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와 ‘어른’을 키우는 사회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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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와 ‘어른’을 키우는 사회를 만들자
  • 충북인뉴스
  • 승인 2005.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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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재 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
   
개미와 베짱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동화이다. 베짱이 같이 게으르면 안되고 개미같이 성실해야 한다는 훌륭한 교훈을 전해주기 위해 만든 이야기인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열심히 일하는 개미들의 사회를 지켜본 재미있는 이야기가 한 편 있다.

즉 우리들 누구나 어린 시절 경험했듯이 개미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참으로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땀흘려 일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개미사회에서도 실제로는 20%만이 진짜로 열심히 일을 하는 반면에 나머지는 대충대충 일을 한다는 발표가 있다. 개미사회에서도 20%의 소수 엘리트 개미의 노력과 지도에 의해 전체 사회가 이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열심히 일하는 20% 개미들만을 따로 모아 생활하게 하였더니 역시 처음과 마찬가지로 20%의 개미만이 열심히 일하고 나머지는 빈둥거렸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는 나머지 80%의 개미들 역시 여타 다른 측면에서 볼 때는 그 사회를 구성하는 중요한 구성요소라는 것을 전제로 하는 이야기이다.

지도자(Leader·Elite)의 중요성은 다시금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만큼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들 대부분은 우리들을 이끌어갈 지도자가 어느 곳에선가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져서 우리들 앞에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리들 스스로가 지도자를 찾고 키우려는 노력은 별반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 대부분의 경우 이미 만들어진 과실을 따먹기에 관심이 있을 뿐이지 만드는데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국가는 물론 지역이 발전하기 위해서도 지역의 지도자를 많이 육성해야 한다. 지도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지역사회 전체의 생산성이 극대화되는 것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의 학생들 모두는 우리 사회 지도자의 후보들이다. 또한 이미 성인이 된 이후의 직장인이나 사업가, 상업인 모두가 후보인 것이다. 지도자를 양성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노력이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일어나야 한다.

젊은 청년 지도자가 많이 양성되어야 비로소 우리 사회의 ‘어른’이 많아지게 된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어른’들이 많을 때 사회가 안정을 찾고 발전할 수 있으며, 반목과 질시와 부정적 갈등들이 치유되기 쉬워진다. 특정 직위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상대방을 음해하고 질시하며 법과 원칙을 어기면서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용인되는 사회는 ‘어른’이 없는 사회인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도 부당한 방법으로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을 점잖게 책하며 꾸짖어주고 올바른 방법으로 세상을 살아가도록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진정한 어른이 없다는 지적이 많이 있다. 여기서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지도자’와 ‘어른’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지도자는 특정 분야의 전유물이 아니라 사회 각 부문 모두에서 필요하다.

민주화가 발전하면 할수록 우리 사회는 더욱 더 다원화·다양화·분화될 것이다. 그러면 그럴수록 사회 각 분야에서 더 많은 지도자가 필요로 된다. 정치부문, 행정부문, 경제부문, 사회부문, 문화부문, NGO부문, 학계, 종교계, 언론계 등 각 부문의 지도자와 어른을 양성하기 위한 노력이 각 부문별로, 특히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일어나야 한다. 예를 들면, 지역사회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NGO인사나 언론인, 문화계 인사 등에게 폭넓은 견문을 쌓도록 해외 연수기회를 제공해주거나 지원해주고, 정책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등이 방법일 수 있다. 행정공무원의 경우에는 충북도가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1년단위 중견간부양성과정의 확대 실시도 좋은 방안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그것도 반복적으로 할 수 있다. 우리사회의 중견 ‘지도자’나 ‘어른’도 실수를 할 수 있다. 이러한 실수에 대해 관용을 베풀고 더 크게 이해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유치원생이 한 손을 치켜들고 길을 건널 때 차량들이 서서 아이가 길을 건너가는 것을 조심스럽게 지켜보듯이 우리 사회의 동료나 후배, 상사나 선배들을 애정을 갖고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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