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특정 건물 매입에 시의회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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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 특정 건물 매입에 시의회 제동
  • 윤상훈 기자
  • 승인 2019.06.2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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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공존의 집행부-의회 관계 변화 올까 주목

집행부와 의회 간 원만한 협력 관계를 유지했던 제천시와 시의회가 시의 특정 건물 매입 움직임을 계기로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천시와 시의회는 지난해 민선 7기 이상천 시장 취임 이후 노동, 환경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현안을 두고도 별다른 갈등 없이 공존의 해법을 제시해 왔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의회와 시민사회, 심지어 지역 언론과도 사사건건 부딪쳐 온 이근규 전임 시장 시절과는 달리 건강한 긴장 관계를 공고히 해 온 민선 7기 제천시정을 높이 평가하는 여론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 제천시가 시내에 위치한 하나웨딩홀 건물에 대한 매입을 추진하자 특혜 시비를 우려하는 의회가 제동을 걸고 나서는 등 1년을 이어온 ‘허니문’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것이다.

제천시에 따르면 제천노인복지회원연대는 지난 4월 “기존 복지관이 너무 좁다”며 “복지관 건물을 이전·확장해 달라”는 건의서를 시에 제출했다. 시는 이에 따라 중앙동에 위치한 하나웨딩홀을 대체 이전지로 사실상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복지관이 비좁아 넓은 공간으로 이전이 필요하다는 제천노인복지회원 연대의 건의에 타당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중앙동 하나웨딩홀과 명동 행운웨딩홀 두 곳을 놓고 비교 평가를 한 결과 노인들의 이동권과 접근성에서 높은 평가를 얻은 하나웨딩홀을 이전 대상으로 낙점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하나웨딩홀을 매입해 재활용하면 건물을 신축하는 것보다 비용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이 같은 결정의 주된 요인”이라며 “약 60억 원으로 평가되는 하나웨딩홀을 56억 원에 매입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복지관 이전 계획에 대해 시의회가 전에 없이 강경한 목소리로 사업의 신중한 처리를 주문하고 나서는 등 예기치 못한 변수가 등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시가 노인의 접근성을 이유로 하나웨딩홀 매입을 결정했지만, 검토 대상으로 함께 고려됐던 행운웨딩홀의 경우 30~35억 원이면 매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크다”면서 “더욱이 민간이 소유한 건물을 지자체가 매입하는 것 자체가 특혜 시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의회로서는 집행부에 우려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 제천시의회는 지난 18일 전체의원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문제의식에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과 당적이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시가 민간 소유 특정 건물을 충분한 여론 수렴 없이 매입하려는 데 대해서는 공감하기 어렵다는 게 의원 다수의 의견”이라며 “의회뿐 아니라 노인단체를 비롯한 일반 시민 사이에서도 하나웨딩홀 매입에 찬반 여론이 팽팽한 만큼 시가 좀 더 진지한 자세로 폭넓게 의견을 청취한 뒤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면 다음달 임시회에서는 합리적인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하나웨딩홀 매입 건은 예산 집행의 효율성과 타당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사용자 의견도 폭넓게 청취해 내린 결론이기는 하지만, 다음 임시회 이전까지 시의회와 관련 단체, 시민들과 보다 많이 대화하고 설득하겠다”며 “이번 복지관 이전 검토 건이 집행부와 의회의 갈등으로 비쳐지는 것은 지나친 기우”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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