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의미 있는 일에 나선 전 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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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의미 있는 일에 나선 전 구청장
  • 권영석 기자
  • 승인 2019.07.2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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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의 ‘참새와 소나무 작은 그림책 도서관에 현판 기증한 박노문 전 흥덕구청장

박노문 씨는 40년 공직생활을 하다가 흥덕구청장을 거쳐 퇴임했다. 지금은 집 한 켠에 작은 공방을 꾸려 취미로 목판을 만들며 생활하고 있다. 그는 “현직에 있을 때부터 시작해서 벌써 7~8년 정도 나무를 팠다. 입소문이 났는지 여기저기서 부탁이 들어와서 사회복지기관이나 경로당 등 필요한 곳에 기증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남기선 도서관운영위원장, 이정아 관장, 하우동 오송읍장, 박노문 씨

그는 얼마 전 오송에 개관한 ‘참새와 소나무 작은 그림책 도서관(이하 도서관)’의 현판도 만들었다. “오송은 제 고향이다. 도서관이 있는 건물도 제가 오송읍 부읍장으로 재직할 당시 신축한 곳이다. 벌써 수십 년 전 일인데 어느덧 건물이 노후하여 새롭게 짓고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도서관이 만들어져 감회가 새롭다. 현판 제작 부탁이 들어왔을 때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청주에서 그림책 도서관이 주민들의 힘으로 오송에 처음 만들어진 의미 있는 일에 한팔 거들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도서관은 6월 20일 개관했다. 개관 전부터 인근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경로당 주민 등 많은 사람들이 찾아 하루에 20여명정도 도서관을 이용한다. 그림책을 기증하는 도움의 손길도 이어졌다. 현재 새책 600여권을 포함해 4000권의 그림책이 비치됐다.

새 책들은 주민들과 오송읍 주민센터에서 합심해서 구매했다. 이를 분류하기 위해 청주시립도서관 직원들이 파견 나와 도움을 줬다.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인 만큼 분류표를 기존의 사회,문학,미술 등이 아닌 토끼, 여우, 자라, 참새 등 8개로 나눠 총서명을 기준으로 구분했다. 도서관 곳곳에는 세심한 손길이 묻어 있다.

일을 추진하는데 있어 하우동 오송읍장의 도움이 컸다. 그는 “7월 1일 부임해서 와보니까 주민센터에 아이들이 방문하고 책을 읽고 빌리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호응도 뜨거웠다. 직원들과 주민이 합심해서 마을이 변하는 모습에 제가 도울 부분을 거들었을 뿐이다”고 멋쩍게 말했다.

모두가 조금씩 거들어 도서관은 어느덧 오송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아이들 뿐 아니라 탁 트인 경치에 책을 읽으러 오는 주민들도 여럿이다. 박노문 씨는 “은퇴 후 일상의 소소함이 주는 행복이 크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며 “동네에 아이들이 왁자지껄 뛰어놀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다. 주민과 공무원들이 합심해서 만들어 가는 도서관이 동네의 만남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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