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하는 통일은 한계…협력사업 발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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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하는 통일은 한계…협력사업 발굴해야”
  • 김천수 기자
  • 승인 2019.06.1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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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익 남북생명농업협회 이사장

김대중 정부 외교안보수석과 주러시아 대사를 역임한 정태익(76) 한국외교협회 명예 회장이 최근 남북생명농업협회 이사장을 맡았다.

그는 충북 청주가 고향으로 주이탈리아 대사, 주이집트 대사, 주카이로 총영사, 외교통상부 미주국장, 외교안보연구원 원장을 지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함께 충북 출신 외교계의 큰 인물인 그는 왜 민간단체인 남북생명농업협회 대표를 맡았을까?

그는 지난 13일 충북도청 회의실에서 개최된 협회 및 남북생명농업협동조합 발대식 인사말에서 의중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한마디로 고향사랑과 남북통일에 대한 애착으로 읽혔다.

청주에서 초·중학교를 다닌 정 이사장은 어린시절 충북도청을 자주 드나들었다고 말했다. 선친이 도청에 근무할 때로 문교사회국장을 지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날 이사장으로서 취임 인사말을 도청에서 하게 된 것이 감회가 깊다고 밝혔다.

그것보다 충북출신 인사가 주축이 되고 생명과 바이오산업의 메카인 충북에서 생명농업 단체 발족이 이뤄진다는 자부심을 누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교관 출신으로서 남북관계에 보탬이 되는 일에 여생을 바칠 수 있어 매우 뜻 깊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충북은 생명농업의 메카”라면서 “남북이 공히 이익이 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 반드시 그런 날이 올 것”이라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뿜어냈다. 그는 특히 “30년 동안 남북협력 사업을 위해 노력하면서 추운 북한에서 양파를 이모작하는 데 성공한 전정순 여사는 대단한 분”이라고 남북생명농업 교류의 단초를 소개했다. 자신 보다 단체의 실질적인 뿌리를 알리는 진솔한 모습이었다.

정 이사장은 “북측은 땅과 인력을 제공하고 남측은 개량종자와 영농방법 등을 제공하면 될 것”이라며 조만간 평양 근처에 양파를 재배할 땅이 제공될 수 있을 것임을 전망했다.

그는 “평생 외교 일선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일했지만 말로만 하는 통일은 한계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작지만 실질적인 협력사업 발굴이 중요한 만큼 생애를 보람있게 바치고 싶어 이사장에 취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회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충북대에서는 땅만 확보하면 기술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는 점을 공개하고 마음 든든하다고 했다. 덧붙여서 이시종 충북지사도 민간차원의 교류에서 물꼬가 트이고 제재 국면이 벗어나면 전적으로 도움을 주겠다는 뜻을 밝혔음을 공개했다.

나이에 비해 쩌렁쩌렁한 육성을 자랑한 정 이사장은 반기문 전 UN사무총장과의 통화 내용도 밝혔다. UN출장으로 행사에 올 수 없어 안타깝지만 향후 생명농업협회의 남북 교류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는 점을 참석자들에게 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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