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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을 자원으로 바꾸는
폐콘크리트 회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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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을 자원으로 바꾸는
폐콘크리트 회수차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9.06.20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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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100만톤 이상 버려지는 레미콘 잔여물
‘성월드코리아’ 경제성·친환경성 고려해 시작

지역에서 태어난 기업이 지역에서 터를 잡고 성장할 수 없을까? 물론 어려움은 있겠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충청리뷰는 충북의 건강한 기업생태계 구축을 위해 지역에서 창업해 세계와 경쟁하고 성장해 갈 기업들을 발굴·소개한다.

 

“현장에서 20년 넘게 일하며 레미콘 잔여물이 버려지는 현실이 안타까워 발명하게 됐다”고 개발자 이상진 이사는 폐콘크리트 회수차를 소개했다. 폐콘크리트 회수차는 펌프카가 레미콘을 타설하는 과정에서 남는 콘크리트를 회수하는 장비가 설치된 레미콘 차량을 의미한다.

펌프카는 시멘트나 콘크리트를 부어 넣으면 높은 압력을 이용해 고층에 시멘트나 콘크리트를 타설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이다. 레미콘 차량과 펌프카는 현장에서 서로 없어서는 안 될 사이이지만 ‘이해관계’가 다르다보니 현장에서는 늘 충돌이 발생한다. 무엇보다 호퍼에 남은 콘크리트 잔여물을 누가,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건설 현장의 해묵은 고민이다. 호퍼는 펌프카가 레미콘 차량으로부터 콘크리트를 빨아올리는 통 모양의 구조물이다.

폐콘크리트 회수차 개발자 이상진 이사 /육성준 기자

이 이사는 20년 넘게 펌프카를 몰았다. 현장에서 늘 문제점을 지켜보며 아쉬운 마음이 컸다고 말한다. 그는 “작업을 하고 나면 호퍼에는 잔여물이 대략 1톤 정도 남는다. 이를 청소하고 관리하는데 약 3톤 정도 물이 필요하다. 전국적으로 추산하면 연간 약 100만톤의 잔여물이 발생한다. 이를 처리하기 위해 연간 약 720만톤의 물이 사용된다”고 말했다.

적지 않은 비용과 품이 들기 때문에 공사를 하는 건설업체, 레미콘 차량, 펌프카 그 어느 것도 이를 처리하는 게 달갑지 않다. 처리 책임은 ‘을’에서 ‘을’로 전가돼 대부분 펌프카 업체들이 콘크리트 잔여물을 떠안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무단 방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업체들에게 책임을 지우면 결국 또 건설사, 레미콘, 펌프카로 힘의 전쟁이 시작된다.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개선책은 없는 실정이다. 지금은 오로지 ‘적발’할 뿐이다. 임시방편일 수밖에 없다.

 

‘적발’말고 ‘상생’을....

 

그 사이 환경은 매말라 간다. 시멘트는 강한 알칼리성 물질이다. 또한 1급 발암물질인 6가크롬(Cr6+)과 카드뮴(Cd) 등의 중금속이 함유돼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몇몇 지자체는 ‘단속’이라는 강수를 둔다.

적발되면 벌금을 물리기도 하는데 대부분 ‘을’인 펌프카 업자들이 책임져야 한다. 이로 인해 올 초 제주도에서는 펌프카노조가 생존권을 외치며 파업을 벌였다. 이 이사는 “이제는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버려지면 비용이 되고 오염원이지만 재활용하면 원료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의 오랜 현장경험을 토대로 발명한 ‘폐콘크리트 회수차’는 작업이 끝난 펌프카, 호퍼에 남은 찌꺼기를 모두 레미콘에 담아 시멘트공장으로 돌려보낸다. 이를 위해 호퍼 역할을 하는 장치를 레미콘에 부착했다.

/업체제공

그는 “사업구상 초기에는 기존차를 구조변경 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하지만 안전기준 등의 심사를 거치다보니 신차에만 적용하는 형식승인만 가능했고, 이를 적용해 특허를 얻었다”고 말했다. 형식승인은 제작·조립하는 건설기계의 형식에 관해 국토부장관이 안전, 성능 등을 승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허 받은 기술을 레미콘 차량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약 4000여만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되지만 그는 유지비를 고려하면 1년 안에 투자금액을 회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이사는 “대개 펌프카 호퍼를 청소하기 위해 레미콘 업체에서는 물차를 서비스로 제공한다. 여기에 대기차까지 포함해 마지막 공정을 위해 총 3대의 레미콘을 배차한다. 하지만 장치를 설치하면 이 비용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폐콘크리트 회수차 ‘1호’

“우리부터 시작하자”

 

회수하는 폐콘크리트는 시멘트, 자갈 등으로 구성된 원자재이기 때문에 재활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많은 업체들이 그냥 버린다. 방류하다가 하수구가 막혀 발생하는 사고도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업체들 입장에서는 한 푼이라도 아쉽다.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환경문제 등을 고려할 때 초기에는 정부에서 현장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려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개발자 이상진 이사와 이동구 대표가 힘을 모아 ‘성월드코리아’를 설립했다. 고향 선후배 사이인 그들은 건설현장에서 나오는 고질적인 수질오염 문제를 해결하자는 큰 뜻을 세웠고 특허권도 법인명으로 설정했다.

사업개시를 위해 3월에는 시제품 ‘1호차’를 제작했다. 이를 본 현장의 반응은 뜨겁다. 현재 몇몇 투자업체들과 논의 중이다. 지난달 서울 팁스타운에서 충북도와 청주시, 그리고 각급 기관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충북에서 만들어지고 성장한 글로벌기업을 만들어 가자’는 취지의 유망벤처기업 투자설명회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대표는 “기존에 없던 제품이다 보니 레미콘업체들이 반신반의 하는 측면도 있지만 회수차는 경제성과 친환경적인 요소를 모두 고려한 제품이다. 현재 기술력을 보고 긴밀하게 협의하는 기관들이 있다”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해서 아직 뚜렷한 자랑거리는 없지만 조만간 2호차를 제작해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며 멋진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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