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직지문화협회를 재단법인으로”
상태바
“세계직지문화협회를 재단법인으로”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9.06.19 13: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직지문화협, 비상대책위 열고 대안 모색
“이대로 가려면 해체하고 일 하려면 확 바꿔야”
전주한지축제에 참가해 직지를 홍보하는 세계직지문화협회. / 사진 세계직지문화협회 홈페이지

(사)세계직지문화협회(이하 직지문화협회)가 안정적으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청주시 재단법인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들이 제기됐다. 현재는 사단법인 형태이나 돈·사람·일이 없는 조직으로 유명무실하다.

직지문화협회는 직지연구 및 교육사업, 직지관련 국제교류 전시·홍보, 유네스코 기록 관련 국제회의 및 기구 유치, 국제적 인재양성 사업 등을 통해 직지세계화사업을 추진·지원하는 조직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3가지 돈·사람·일이 없다보니 존재감마저 없다. 따라서 이런 형태로 가려면 차라리 해체하는 게 낫고 본래의 목적을 실현하려면 재단법인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24일 정기총회에서 집행부 구성
 

이 협회는 지난 5월 30일 비상대책위를 열고 남윤성 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남 이사는 청주MBC 편성제작국장을 지냈고 직지관련 다큐멘터리를 여러 편 제작해 ‘직지PD’로 불렸다. 이 날 나기정 회장, 장현석 부회장, 이승철 사무총장은 앞서 열린 이사회 결정대로 전원 사퇴했다.

비상대책위는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설 때까지 한시적으로 활동하는 조직이다. 비상대책위원은 장현석 현석종합건축 대표, 신갑식 직지문화협회 감사겸 공인회계사, 최충진 청주시의원, 황정하 청주고인쇄박물관 학예연구실장, 김현문 전 청주시의원 등 5명이다. 직지문화협회는 오는 24일 정기총회를 열고 새 집행부를 구성한다.

따라서 직지문화협회는 누구를 회장·부회장·사무총장으로 추대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함께 어떻게 발전적인 해체를 할 것인가 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주요자리 인선은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 다만 비상대책위는 몇 차례 회의를 열고 협회의 현황, 문제점, 대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2005년 3월 출범한 직지문화협회는 100억원의 기금 조성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2014년까지 3억5000여만원을 조성하는데 그쳤다. 이후에도 받은 기금은 없다. 이는 기금 조성에 게을리한 집행부가 책임져야 할 일이라는 게 중론이다. 회장은 무보수 명예직이고 사무총장과 직원 2명에 대한 인건비는 청주시가 지원해 왔다.

그동안 이 협회는 1인1책 펴내기, 직지 순회전시 사업, 직지세계문자서예대전, 직지사랑백일장, 직지찾기 및 홍보 사업 등을 해왔다. 하지만 시민들 속으로 파고드는 데는 실패했다. 직지의 가치를 전세계에 알리고 직지세계화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민간단체의 활동이 필요하고, 이를 직지문화협회에서 해야 하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시장 “확대개편은 검토 필요”
 

남윤성 비대위원장은 “직지는 현존하는 세계 最古의 금속활자본이라는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다. 직지는 고려가 당시 최고의 지식정보 문화강국이라는 사실을 입증해주는 유일한 실물이다. 직지가 함의하고 있는 내용이 상당히 많음에도 시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주시민들에게 직지는 아직도 어려운 금속활자본일 뿐이다. 직지문화협회는 직지를 매개로 청주시와 시민들을 연결할 수 있다. 아울러 국가와 국민들은 물론이고 전세계에 직지의 가치를 알리는 일도 할 수 있고, 또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신갑식 위원은 “협회가 제대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청주시 재단법인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시가 못하면 국가재단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고민해봐야 한다는 의견들도 나왔다. 남윤성 위원장도 “세계직지문화협회 지원에 관한 법률이 있는 게 아니어서 매년 청주시에 운영비를 요청해야 하고, 시의회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과거처럼 직원들 인건비 주고 나면 끝이다. 재단법인으로 가는 게 답”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 출범 후 한범덕 시장을 만나 직지문화협회의 향후 활동에 대해 논의한 남 위원장은 “시장께서 협회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다만 재단법인으로 확대 개편하는 것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앞으로 이 문제를 깊이있게 고민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상대책위는 이사진을 전면 개편해 새로운 얼굴로 바꾸고 재정·사업·홍보분과위로 운영하는 안과 후원회를 발족시키는 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자문 및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집행부를 감시하고 쓴소리를 하는 기구도 만든다는 것이다.

비상대책위는 직지문화협회를 이끌어 갈 회장·부회장·사무총장을 누가 맡을 것인지에 대한 내부 논의도 시작했다. 회장·부회장·이사·감사 선출은 총회 의결사항이므로 오는 24일 총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상근직인 사무총장은 총회 의결사항이 아니고 회장이 임명해 왔다.

그런데 과거의 관행처럼 선거공신을 밀어넣는 일은 단호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이승훈 전 시장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사람이 5년간이나 사무총장을 했고 후임에 몇 몇 사람들이 오르내린다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직지와 전혀 무관한 사람들이어서 안될 가능성이 높다. 비상대책위 측은 직지 전문가가 와서 일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