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임광수 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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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임광수 회장님!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5.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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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현 편집인
   
지난 15일의 충북협회 신년교례회 때문에 회장님이 한 회원으로부터 폭행혐의로 피소당했고, 또 충북협회 부회장단은 충청일보바로세우기대책위 위원장인 김승환교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습니다. 우선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에 기자의 입장을 떠나 도민의 한사람으로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날 저도 신년교례회가 열린 세종호텔에 도착하자마자 깜짝 놀랐습니다.

충청일보 노조원들이 상경한다는 것은 미리 알고 있었지만 호텔로비에서 그런 소란이 벌어질지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충청일보 노조원들은 자신들의 답답한 사정을 알리기 위해 올라갔고, 출발하기 전에 이미 여러 사람들로부터 점잖은 분들이 참석하는 자리인만큼 절대 소란피우지 말고 의사만 전달하라는 충고를 들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상황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젊은 사람 십수명이 잔뜩 독이 오른 눈으로 노조원들을 제지했고, 저 역시 그들의 행동에 위압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노조원들이 기습한 것도 아니고 그들의 상경 소식이 이미 충분히 사전예고된 상황에서 꼭 사설경호원을 동원해 그런식으로 나왔어야 했는지 우선 묻고 싶습니다. 외람되지만 제가 회장님이었다면 차라리 행사 참석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공식 순서가 끝난 후 한번 얘기를 들어보자고 양해를 구했을 것입니다.

원하지는 않으셨겠지만 충청일보 사태가 워낙 오래 지속되다보니 출향인사들도 아마 많이 궁금했을 것이고, 회장님이 이런 아량을 베푸셨다면 행사의 의미가 휠씬 더했을 것입니다. 아쉽게도 회장님은 지헌정사장을 내세워 회사측의 입장만 장구하게 설명했습니다. 행사가 좀 어수선하면 어떻습니까. 서로 할얘기를 다하고 또 참석자들이 이를 들었다면...행사장을 떠나는 몇몇 인사들도 이런 생각이었습니다.

김승환교수님 건도 그렇습니다. 충북협회 신년교례회는 회원 뿐만 아니라 충북을 연고로 하는 누구라도 자연스럽게 참석할 수 있는 그런 자리가 아닙니까. 회원이 아닌 사람이 무단 침입해 소란을 피웠다고 문제를 삼았는데 현장에서 이 장면을 지켜 본 저로서는 쉽게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김교수님이 회장님의 발언 도중에 단상 앞으로 나가 자신의 의사를 밝히는 돌출행동을 했다고 해도 지역의 큰 어른이신 회장님이 점잖게 제지하며 "자, 차근 차근 말해 보시오" 이렇게 말했으면 오히려 회장님이 박수를 받았을 것입니다. 그러기는 커녕 김교수님을 반긴 것은 사설경호원들의 우악스런 제지와 보기에 민망할 정도의 강제연행(?)이었습니다. 그러니 항의 목소리가 커질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회장님이 충북을 대표하는 어른인것만큼 김교수님도 지역의 그늘진 곳에 항상 따뜻한 시선을 안기며 치열하게 살아가시는 충북의 대표적 공인이십니다. 마치 시정잡배 끌고 가듯 무지막지하게 밖으로 몰아냈으니 그 비분과 강개함이 오죽했겠습니가. 이런 격한 심정으로 인터넷에 글을 올린 것인데 부회장단은 이를 문제삼아 고발했습니다. 죄송하지만 제가 그 상황이었다면 이보다 더한 글도 올렸을 것입니다.

저는 그날 큰 좌절감을 느꼈습니다. 행사장 입구에 떡하니 버티고 서서 출입자를 체크하는 사설경호원에게 "너희들 어디서 나왔니" 물으니 돌아오는 건 금방이라도 후려칠 것같은 눈부라림이었습니다. 도지사는 물론 지역을 대표하는 모든 분들이 참석한 자리가 이런 식으로 유린되어서야 되겠습니까. 회장님, 이미 사퇴의사를 밝힌 만큼 대기업을 일군 큰 어른답게 슬기롭게 대처했으면 합니다. 서로 고소고발을 철회시킨 후 모든 책임을 회장님께서 지시고 후임자에게 자리를 물려주겠다고 선언하신다면.....이 보다 더 아름다운 퇴진은 없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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