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건국대병원, ‘컨설팅’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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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건국대병원, ‘컨설팅’ 몸살
  • 김천수 기자
  • 승인 2019.08.0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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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노·노사 갈등으로 A컨설팅 업체 논란
충주건국대병원이 추진 중인 경영정상화 컨설팅을 둘러싸고 노노 및 노사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컨설팅 반대를 요구하는 수많은 현수막이 게시된 모습.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 경영 상태인 건국대학교충주병원(이하 충주건국대병원)이 진행 중인 경영컨설팅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사내 민주노총 및 한국노총 소속의 노동조합 간 알력에다 A업체의 컨설팅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병원 주차장 건물 등에는 “A컨설팅 업체는 물러나라”는 등의 내용을 담은 수십 개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30일 건국대 학교법인 유자은 이사장은 ‘충주병원 가족에게 드리는 글’을 기자들을 통해 공개했다.

여기서 유 이사장은 자신이 취임한 지 2년이 지나고 있다면서 “충주병원 의료매출이 떨어질 때마다 어떻게 하면 정상화시킬 수 있을까하는 고민으로 잠을 못 이룬 적이 많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지금 충주병원은 대학병원다운 병원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의료서비스 질 저하, 재무건전성 악화, 전문화된 인력부족, 구성원 간의 불신고조, 지역사회의 평판도 하락 등 뜻하지 않은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충주병원의 정상화를 위한 무거운 책임을 함께 지고 있는 학교법인에서는 일부 구성원들의 선동적 행위에 대하여 깊은 우려와 동시에 모든 병원가족들에게 충주병원의 정상화를 위한 적극적인 협조를 호소한다”고 부탁했다.

유 이사장은 다음의 5가지를 밝히며 정상화에 대한 동참을 호소했다.
첫째, 병원장을 중심으로 한마음 한뜻을 모아 충주병원의 정상화에 방해가 되는 잘못된 경영과 관행을 과감히 바로잡는 기회로 만들어 달라. 충북을 대표하는 대학병원으로 거듭나게 되기를 바란다. 둘째, 정상적인 병원을 경영하기 위해 2018년 8월부터 3개월동안 경영진단을 추진했다. 결과를 바탕으로 경영적자를 탈피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추진 중에 있다. 셋째, 협력경영에서 발생한 미비점은 적극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 경영진단을 분석해 적자경영을 탈피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정상화 추진 중에 일정, 방법, 절차에 대해 추진 주체들 간의 이견이 발생해 조율 중에 있다.

넷째, 충주병원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지원금을 반드시 지원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보내겠다. 충주병원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최신장비 도입, 시스템 정비,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물심양면으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다섯째, 의료진은 대학병원의 자부심을 갖고 환자중심 진료를 하고,

간호사들은 내 가족같이 환자를 헌신적으로 돌보고, 행정인력은 공정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업무를 처리해 조직의 발전을 도모해 주기 바란다.

당초 민노총 찬성-한노총 반대
그러나 유 이사장의 호소문이 발표된 다음날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건국대학교충주병원 지부(민주노총 소속)는 충주시청 기자실을 찾아 ‘컨설팅은 이사장 무능을 감추기 위한 명분용에 불과’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했다.

민주노총 지부는 기자회견에서 “학교법인 재단 이사장은 충주병원의 모든 구성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만성적인 경영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2018년 10월부터 A컨설팅 회사에게 병원 경영에 관한 자문을 받기 시작했다”고 전제했다. 이어 “A사는 의료기관의 원가절감, 경영효율화, 수익성 강화 등을 주요 목표로 제시하는 기업으로 비영리병원인 건국대학교 병원이 나아갈 방향과는 맞지 않는다. 컨설팅회사의 대표 역시 의료공공성 보다는 의료산업화론자라고 한다”고 밝혔다.

덧붙여서 노조는 건국대충주병원은 교육기관으로서 충주시민들을 위한 의료 공공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컨설팅 회사의 과도한 경영개입으로 구성원들 간의 위기감을 조성하고, 비용절감 정책을 강화하면서 의사성과급제로 대표되는 의료상업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학교법인 이사장은 상업적 컨설팅회사의 경영 자문을 당장 중단하고 시설 및 인력에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할 것이다. 컨설팅회사가 내세운 대규모 시설투자 및 의료장비에 대하여는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민주노총 지부는 “의료 질 서비스 저하와 의료비 상승이 예상되는 컨설팅의 즉각 중단 및 교육기관의 책무를 다할 수 있는 투자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할 것임”을 공표했다.
같은 날 한국노총건국대충주병원노동조합도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한국노총 지부는 “부당한 거래 의혹이 있는 건국대 충주병원 집행부와 현재 병원 난동 세력들은 병원을 퇴보시키는 행위와 그럴싸한 명분으로 병원을 망가뜨리려는 술책을 즉각 중지하라”면서 민주노총 지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한국노총 지부는 “7월 29일 임시 부서장회의를 소집하여 중요안건으로 비상대책위원회라는 것을 만들자며 경영지원부장이 민노총 노조위원장을 불러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로 추대하는 웃지 못 할 일이 건국대 충주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8년도의 자연호봉승급 지급 중지 협약, 컨설팅 관련 현수막 도배 등을 비난했다. 또한 보직사표를 내고 후임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병원장실이 청테이프로 봉쇄된 것을 두고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병원 운영진을 비판했다.

이렇게 경영컨설팅 문제를 매개로 노정된 건국대충주병원 노노 및 노사 간의 갈등은 기자가 만난 민주노총 지부 및 한국노총 지부 관계자와의 각각의 대화에서 복잡한 이면이 있음이 확인됐다. 하지만 A컨설팅업체 관계자는 접촉이 이뤄지지 않고 양 노조 측도 속속들이 드러내길 꺼려하는 모습이다.

다만 지난해 시작된 이번 컨설팅에 대해 당초 민주노총 지부는 적극 찬성했고, 한국노총 지부는 앞장서 반대했다. 지금은 민주노총 측이 적극 반대이고 한국노총 측은 노골적인 반대는 아닌 상황이다.

한편, 민주노총 조합원은 390여명이며 지난해 8월 발족한 한국노총 지부의 조합원은 20여명이다. 한국노총 지부는 민주노총 지부의 임금 피크제 추진, 지난해 자연호봉승급 중지 등에 대한 불만으로 결성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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