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3] 자민련 ‘부활’ 실패 확산되는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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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3] 자민련 ‘부활’ 실패 확산되는 ‘위기감’
  • 충청리뷰
  • 승인 2002.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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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기반 상실… 당 존립마저 위협받아
“실추된 JP위상 정계개편 단초” 전망도

자민련의 부활노래가 그쳤다. 충청권에서 참패한 자민련의 충격은 의외로 크다. 벌써부터 당의 존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민련은 충청권의 3개 광역자치단체중 충남에서만 당선자를 냈다. 98년 3개 지역을 모두 석권한 것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자민련은 완패를 자인할 수 밖에 없다. 광역자치단체장을 놓친 대전에서는 5곳을 석권했지만 가장 확실한 텃밭인 충남에선 7명 당선으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충북에선 3명만 당선됐다. 98년 민선 2기 지방선거 때 도지사를 포함 7곳을 거머쥔 것과 대조를 보인다. 그러나 오효진(청원) 김경회(진천) 김문배씨(괴산)의 당선엔 정당의 후광보다는 후보 스스로의 역량이 뒷받침됐다. 김경회 김문배 당선자는 오래전부터 자민련 탈당설에 휘말리고 있다.
정당공천의 광역의원 선거에서도 자민련의 노쇠현상이 두드러졌다. 충북의 경우 24곳중 겨우 두곳에서만 당선자를 냈다.(지역구 기준) 현재 의원수 14명으로 원내교섭단체에서조차 밀린 자민련은 전국 정당지지도에서도 민주노동당에 뒤져 그동안 캐스팅보트 역할로 생존을 모색하던 제 3당의 위치도 위협받게 됐다. 충남에서만 정당지지도 1위를 기록했을 뿐이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조직의 동요와 함께 의원 4~5명의 탈당설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공동 정부의 감투만 탐냈다?

이번 선거에서 자민련의 충청권 사수 의지는 필사적이었다. 특히 JP는 황혼의 정력(?)을 모두 쏟아 내며 선거판을 누볐지만 민심은 그를 외면했다. 원칙론을 얘기한다면 자민련의 이런 결과는 스스로의 업보다. 국민의 정부 초기에 민주당과 공동 정권을 향유하면서도 충청권에 별다른 선물을 안기지 못한 것이 민심이반의 결정적 단초가 됐다.
충북의 박탈감은 더욱 심했다. 충북은행 퇴출과 옥천 조폐창 폐쇄, 호남고속철도 기점역 선정등 굵직한 현안이 있을 때마다 자민련에 대한 기대심리가 각별했지만 번번이 뒷통수를 맞았다. 자민련 관계자조차 “공동 정부하에서 자민련이 신경쓴 것은 충청권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 정치인들의 감투였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2000년 16대 총선 이후 도내 자민련 공조직은 사실상 붕괴됐었다. 정우택(괴산 진천 음성) 송광호의원(제천 단양)의 지역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개점휴업 상태였던 것.
이처럼 공조직의 나태현상이 당의 침체를 가속화시킨 측면이 강하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나름대로 조직을 추스르고 일부 사고 지구당에 대해 조직책을 새로 임명했지만 ‘급조’라는 인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이상 공조직의 동요가 재차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자민련이 구천서라는 도지사후보를 내고 또 다는 아니지만 시·군에 기초단체장 후보를 공천하면서 한순간 분위기가 확 살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단기간내에 전략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계속성에 대해선 다소 의문이 생긴다. JP의 정치성향상 이들 조직은 독자적 존립보다는 향후 정계개편 등 정치권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흐름(?)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민주당과 자민련의 동반 참패로 향후 정계개편 분위기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JP 책임, 퇴진론 부각될 듯

JP의 위상실추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충북에서의 선거전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인데도 JP등 당 지도부의 지원유세를 놓고 한참동안 논란을 빚었다. JP가 지역에 내려오는 것이 오히려 자민련 후보의 득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자민련은 이 문제를 놓고 여론조사까지 벌였고, 결과는 ‘JP효과 마이너스’로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 대선경선에서 밀린 이인제 전 민주당고문이 충북에서 자민련 지지발언을 한 것이나 자민련과 민주당의 선택적 공조도 별다른 약발을 못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자민련의 한 관계자는 “자민련에 대해 도민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당의 정체성이다. 타 당과의 연대와 결별을 밥먹듯이 하는 그동안의 행보에 식상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번엔 민주당과 손잡았는가 하면 민주당에서 물먹은 인사를 끌어 들여 선거전에 이용하려 했다. 이에 대한 유권자들의 배신감과 피로감이 컸을지언정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은 별로 없었다”고 진단했다. 결국 자민련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스스로 무덤을 판 꼴이다. JP는 당장 당내 반발에 부딪칠 공산이 크다.

3選은 역시 ‘무리’
도내 단체장 6명중 2명만 성공

자치단체장 3선은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다. 6.13 지방선거에 충북도내에선 여섯명이 3선에 도전했다. 이시종(충주) 권희필(제천) 정상헌(음성) 김종철(보은) 유봉열(옥천) 박완진씨(영동) 등이다. 이들은 민선 1기가 시작된 95년부터 각각 지방행정을 지휘했고, 3선에 성공한 이시종 유봉열 당선자는 오는 2006년까지 무려 11년 동안 권세(?)를 누리는 셈이다. 네명이 3선에 실패한 첫번재 이유는 역시 장기집권에 대한 반발심리다. 아무리 유능하더라도 한 사람이 11년간 행정을 주무르는 것은 역동성이 요구되는 지방자치에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당선자들도 향후 이에 따른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두번째 요인은 고령인 나이. 이시종 당선자만이 올해 만 55세이고 나머지는 모두 60대다. 권희필 정상헌 김종철씨가 67세이고 유봉열씨 63세, 박완진씨 64세다. 권희필 정상헌 김종철 박완진씨 등이 만약 3선에 성공했다면 임기중에 60대 후반 내지 70대가 되는 것이다.
당적도 이들의 3선 여부에 결정적 요인이 됐다. 정당 지지도가 가장 높은 한나라당 간판을 단 이시종씨는 무난하게 당선됐지만 한나라당 공천획득에 실패한 권희필 정상헌씨와 자민련으로 출마한 박완진씨는 모두 고배를 마셨다. 보은 김종철씨는 한나라당 공천과 현직 프리미엄의 호조건에도 불구, 떨어져 눈길을 끌었다. 한나라당 공천 과정에서 일었던 잡음과 반대 세력의 집단 반발이 결국 득표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도내 유일한 민주당 당선자인 유봉열씨(옥천)는 악조건을 극복, 3선까지 거머쥠으로써 향후 행보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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