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영운동의 변화는 바로 이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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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영운동의 변화는 바로 이 손에”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9.07.0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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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스 없는 가정에 전기온수기 설치하는 박준국 마을활동가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은 구도심 주택가이다. 영운동 중심에 위치한 청남초등학교는 20년 전만해도 전교생이 3000명이 넘는 손꼽히는 학교였다. 하지만 아파트 중심으로 주거단지가 옮겨가고 인근에 용암지구, 분평지구가 들어서며 많은 인구가 빠져나갔다.

자연스레 마을의 변화도 더뎠다. 박준국(32) 씨는 “18통과 19통은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아서 주민들이 기름보일러로 온수를 사용한다. 그러다보면 비용이 많이 나오는 집은 한 달에 12만원씩 기름값을 낸다”며 “생활이 팍팍한 노년층이 많기 때문에 큰 부담인 것을 알게 됐고 이를 바꾸고자 고민했다”며 온수기설치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박 씨는 지난해 말 동네에 터를 잡고 도시재생과 관련해 마을 청년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다. 미원에서 태어난 그는 청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대학시절 중국 유학을 다녀온 후 문화기획자로 활동하며 특색 있는 마을활동을 만들어 가는 일들을 했다.

지난해부터 발로 뛰며 마을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한다. 이 모습에 전국적으로도 관심이 높아 얼마 전에는 20년마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5차 국토종합계획’의 의견을 모으는 국민참여단에도 선발됐다. 그는 “전국에서 170명을 뽑았는데 청년 중에는 지원자가 많지 않아 선발됐다”며 쑥스러워했다.

그는 전국에서 모인 사람들과 의견을 모으고, 좋은 것들은 마을에 적용하려고 고민한다. 이런 그의 활동을 마을 주민들이 관심 있게 지켜보며 도움을 주고 있다. 주기적으로 마을 청년들, 주민자치위원들과 회의를 열고 소통한다.

그러다가 한 주민으로부터 뜨거운 물을 잘 쓰지 못하고 추위에 떨며 생활한다는 소식을 듣고 전기 온수기 설치 사업을 시작했다. 돈이 넉넉하지 않은 청년이 중심이 되어 활동하기 때문에 가정에서 온수기를 사면 박 씨가 찾아가 무료로 설치해 준다.

설비와 관련해 문외한이지만 주민들을 위해 유튜브와 책자를 보며 설치하는 방법을 배웠다. 필요한 장비들도 구입했다. “지금까지 두 집을 설치했고 몇 몇 집이 문의를 해왔다. 영운동에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집은 빈집을 빼고 대략 60가구 정도 된다.”

그는 “전기온수기를 설치하지 못해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 이런 이웃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앞으로 온수기뿐 아니라 동네의 고민들을 함께 논의하고 조금은 더디더라도 마을이 변화할 수 있게 활동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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