의 실험들이 서울에서 선보이게 됐다.

대청호 녹조로 만든 달항아리.

이 작가는 21일부터 10일 동안 서울 평창동 영인문학관(관장 강인숙)에서 <종이를 품은 달>을 주제로 기획전시를 갖는다.

영인문학관은 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의 부인 강인숙 전 건국대학교 교수가 운영하는 곳으로 매년 문학분야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의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어령 전 장관은 지난 2015년 동아시아문화도시 청주의 명예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이 작가와 인연을 맺었다. 이번 전시는 이 전 장관의 후원으로 개최됐다.

이 작가는 “닥나무 종이는 느리게 살았던 과거의 일상과 삶을 닮았다면, 녹조는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적 일상을 고스란히 닮고 있다”며 “이 두 개의 조합은 새로운 창작의 유혹을 멈출 수 없게 하는 마력이 있을 뿐 아니라 이 시대가 요구하는 융합과 창조의 가치를 갖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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