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블로그(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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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블로그(blog)’
  • 충북인뉴스
  • 승인 2005.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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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순옥(화가 )
   
긴 겨울 가뭄에 눈송이를 그리워하며 막연히 눈을 기다리듯 지루하게 견뎌내는 일상. 우리는 때로 훈훈하게 마음 적셔 주는 소통을 기대하며 극적인 일상을 꿈꾸지만 현실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겉도는 무수한 존재들 가운데 하나일 수밖에 없다. 거리에서 집안에서 세세하게 일상을 감지하며 흔들리는 ‘나’를 발견하게 한다. 현실과 단절된 고독한 초상들에게 가까이 숨 쉬고 있는 일상의 소중함과 진정성 회복을 주저하지 않았다.

미국의 대표적 사전 전문 출판사인 메리언웹스터가 선정한 올해의 단어 1위로 ‘블로그’(blog)가 뽑혔다. 이는 ‘의견과 논평, 그리고 종종 하이퍼링크가 포함된 온라인 개인저널’ 이라고 정의한다.

매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인터넷 앞에 앉아 메일을 확인하고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을 찾고 사용한다. 컴퓨터 덕분에 우리는 스스로 뭔가를 만들 수 있는 가장 간단한 테그놀러지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을 관리하고 찾아나가는 나의 블로그, 일상의 블로그를 필요로 한다. 이제 인터넷은 일상을 설계하는 시간 시스템이 된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현대적 매체에서 잡지나 신문과 같은 매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비평이 이루어지는 일상은 더욱 비평의 영향력이 막강해서 시장질서 자체를 좌지우지하기도 한다.

이제 사이버의 영향력은 수용자의 심리, 틈새심리를 공략하는 기획들을 서슴지 않고 있다. 여러 가지 지식의 가능조건에 대한 검토과정, 이성의 힘에 대한 비판이 자연스럽게 일상 안에 놓여질 때 인터넷이 만드는 사회가 존재한다.

어떤 사물에 대하여 마음에 일어나는 개인의 생각이 때로 익명으로 자유롭게 표현되고 시장을 형성하며, 이러한 상호작용 안에서 엽기나 음모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일상의 자연스러운 진술들과 삶의 본성에 대한 우연한 관찰이 세세하게 드러나는 경험도 있지만, 옳고 그름을 가리어 판단하는 비판 능력이 전제되지 못하고 공론이 상실되는 경우도 있다. 개인의 일상에서 느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욕망구조가 사이버의 영향 안에 크게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만나는 지점, 우리의 사고와 감정과 감각, 신념이 통합적으로 향유될 때 비로소 현재적 가치로 드러난다.

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일상에 대한 비평의 눈이 살아있을 때 존재가 확인되고 의미도 살아난다는 것이다. 나의 ‘블로그’를 만들어 내적 진실성을 찾아나가는 과정으로, 아주 사소한 것부터 함께 즐기는 것이 오래된 습관처럼 자연스러운 일상이 함께하면 좋겠다.

일상의 블로그 안에 다양한 차이들을 신뢰하는 자유로운 사고를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인간을 더욱 신뢰하는 새로운 휴머니즘을 소통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일상에서 스스로 기쁨을 발견하는 일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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