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대한민국 독서대전은 ‘글 빚는 고을’ 청주에서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열린다. 삼수 끝에 독서대전 개최지가 된 청주시는 ‘책을 넘어’를 주제로 정하고 새로운 시도를 벌이고 있다. 일단 청주지역에 흩어져 있던 독서동아리를 지난달 말 한자리에 모았다. 김주란 주무관은 “처음에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을 받을 땐 반응이 영 시원치 않았다. 자리를 마련해도 사람이 오지 않으면 어떨까 고민했는데 그날 50여개 동아리에서 200여명이 왔다. 자리가 부족해 계단까지 꽉 들어찼다. 광화문 광장을 보는 느낌이었다. 동아리 소개를 1분씩 하게 했는데 서로 마이크를 잡고 놓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열심히 책 읽는 이들이 많다

이날 내친김에 독서동아리 회장도 뽑았다. 해인인문학네트워크를 이끌고 있는 김해숙 씨가 회장을 맡기로 했다. 청주에서 활동하는 독서동아리는 다양했다. 영문학 서적을 읽는 모임에선 직접 저자에게 편지를 보내 답장을 받기도 했고, 현직검사가 참여하는 모임도 있었다. 소방관들의 독서모임, 진흥초 엄마들의 모임은 아이가 학교를 졸업해도 이어져 내려왔다. 이들의 ‘뜨거운 열기’를 본 독서대전 실무팀은 아예 이들에게 ‘과제’를 주기로 했다.

독서동아리들과 이번에 독서대전에 오는 저자들을 이어준 것이다. 독서동아리마다 원하는 저자를 짝지어주고, 스스로 강연회를 꾸미도록 했다.

그러다보니 박진숙 에코팜므 대표 강연회를 맡은 ‘이수복모임’에선 일일 찻집과 프리마켓을 운영하고 난 수익금을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 이세욱 번역가와 만나게 되는 ‘장인숙모임’에선 직접 커피를 내려 관객들과 나누기로 했다. 또 박웅현 광고인과 조정래 소설가는 관객들과 ‘일문일답’을 하기로 콘셉트를 정했다.

조성화 2019대한민국 독서대전 총감독은 “청주에서 이토록 많은 이들이 이렇게 열심히 책을 읽는 줄 몰랐다. 독서대전을 통해 독서동아리가 수면에 나올 수 있게 됐다. 모두가 감동받았다”라고 말했다.

이번 독서대전은 많은 행사를 준비했다. 이철수 판화가의 ‘책가도’를 모티브로 아직 채워지지 않은 책꽂이를 메인 포스터로 정했지만 실제 사업 내용은 꽉 차 있다. 생각하다, 교감하다, 창조하다, 노래하다, 대화하다를 큰 주제로 강연, 학술, 전시, 토론, 공연 행사 등이 청주예술의전당과 충북문화관에서 열린다.

박웅현, 이철수, 백영옥, 조정래, 유현준, 김병조 등 유명저자를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심있는 주제의 독서포럼에도 참여할 수 있다. 전국에서 서점 및 출판관계자들도 대거 참여하는 데 부스에서 단순히 책 판매를 하는 게 아니라 가벼운 체험을 곁들인 행사도 마련된다.

시민기획단 5명이 낸 아이디어들도 행사에 반영되고, 지역의 작은도서관들도 포럼을 개최한다. 지역에서 서점 활성화 운동을 해온 상생충북이나, 지역서점과 청년창업가의 만남을 추진해 온 ‘숲속책빵’행사도 함께 열린다. 청주시 관계자는 “이번 독서대전을 계기로 앞으로 지속적인 독서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원래 청주시립도서관에서 자체 독서행사를 열었는데 이를 좀 더 확대해 연속성을 갖고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