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북한 유기농업 교류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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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역 북한 유기농업 교류 선도
  • 김천수 기자
  • 승인 2019.06.1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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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농업협동조합 발대… 정태익 전 대사 등 앞장
지난 13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는 충북인이 주축이 된 남북농업협동조합 발대식이 열렸다.

북한에 대한 UN제재 국면과 하노이 2차 북미회담 결렬 등으로 이어지는 남북 교착상태에서 민간 차원의 교류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3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의미 있는 행사가 개최됐다. 남북생명농업협동조합(남북생명조합) 창립총회 발대식 및 평화선포식이었다.

이날 선포된 남북생명농업협회의 설립목적은 ‘생명농업으로 하나되어 평화롭고 풍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일’이다. 남북생명조합 설립취지는 △식량 자급자족을 위한 민족화해 협력기반 조성 △상생 농업협력으로 지속적인 평화안정 구축 △친환경 선순환 유기농법 추진 △우수인력과 선진농업기술을 바탕으로 수출 경쟁력 확보 △생명농업 발전으로 한반도 상생 경제발전 실현이다.

남북생명농업협회 회장 및 남북생명조합 준비위원회 이사장에는 주 러시아대사를 지낸 정태익 한국외교협회 명예회장이 추대됐다. 협회 상임위원장에는 손병호 한국다문화평화연합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모두 충북 청주 출신이다. 충북지역 인사 중심으로 민간 남북 농업교류가 확대될 지 궁금하다.

정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충북은 바이오와 의료복합의 메카로 이미 세계유기농엑스포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경험이 있는 청정지역임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 모임의 지향점을 간디의 생활 밀착, 소금행진과 같아야 한다”면서 1930년 인도가 영국의 식민지 당시 간디의 소금세 폐지를 위한 비폭력 소금행진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충북도의 자랑인 생명농업이 북한 영농특구로 번져 나아갈 것이다”라고 확신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특별기념사를 보내와 남북생명농협 발대를 축하했다. 반 전 총장은 특별히 해외출장 관계로 참석하지 못함을 아쉬워했다. 그는 “유기농 생명농업으로 북녘에서 영농을 직접 수행하겠다는 계획은 매우 절실하고 시의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의 호의적인 반응이 있다고 전해들었다”고 긍정적인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별도로 전해온 기념사에서 “정부는 세계식량계획의 북한 영양지원 사업에 450만 달러, 유니세프의 북한 모자보건사업에 35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지난 11일 국제기구에 보냈다”면서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하는 동시에 농업기술을 북한과 공유하는 일도 함께 추진한다는 소식이 무척 반갑고 고맙다”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 평화 정착과 북한의 식량난 해결에 큰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향후 사단법인 추진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정의당 김종대 국회의원과 장선배 충북도의회 의장은 직접 행사에 참석해 격려사를 했다.

창립준비 경과보고에 따르면 2018년 10월 10일 서울에서 남북생명농업 협력을 위한 의견이 발의됐다. 이날 전정순 특임고문, 오홍균 운영위원장, 김명규 협력위원장, 박균수 기조위원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후 오창균, 정태익, 연철흠, 장동훈, 손병호, 조인희, 우선희, 윤명혁, 최신영, 유성훈 등의 인물이 영입돼 창립대회에 이르게 됐다.

특히 이번 조직과 행사가 있기까지는 한국계 중국인인 전정순 특임고문이 있었다. 그는 무역회사 대표이며 북한에서 저온에 강한 양파 240㏊를 재배하는 등 북측과 20여년 이상 교류해 온 인물이다. 무역과 양파재배로 북측과 깊은 신뢰를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남북이 함께 농업을 통해 교류하며 발전하는 길을 고대하고 있다. 그는 양파 재배와 관련해 북측의 협력 의향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엔넷 김명규 대표도 전씨와 함께 16년간 민간 남북교류에 힘을 합친 인물이다. 그는 이날 행사에서 진행을 맡아 그동안 경과와 사업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남북생명조합은 북측과의 합작운영 사업으로 △유기농 협동농장 △유기농 위탁영농 계약재배 △농산물 저장, 운송, 물류, 배송, 캐터링 사업 △소비자 회원제 배송 및 캐터링 사업 △농기구, 농기계 제조 및 렌탈 사업 등을 소개했다. 이 밖에 충북대학교 농업생명환경대학 부설 북한농업연구소 설립, 북한농업대학원대학 개원을 건의해 산학연 협력 추진 등도 공개했다.

조합의 남북협력 진행절차는 △북측 농업협력 의향서 교환 △생명협동화 단지 개발을 위한 남북실무자 회의개최 △협동화 단지 토지이용 계약과 농업협력 계약서 교환 △평양 임시사무소 개설 △비제재품목 종자 및 기본자재 공급 △농업기술 지도 및 운영관리 지원 △운송, 물류단지의 기본 협력의향서 교환 △남북 농업기술연수소 평양 설립 등이다.

별도로 사단법인화를 추진하는 남북생명농업협회는 통일부나 충북도에 등록을 할 예정이다. 사단법인 남북생명농업협회의 남북협력 계획은 △인도적 지원 △식량 증산을 위한 공동연구 △농업경제 전문가의 공동분석 △기온.토양.강우량 등의 기초조사 △농업기술연구소 및 대학 간 교류 등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선 북측에 기증 후원하기로 한 물품이 소개됐다. 오창균 상임고문(청주조경건설 대표)은 가로수 2만 그루를 기증하며 먼 훗날 평화로운 가로수 길이 되기를 희망했다. 아울러 이윤정 특임위원장은 수용성 규산염 액비 10톤, 김현신 특임위원장은 호미, 나용찬 특임위원장은 괴산 씨감자, 김창현 특임위원장은 메밀 씨앗 후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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