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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괴산 풍물패들 ‘일’ 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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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괴산 풍물패들 ‘일’ 벌이다
  • 충청리뷰
  • 승인 2019.06.2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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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간 그루>를 중심으로 풍물패연합 시작

처음 시작은 2017년 4월 1일이었다. 괴산 농부시장 ‘문전성시’가 4월부터 11월까지 매 첫째, 셋째주 토요일마다 한살림 마당에서 열리는데, 첫 시작하는 날 기념으로 길놀이와 고사 반주가 필요하다고 나에게 연락이 왔다. 내가 함께 하는 풍물패는 인원이 6명 정도라 우리 단체만으로 길놀이를 하기에는 인원이 너무 부족했다.

11개 읍면마다 풍물패, 난타 등의 동호회가 있으며 학교마다 풍물패, 사물놀이패 등의 동아리가 있다. 평균 70대의 어르신들 동아리부터 초중고 학생들의 동아리까지 연령, 계층, 실력이 다양한 동아리들이 있고 문화코디네이터로 동아리 관리를 하며 안면이 있던 풍물패가 몇 있었지만, 읍내에서 너무 거리가 먼 곳에 사시거나, 연세가 너무 많으시거나 하여, 마땅히 추천할만한 풍물패가 떠오르지 않았다. 한 동호회 인원으로는 부족하긴 다들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어색했으나 극복
축제마다 행사마다 분위기를 흥겹게 달궈주고, 모두를 하나로 모이게 하는 풍물패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역이 넓어 이동이 쉽지 않고, 농번기에는 활동하기가 어렵다. 대학 때 하던 동아리연합이나 풍물패연합 같은 활동이 있으면 어떨까 하고 생각하던 차였다. 인원수도 많고 활동도 활발한 단체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돈을 받고 무대에 서는 일은 아니지만, 괴산에서 우리가 함께 즐겁게 놀아보자고 제안했다.

그래서 풍물패 벼리와 느티울어울림단 솔뫼풍물패가 함께 뭉쳤다. 상쇠는 <문화공간 그루> 김재윤이 잡고, 서울에서 연극을 하는 선배도 같이 놀자고 불렀다. 감물에서 활동하는 이준규와 친구들도 합류해서 버나를 돌리고 태평소도 불었다. 다섯 개 단체와 개인이 모인 우리 16명이 어우러져 길놀이를 하는 그림은 꽤 괜찮았다.

올해 4월의 ‘문전성시’ 길놀이

그러나 처음 만난 우리들은 무척 어색했다. 사람이 많아서 나는 진행과 촬영을 맡고 악기를 치지 않았는데, 제각기 모여 각자 옷을 갈아입고 어수선한 가운데 서로 인사를 하고 마음을 나누는 과정이 생략되고 말았다. 끝난 후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으나, 그냥 가버린 사람들도 많고 어영부영 그렇게 헤어졌다. 이후에는 다시 모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2018년 ‘문전성시’에서 연락이 왔을 때에는, 친목이 있는 단체들이 우선 모여보자고 생각했다. <그루>의 강습 단체인 풍물패 벼리과 문광신바람사물놀이, 그리고 굉장히 적극적이면서 활동이 활발하고 젊은 귀촌인들이 주축이 되는 풍물패 솔뫼(이후 선돌 풍물패로 분리되었다)가 모였다. 의상도 맞추지 않고 각 단체별로 알록달록 입었다.

4월 7일. 이르게 동진천의 벚꽃이 핀 4월 첫 토요일. 우리는 10시부터 모여서 일단 한번 합을 맞춰보고, 문화공간 ‘그루’의 김재윤 상쇠에 맞추어 길놀이를 하고 고사 반주를 했다. 끝나고 나니 그래도 두 번째라고 ‘문전성시’ 관계자들과 판매자들이 반갑게 맞아주시며 막걸리에 국밥을 챙겨주셨다. 막걸리가 한 잔씩 돌아가니 더욱 분위기가 좋았다.

11월 3일에는 발표회도
그 기세를 몰아 우리는 지역문화진흥원의 ‘2018 문화가 있는 날’ 생활문화동호회 활성화지원사업 하반기 공모사업에 지원했다. 단계별로 동호회 활동을 지원하며 교류 및 발표 단계의 우리 동네 생활문화프로그램 지원 사업 단계였다. 참여 동호회 간 협의체를 구성하여 일정과 프로그램 구성 등을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발표회를 열고 결과 공유까지, 동호회 주도의 네트워크 형성 기반을 마련하도록 돕는 사업이다. 생활문화동호회 활동에 참여하며 행복온도, 삶의 격을 높이고, 주체적 결정능력을 갖고 문화를 수용할 수 있도록 자발적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풍물패 벼리, 선돌 풍물패, 문광신바람사물놀이, 민요과 풍물 북춤을 하는 얼카뎅이, 춤패 마실, 천하태평 태평소 모임까지 여섯 개의 동아리가 함께 마음을 모았다. 우리는 모여서 회의를 하고, 몇 번의 특강과 마지막 발표회까지 진하게 함께 했다. 뭐하고 놀지 결정하는 회의는 유쾌했고, 함께 공연을 보러 가고 풍물 특강과 춤 특강, 민요 특강, 장단 원리에 대한 특강을 함께 하며 더욱 친해졌다.

바쁜 농번기에도 최선을 다했다. 사람들은 고생한다며 언제나 나를 응원해주고, 날을 잡으면 최선을 다해 함께 해주었다. 특별히 따뜻한 사람들만 모아놓은 것처럼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정도.

2018년 4월에 했던 ‘문전성시’ 길놀이

11월 3일에는 발표회를 했다. 무대에 설 실력은 아직 안 된다며 도저히 발표회를 할 수 없다고 손사래를 치던 사람들이 한 동아리씩 차례로 무대에 서는 것을 서로 박수로 격려하였다. 그렇게 8월부터 11월까지 우리는 참 즐겁게 놀았다. 이후에도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는 서로 도와주며 함께했고, 그리고 올해 4월 6일, ‘문전성시’ 시작일에도 다시 모여 길놀이와 고사 반주를 했다. 점심을 함께 먹고, 막걸리를 마시고, 반가움을 나누었다.

올해에는 지원사업의 종류도 달라지고 방향도 달라져서 예정과 달리 지원사업을 신청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모이는 횟수는 많이 줄었다. 하지만 12월에도, 4월에도, 5월에도, 6월에도 행사마다 힘을 합쳐 모여 길놀이를 하고 함께 놀았다. 행사 전에는 하루 날을 잡아 모여서 연습도 했다. 대부분 자원봉사이긴 하나 사례금을 받게 되면 통장 하나에 차곡차곡 모아두고 있다.

비록 괴산의 풍물패들이 다 모인 것은 아니지만, <문화공간 그루>를 중심으로 먼저 조촐하게나마 시작한 것에 의의를 두고자 한다. 괴산연합 풍물패. 함께 즐겁게 한발 한발 나아가다 보면 함께 걷고자 하는 사람들이 더 모일 것이라고 기대한다. 많은 수의 사람들을 모으기보다 함께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마음을 소중하게 성실하게 모아 가고 싶다.

원 혜 진
‘문화공간 그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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