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음성군, 2년전 우라늄 18배 오염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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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음성군, 2년전 우라늄 18배 오염 파악
  • 김천수 기자
  • 승인 2019.07.2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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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책 일관… 원당1리, 올해 기준치 20배 넘어

충북 음성군이 2년전 이미 감곡면 원당1리 선골마을 수돗물에서 우라늄 환경부 기준치 18배의 오염 수치를 파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 소규모 공동 급수시설 수돗물이 최근 기준치의 20배를 넘긴 것으로 보도돼 파장이 일고 있는 중에 새롭게 확인된 것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

이곳 수돗물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이상돈 의원실이 파악한 환경부의 2019년 1분기 ‘전국 소규모 수도시설 우라늄 수치 검사 현황’에 따르면 기준치인 30마이크로그램(30㎍/L)의 20배가 넘는 604.7㎍/L의 수치가 검출돼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선골마을 수돗물은 이미 2년전인 2017년 1분기 검사 결과 527.3㎍/L수치로 조사됐다. 당시 재검사에선 550㎍/L로 오히려 올라가 기준치의 18.3배 결과가 나왔다. 당시 취수일은 1월 19일이다.

이 자료는 음성군청 홈페이지에 수도사업소가 탑재하는 수질검사 결과에서 드러났다. 하지만 수도사업소 관계자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자신들은 올해 들어 보직을 맡아 이동해 왔다고 전했다.

우라늄 환경부 기준치 20배 이상의 수질조사 결과를 나타낸 음성군 선골마을의 소규모급수시설 물탱크 모습.

물론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먹는물 수질기준 및 검사 등에 관한 규칙’의(별표1) 먹는물 수질기준인 ‘우라늄은 30㎍/L를 넘지 않을 것’이란 규정은 2019년 1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환경부는 이미 2015년 5월 7일자로 ‘먹는샘물 수질기준에 우라늄(30㎍/L 이하) 추가’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먹는물 수질기준 및 검사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아울러 우라늄 기준 초과 시 취수정 개발제한, 회수·폐기 등 먹는샘물 수질관리 강화 방안도 밝혔다.

그러면서 추가되는 우라늄 수질기준 값은 업계 설명회,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거쳐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 미국의 수질기준 등과 같이 ‘30㎍/L 이하’로 최종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환경부는 2007년 10월에 먹는 물 수질기준 설정 이전 단계로 우라늄을 먹는물 수질 감시항목(30㎍/L)으로 지정했다.

5곳이 기준치 30㎍/L 넘어
당연히 지방자치단체는 업무체계로 내용을 파악하고 있었기에 음성군도 우라늄 항목을 추가해 수질검사를 실시했음은 당연하다. 2017년 1분기 수질검사 결과에서 음성군은 기준치 이상 결과치에 노란색으로 표시까지 했다.

이 해 1월 19일 취수해 재검을 실시한 결과에서 선골마을 550㎍/L(기준치 18.3배) 수치 외에 생극면 차평1리 수리울 마을 142.1㎍/L(4.7배), 감곡면 문촌3리 새목이 마을 71.4㎍/L(2.4배)로 조사됐다. 같은 해 1월 24일 취수한 삼성면 양덕2리 양지울 마을은 44.4㎍/L, 생극면 임곡리 음양촌 마을은 37㎍/L의 결과로 상대적으로 기준치를 약간 넘는 수치를 보였다.

만 2년 만인 올해 1분기 수질조사결과 선골 마을 604.7㎍/L, 수리울 마을 131.0㎍/L, 새목이 마을 73.9㎍/L, 양지울 39.6㎍/L, 음양촌 30.4㎍/L로 나타났다.

2년 사이 조사결과 추이를 보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조사 결과에 대한 신빙성이 높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음성군 관내 소규모급수 시설은 우라늄 환경부 기준치를 넘는 5곳을 포함해 90개소다. 이곳은 관정을 뚫어 지하수를 개발해 마을 인근 뒷산에 설치한 물탱크로 끌어올려 공동 급수로 이용하고 있다. 현장을 확인한 결과 물탱크 옆에 정수시설이 설치된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고장난 채로 방치되고 있는 선골마을 정수시설 모습. 물탱크 시설 가까이에 붙어 있다.

“100세까지 사는데 뭘” 난감
문제는 정수시설이 있어도 수년간 방치돼 전기가 끊어지고 원수(지하수)가 정수기를 통과하지 않도록 한 곳도 있다는 것이다. 거미줄이 엉켜있고 녹까지 슬어 정수시설은 무용지물이다.
이런 곳이 우라늄 전국 최고 수치를 나타낸 선골 마을 정수시설이다. 해당 마을 이장은 “9년전 쯤 설치 당시에는 외지에서 견학도 왔었다”면서 “하지만 자주 고장이 나다보니 몇년전부터는 군이 관리를 전혀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선골 마을에 정수시설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이런 종합적인 상황에 대해 군 관계자는 △24일, 선골 마을 광역상수도 설명회 △양지울, 광역상수도 공사 중 △새목이 정수시설 노후화 고장, 신규설치 추진 △음양촌 정수시설 없음, 신규설치 추진 △수리울 정수시설 19일 수리 완료 등의 내용을 밝혀왔다.

한 곳당 정수시설비는 3800만원이며 별도의 정기적인 유지관리비가 들어가는 구조다. 마을이 광역상수도를 도입할 경우 가구당 약 30만원의 계량기 구입비 부담이 있고, 매월 사용량에 따라 약 7000원∼3만원 가량의 광역상수도요금을 납부하게 된다.

이렇다보니 노인가구의 경우 현재 공동 소규모 급수시설 이용요금으로 1년에 1만∼3만원 정도를 부담하는 상황에서 손사래를 치고 있다. 그런데다 “100세까지 사는 어른들이 얼마나 많은데...”라는 말로 건강에 이상이 없는데도 검사가 잘못된 것이라는 구박을 공무원에게 가하기도 한다.

이에 군은 우라늄 기준치를 넘고 있는 마을에 대해서는 군비로 광역상수도 시설을 설치하는 조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조례를 준용해 추경예산에 반영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우라늄은 주로 화강암 지역에 많이 분포하며 중금속의 일종으로 일정량 이상을 장기간 음용할 경우 신장 독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에서는 먹는물 수질기준(또는 가이드라인)을 설정·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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