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배우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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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배우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라요”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9.07.1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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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서 충북1위, 변대순 어르신의 ‘멧돼지 보낼게’

변대순(84) 어르신은 이번에 충북평생교육진흥원(이하 진흥원)에서 진행한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충북지역 작품 심사’에서 1위를 했다.

지난 6월 28일 진흥원에서 진행된 문해교육 전문가 및 평생교육 전문가로 구성된 2차 지역심사에서 총 40개의 작품 중 4점을 골랐고, 그 가운데 변 어르신의 작품이 1위에 선정된 것.

1위에 선정된 ‘멧돼지 보낼게’는 핸드폰 활용교육을 받다가 ‘메시지’라는 단어를 처음 알게 된 변 어르신이 딸과 통화하며 ‘멧돼지 보낼게 받아봐”라고 말하면서 일어난 에피소드를 적었다.

변 어르신은 “말 주변도 없고, 한글도 몰라 평생을 고생했는데 이런 늙은이에게도 이런 날이 온다”라고 웃었다. 자녀들도, 지인들도 그의 수상 소식을 기뻐해줬다고.

변 어르신은 청주시 현도면 달계1리 경로당에서 2년 전부터 글을 배웠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오후 1시부터 2시간 동안 한글수업이 열린다.

그는 “처녀 때 주변 언니들이 편지 쓰고 주고 받는 것 보고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현도면 달계 1리 고향에서 오남매를 키우며 평생을 힘들게 살아왔다고 말한다.

“아마 내 사연을 다 말하려면 끝도 없을 것이다. 평생을 농사지어서 자식 뒷바라지를 했다. 지금은 몸이 아파 농사는 못 짓는다. 글 배우는 게 낙이다. 오늘도 1시 수업인데 11시에 왔다. 경로당에서 밥 먹고 글 배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학습관 관계자는 “글을 배워가는 동안 자신의 삶의 변화 또는 자신이 살아온 삶의 애환 등을 담은 작품을 보며 감동을 받았다”라며 “오는 9월 청주시 일원에서 순회 시화전을 진행 할 계획이다. 많은 시민들이 이 감동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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