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지는 도시공원지키기 ‘촛불’
상태바
뜨거워지는 도시공원지키기 ‘촛불’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9.06.26 10:59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1일 5차 구룡산살리기 촛불문화제에 500여명 참석
서명자 2만5000여명, 모금액 4700여 만원으로 늘어
21일 저녁 성화동 장전공원에서 열린 5차 촛불문화제에는 500여명이 참석했다.

청주 도시공원지키기운동이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그 중 구룡산살리기운동은 분평·산남·가경·성화·개신동 주민들이 중심이 돼서 전개되고 있다. 지난 4월 9일 한범덕 청주시장이 구룡산 민간개발 방침을 발표한 이후 본격 시작됐다. 이미 2개월을 넘긴 시점이며 현재 3개월을 향해 가고 있다.

지난 21일 저녁 성화동 장전공원에서 열린 5차 촛불문화제에는 500여명이 참석해 종전 문화제와는 다른 열기를 보여줬다. 노래와 샌드아트 공연이 있었고 주민발언, 결의다지기 등이 이어졌다. 조직적인 집회는 아니지만 주민들이 나서 자원봉사를 하고, 개인이나 단체가 먹을거리를 내놓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또 28일 저녁에는 청주시청 인근 청주도시재생허브센터 광장으로 진출해 청주시를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시민들의 운동이 청주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청주도시숲지키기 서명과 모금운동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 25일 오전9시 현재 청주도시숲지키기 온·오프라인에 서명한 시민들은 2만5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온라인 보다는 오프라인이 훨씬 더 많다. 산남·성화·개신동 등의 주민들이 날마다 거리서명을 받기 때문이다. 모금액도 늘어나고 있다. 청주시민들이 낸 돈과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모금한 액수가 25일 오전9시 현재 4700여만원으로 나타났다.

산남동 원흥이방죽을 지킨 사람들은 지난 2009년 모금한 돈 6000만원으로 원흥이방죽 근처의 포도밭을 샀다. 그리고 2013년에는 구룡산 기슭에 단독주택 단지가 들어서려 하자 주민들이 일부 땅을 사 청주시에 기부채납한 적도 있다. 이번 모금운동도 이 연장선상에서 시작됐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구룡산을 지키자는 취지에서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화제가 되고 있다.

조현국 청주구룡산살리기 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시민들의 힘으로 이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구룡산살리기시민대책위에는 분평·산남·성화·개신동의 54개 주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작은도서관협의회, 학부모회, 노인회,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상가번영회 등 다양한 단체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은 매일 거리서명을 받고 모금운동을 하고 금요일 저녁마다 열리는 촛불문화제를 준비한다”고 덧붙였다.

청주시는 최근 도시공원 일몰제와 관련한 주민설명회를 해왔다. 청주시 관계자들은 “구룡산 70% 보존을 위해서는 30% 민간개발이 불가피하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산남동 일대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구룡산살리기 시민대책위는 청주시 관계자들과 별도로 도시공원 민간개발로 도시숲이 사라지는 부당성을 제기했다.

조현국 위원장은 “청주시는 그동안 시민의견을 묵살하고 ‘우리가 개발하면 하는 것’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시민들이 도시공원에 대해 관심을 갖고 도시숲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자 태도가 조금 달라졌다. 그럼에도 민간개발이 20%냐, 30%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개발을 하느냐 안하느냐의 문제이다. 우리는 개발을 반대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주시에서 구룡산은 매우 의미있는 산이다. 동쪽으로는 우암산, 서쪽으로 부모산이 있고 남쪽으로는 구룡산이 있다. 구룡산은 명심공원-운천공원-매봉공원-원흥이방죽을 잇는 중심 녹지축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 곳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두꺼비 서식지 원흥이방죽이 있다. 여기에는 솔부엉이·수리부엉이·새매 등 천연기념물 8종과 맹꽁이·붉은배새매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11종, 소쩍새·북방산개구리 등 기후변화 지표종 14종이 서식한다.

이명순 도시공원지키기 집행위원장은 “서원구는 공원면적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우리는 구룡산만 보존하자고 하는 게 아니다. 이 곳은 반드시 지키고 나머지 68개 공원도 지키자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의원들의 발언, 선거용인가 아닌가
자유한국당 일언반구 없어, 더민주당은 교묘한 줄타기

 

더민주당 소속 청주지역 국회의원들은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문제 해결을 위해 사유지 부지매입비의 절반을 정부에 요청했다. 도종환(흥덕) 오제세(서원) 변재일(청원) 의원들은 지난 19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이낙연 총리를 만나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가 제시한 지방채 이자지원 방안은 실효성있는 대책이라 할 수 없다. 정부가 도시공원 사유지 매입비의 50%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세먼지 등 각종 환경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도시공원과 녹지보전을 위해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낙연 총리는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에 대한 당정협의 발표 대책의 실효성을 검토할 것"이라며 "앞으로 도시공원 문제에 대한 전국적인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도록 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도 의원은 전했다.

도시공원 문제가 전국적인 이슈가 됐고, 청주지역에서는 가장 뜨거운 현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에 내년 총선을 앞 둔 국회의원들은 한마디씩 안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단순히 ‘선거용’으로 정부를 압박하는 척하고 빠지는 것이 아닌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들이 있다. 한 시민은 “정부가 사유지 매입비의 절반을 지원하면 무슨 걱정이 있겠나. 하지만 도시공원 일몰제는 전국 사안이라 청주시에만 많은 돈을 줄 수 없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 씨는 “자유한국당은 정부와 각을 세우고 도시공원 일몰제 대안을 요구해야 함에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 정우택 의원은 관심조차 없다. 또 확실한 주관이 없는 바른미래당은 고민하는 시늉만 낸다. 김수민 의원은 토론회에서 원론적인 대답만 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더민주당은 움직이는 것처럼 하면서 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정부와 청주시 수장이 모두 더민주당이다보니 겉으로만 민간개발 반대를 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쏘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Aakakq 2019-06-30 02:40:17
땅주인도 가만히 있는데 왜니네들이 시위하고 있니??

111 2019-06-26 11:16:49
니네 땅이냐? 웃기고들 있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