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꿈은 틀리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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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꿈은 틀리지 않았어
  • 충청리뷰
  • 승인 2019.08.2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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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종’ 베이커 정웅의 빵으로 가는 여정 『매일의 빵』
구 효 진 임상심리사 ‘앨리스의 별별책방’대표

<사연> 부모님의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 끝에 어려서부터 꿈꾸던 일을 하게 되었지만, 결국 적응을 못 하고 7년 차에 그만두었어요. 단순한 직종으로 바꾸어 생각 없이 지내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를 돌아봤어요. 그 일은 여전히 저를 설레게 하지만 그때의 상황이나 사람들과의 관계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실패’라는 단어가 늘 붙어있는 것 같아 힘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실패라기보다, 조금 쉬었다고 생각해요. 이제 저는 돌아가도 될까요? 돌아가면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잘 해낼 수 있을까요?

‘너는 커서 뭐가 될 거야?’ 조잘거리며 자기 의견을 피력하는 아동기가 되면서부터 듣게 되는 질문이다. 우리에게 꿈은 무엇일까? 어려서부터 가져야만 하는 것으로 인식된 ‘꿈’. 필자의 네 살 때 꿈은 망토를 두르고 날아다니는 ‘슈퍼맨’이었다. 망토를 두르고 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서서히 꿈은 현실성이 있는 대상-과학자, 선생님 등이 되었고, 그마저도 나의 능력에 부합하는지를 견주해 볼 수 있는 시기가 되자 꿈은 서서히 목표라는 이름으로 대치되어 초기의 색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되었다.

인간이 자라며 사회화가 되듯이 ‘꿈’이라는 단어도 인간의 사회적 성숙에 맞추어 다른 의미를 띠게 되는 것 같다. 1차원적이던 욕구의 표현 대상이었던 꿈은 점점 계획된 동기와 의도에 합당한 의지를 갖추게 되며 이는 일상의 사고 및 행동양식에 영향을 미친다. 누구도 ‘슈퍼맨’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며 질타를 하지 않지만, 목표로 세운 역할에 못 미치면 누구보다 나 자신이 스스로 패배감에 휩싸이게 되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아이는 어른이 되기를 꿈꾸고, 학생은 직장인을 꿈꾸고, 직장인은 퇴사를 꿈꾼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네 삶은 소소하지만 각자 자신만의 꿈으로 이루어져 있다. 꿈을 하나 선정하면 꿈의 실현과 동시에 못할 게 없을 것 같아지고 삶은 마치 계약서상의 ‘갑’이 된다.

그러나 막상 현실화 할 때는 꿈의 실현이 녹록지 않아 억지로 끌려가는 모습이 되고 내가 선정한 꿈인데 ‘을’로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또 다시 삶에서 갑이 되고자 꿈꾸기를 반복한다. 꿈 앞에서 우리의 모습은 갑-을의 관계이지만, 갑도 어쩌지 못한다는 소신 있는 을 ‘슈퍼을’을 선택할 수도 있지 않을까? 꿈의 실현이 어려워 돌아왔다고 실패로 삼기보다는 재충전의 시간을 통해 목표의 수준을 세분화하여 꿈에 접근하려는 사례자의 눈에서는 ‘슈퍼을’을 엿볼 수 있었다.

정웅의 응원의 편지
잘나가던 직장인이 회사를 그만두고 서른이 넘어 뒤늦게 나를 찾기로 결심하고 진짜 빵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가 여기 있다. 책 『매일의 빵』은 꿈과 현실에서의 접점을 실제로 어떻게 녹여냈는지에 대한 저자의 사소하지만 중요한 경험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녹록지 않은 현실에서 어떻게 대처했는지 자신의 경험치를 속속들이 담아내 ‘멈추어 있는 꿈꾸는 자’에게 보내는 응원의 편지인 셈이다.

처방책: 매일의 빵 정웅 지음 문학동네 펴냄

경험을 공유한다는 것은 매우 용기 있는 행동이며, 기저에는 나의 경험과 지식이 다른 사람에 의해서 더욱 세련된 모습으로 바뀌고 또 다른 이야기로 탄생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세상에는 무수한 종류의 빵이 있고, 그만큼 다양한 재료와 공정이 존재한다. 잘못 만든 빵은 있지만, 틀린 빵은 없다고 말한 저자의 말처럼 우리의 꿈은 잘못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틀린 것은 없을 것이다. 빵도 사람도 꿈도 모든 것이 말이다.

당신의 꿈은 틀리지 않았음이 확실하다. 잘못 되었다는 생각이 들면 내일의 목표를 수정하면 그만이다. 꿈을 향해 매일 목표를 세우고 실천한 경험이 담긴 이 책이 오늘과 내일의 목표 틈새를 채우는 온기가 되어 꿈을 향한 의지와 진정성을 되찾는 따뜻하고 든든한 한 끼의 식사 같은 응원이 되길 바란다.

구 효 진
임상심리사
‘앨리스의 별별책방’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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