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즐거운데 좀 적게 벌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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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즐거운데 좀 적게 벌면 어때?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9.06.2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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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과 플리마켓 하는 이연희 ‘다홍수제청’대표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주변에도 집에서 지내며 몸이 근질근질한 엄마들이 많이 보였다. 이들과 함께 할 아이템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작년부터 플리마켓을 시작했다”며 이연희(42) ‘다홍수제청’ 대표는 율량·사천퀸즈 플리마켓을 시작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청주시 사천동에서 작은 수제청 가게를 운영한다. 이전에는 대학에서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제조회사에서 7년여를 일했다. 이후 동아일보 광고영업팀으로 이직해 2년여 근무했지만 결혼을 하며 경력이 단절됐다.

이 대표는 “집에서 놀자니 심심했다. 젊었을 때 다양한 일을 해봐야 한다는 부모님의 권유로 음식점을 열고 7~8년여 운영했다. 나름 음식에 재주가 있었지만 가게운영과 음식실력은 별개였다. 경기도 안좋고 해서 결국 사업을 접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몇 개월 쉬었지만 집에 있을 성격이 아니었다. 결국 이것저것 배우러 돌아다니다가 수제청을 알게 됐고 이거다 싶어서 2년 전 창업을 했다. 엄마들 사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 입소문이 나서 학교나 문화센터 등에서 초청받아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직장인으로, 한 업체의 대표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그의 말 한마디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자연스레 강의를 하며 수업을 들으러 오는 엄마들과 친해졌다. 엄마들의 고민은 언제나 ‘뭐 할게 없을까?’였다. 이 대표는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아이템을 고민했고 ‘율량·사천맘카페’를 운영하는 친구와 함께 플리마켓을 열었다.

그는 “작지만 아름다운 마켓을 가꿔가는 게 목표다. 마켓에는 사업을 하자니 부담스럽지만 일하고 싶은 엄마들이 모여 있다. 수익을 내는 것도 좋지만 일하는 것에 방점을 뒀기 때문에 상업적으로 치우치지 않고 분위기를 유지하는 게 늘 고민”이라고 말했다.

동네에서는 입소문이 나서 현재 아파트 광장 등에서 주마다 한 번씩 진행한다. 저마다 간판을 내건 25여개 업체(?)의 엄마들이 참여하는데 주로 아이들 먹거리가 많다. 워킹맘들의 일손을 덜어주는 반찬류를 판매하는 곳도 있다.

“돈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구성이 알차고 아름다우면서 꾸준하게 지속되는 마켓을 운영하고 싶다. 올해는 다른 동네에서도 플리마켓을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금천동 쪽에서 추진하려고 논의 중이다”며 “좀 적게 벌더라도 많은 엄마들과 함께 즐겁게 어울리며 오랫동안 이 일을 계속 해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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