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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산다
이 순 희 충북여성정책포럼 대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었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기온이 45.9도를 기록했고 이탈리아에서는 오렌지 크기의 우박이 쏟아졌는가 하면 그리스에서는 강풍과 우박을 동반한 폭풍이 몰아쳤다. 우리나라는 장마철임에도 마른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우리의 과잉소비가 지구를 병들게 하고 있다. 그리 덥지 않은 며칠 전 초복에 복지관에서는 혼자사시는 분들이 많아 점심에 삼계탕을 대접해드렸다. 중장년층이상으로 혼자사는 분들이 많다 보니 프로그램 이용자도 계시지만, 아침 거르고 오신 분, 폐지를 줍다 오신 분, 일자리에 참여하다 오신 분 등 다양하다. 모두 맛있게 드시는 모습에 감사하다.


가족개념이 변화되어 감에 따라 1인가구가 급증하면서 고독사, 빈곤, 폭력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 건강가정기본법에서 1인가구란 ‘1명이 단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생활단위’로 정의하고 있다. 전국가구 중 1인가구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혼자 사는 여성의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2018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일반가구는 1975만2천 가구로 이중 1인가구는 573만9천 가구, 전체의 29.1%로 나타났으며 여성 1인가구 수는 284만3천 가구, 49.5%로 나타났다. 충북전체가구는 2017년 기준 62만9천 가구이며 1인가구는 19만5천 가구로 31.0%, 그중 여성1인가구는 15%정도이다.


또한 ‘사회조사’(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여성의 50.9%는 사회 안전에 대해 불안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 20~30대 여성들은 대부분 학업이나 직장문제로, 50대 이상 여성들은 이혼 또는 사별로 혼자 사는 비율이 높다. 고령화 사회로 여성노인의 비율은 훨씬 높다.


얼마 전 충격적인 CCTV 공개 영상에 따르면, 여성이 현관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가자 숨어있던 남성이 그 뒤를 쫓아 집 안으로 들어가려다 간발의 차이로 문이 닫히면서 이 남성은 집안으로 들어가는 데 실패했다. 이 남성은 문이 닫힌 후에도 문고리를 잡아 흔드는 등 1분가량 여성의 집 앞을 서성였다. 또한 불과 며칠 전 광주에서는 모녀가 사는 가정집에 전자발찌를 찬 남성이 침입하여 성폭행하려다 검거된 사건 등 하루가 멀다하고 여성을 대상으로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고 있으니 여성들이 불안하다고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우리지역에서도 혼자 사는 여성들의 불안과 범죄노출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키기 위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청년여성 1인 가구 현황 및 안전대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패널로 참석한 30대 청년여성 1인 가구 당사자의 이야기는 불안한 현실을 살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에서 도어락이 몇 개월간 올라가 있어 경찰에 신고도 했습니다. 20대 후반에는 강남역살인사건과 유사한 일도 겪어 전치 8주의 입원치료를 해야 했고 그 순간 느꼈던 살의와 공포감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변화를 위한 사회적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충북여성정책포럼, 2019.7).


충청북도 관계자는 도 차원에서 1인 가구에 대한 총괄부서는 없으며 청년정책담당관, 여성가족정책관, 안전정책과, 건축문화과 등 관련부서에서 분야별 협업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우리는 알고 있다. 가장 필요한 것이 협업인데 가장 안 되고 있는 것이 또한 협업인 것을.


국민의 입장에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부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사회체계가 더 중요하다. 개인이 애쓴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특히 나이를 불문하고 혼자 사는 여성이 범죄에 노출되지 않고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현실적인 정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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