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는 미래의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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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는 미래의 희망이다
  • 충북인뉴스
  • 승인 2004.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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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헌 환 (서원대 법학과 교수 )
   
며칠 전, 아름다운 재단의 상임이사인 박원순 변호사가 서원대학교에서 특강을 한 적이 있다. 필자는 우리 사회의 시민운동의 선구자의 한 분으로 많은 사회적 영향을 미치는 분의 강연이라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경청하였다. 한 시간 남짓한 짧은 강연이었지만 너무도 많은 것을 전해주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강연이었다.

강연을 들은 후 짧은 소감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 저런 분과 한 하늘을 같이 이고 산다는 것이 큰 즐거움이라 생각되었다. 그 분이야 나의 이런 칭송을 거북해하고 부담스러워하실 분이지만, 듣는 나의 느낌이 그러한 것을 그 분인들 어찌하랴!

박 변호사의 강연은 「NGO, 시민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제목으로 행해졌는데, 풍부한 외국의 예와 우리나라의 시민운동의 현 상황, 그리고 개인적 경험담까지 재미나게 언급하면서 대부분이 대학생인 청중들에게 무언가 큰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지금까지 국내적으로는 근대화와 발전이라는 목표로 앞뒤 가리지 아니하고 달려왔고, 국제적으로는 사회주의의 붕괴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의 자기중심적 이익추구를 눈으로 보면서 살아가는 우리나라의 시민들에게, 나 아닌 남을, 그리고 공동체 전체를 위해 헌신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흐뭇한 이야기들은 NGO라는 낯선 사회운동을 실체적으로 느끼게 해주었고, NGO가 젊은이들의 자아실현을 위하여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인지를 적절히 지적해주었다.

그의 강연 중에 NGO를 새롭게 인식하게 해준 몇 가지가 있었다. 그 하나는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에는 GDP의 7%를 NGO가 생산한다는 놀라운 지적이었다. NGO가 무어 그리 대단할까 하여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NGO가 창출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적절한 예이었다.

그리고 또하나 놀라운 일은, 그가 참여하여 운영하고 있는 아름다운 재단의 직원채용에서 매년 지원자가 수십 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급여가 많지도 않고 근무조건이 훌륭한 것도 아닌데도 그렇게 많은 지원자가 몰린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이 우리 공동체를 위하여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희망적인 메시지이었다.

그가 우스개소리처럼 한 말 중에 시민운동가들 사이에서 오간다는 「명동할머니」이야기가 있었다. 혼자만의 생각에서 출발하여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열악한 재정 속에서도 굳건히 시민운동을 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언젠가는 1000평 대지에 1000평 건물의 명동소재의 부동산등기부를 기부하는 할머니가 있을 거라는 것이다. 실제로 시민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수십억의 거액을 기부하여 자신에 대신하여 뜻깊은 일을 하는 사람들의 고난을 덜어주는 사람들이 적지 아니하였다고 그는 지적하였다.

「명동할머니」로 상징되지만, 사람이면 누구나 나아닌 남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숭고함과 아름다움을 인정하고 지원하려 할 것이다. 아무리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해온 사람들일지라도 자신이 하지 못한 일을 대신하는 사람들에게 그렇게라도 힘을 보태주고자 함은 인지상정이리라. 「개처럼 벌어 정승같이 쓴다」는 옛말도 있지 않은가!

아무튼 앞으로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사회의 어느 영역보다도 NGO의 영역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사회로 변해갈 것이 확실하다. NGO 자체가 특정의 영역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주체적으로 참여하려는 시민들의 자발적 모임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사회구성원들이 자신과 사회공동체에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NGO의 활동 폭은 그만큼 넓어지고 커질 것이다.

선진외국의 경우에는 NGO가 완전히 정착되어 있어서 정부가 직접 담당하지 못하는 많은 영역을 대신 담당하고 있고, 그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적지 아니하다. 물론 정부가 지원한다면 NGO 본래의 봉사정신이 퇴색될 우려도 있음이 사실이지만, 정부는 어디까지나 보조적일 뿐 NGO를 선도할 수는 없다. NGO는 가끔씩 정부의 정책과 충돌하는 예도 많지만, 크게 보면 정부가 보지 못하거나 혹은 애써 외면하는 가치들을 보존하고 실현한다.

앞으로의 미래는 NGO가 정책을 주도하고 정부가 이를 실행하는 방식의 국가운영이 일반적으로 정착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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