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 경기단체 ‘자립’ 바람 솔∼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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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 경기단체 ‘자립’ 바람 솔∼ 솔
  • 충청리뷰
  • 승인 2002.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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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의 광풍이 전국을 휩쓸고 있다. 대한민국의 첫 16강 진출로 한국 스포츠의 수준은 세계적임을 입증했다.
이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국민적 관심과 투자가 선행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런 가운데 충북지역 각 경기가맹단체들이 지역 체육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각자 재정 자립도를 높이려는 노력들을 펼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지금까지 각 경기단체들은 회장을 선임하여 회장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아 단체를 꾸려가는 개인 의존형의 재정 형태를 보여왔다. 이는 조직 집중력을 높일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전체 체육인들의 정체성을 응축시키는 데는 한계를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정적으로 부를 키운 기업가들이 지역 및 사회 봉사의 일환으로 경기 가맹단체를 맡아 재정지원 및 경기력 향상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기여의 한 측면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경기가맹단체의 경우 자발적으로 회장을 맡을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간곡한 부탁 내지 사회적 압력(?)에 의해 맡겨짐으로써 기업 및 기업인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던게 사실이다. 그리고 각 경기 가맹단체는 경기 단체 운영 및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지원에 회장의 선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에 각 경기가맹단체들 나름대로 자립 기반 마련을 위한 방책들을 마련하는 등 변화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럭비협회가 계기

충북럭비협회는 지난 5월3일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충북체육회관에서 의미 있는 한 행사를 가졌다. 충북럭비협회 후원 행사를 가져 8000만원의 후원금을 모금한 것이다. 충북 럭비 발전을 위해 지역 인사들의 공식적인 후원을 받은 것.
그런데 이 후원금의 이용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일시적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럭비협회 자립기반 마련을 위한 수익사업에 투자한다는 사실이다.
럭비협회는 이 후원금을 청주시 분평동에 ‘명가의 집’이라는 갈비 전문점을 개점하는데 쓰고 있다. 명가의 집 개점에는 3억여원이 들어 턱없이 부족하지만 럭비협회 회장인 김요식씨((주) 선프라자 대표)가 추가 투자하여 가능해졌다.
럭비협회는 여기에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선수 발굴 및 지원과 선수 훈련비 등에 충당하게된다. 연 3000-4000여만원의 예산을 회장을 비롯한 임원 및 이사들의 특별회비에 의존해야 했던 럭비협회는 이제 명가의 집 수익금으로 해결하게 됨으로써 협회 운영의 가장 큰 부담을 덜게된 것이다.
럭비협회 윤기억부회장(충북고 교사)는 “협회 운영비 충당 때문에 임원이나 코치나 자주 바뀌는 등 주먹구구식 운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오래 전부터 고민해왔으나 사업적인 면에 문외한인 체육인들이 해결 방법을 찾을수 없었다. 외식산업에 전문가인 김요식회장이 럭비협회를 맡으면서 음식점 경영을 통한 수익사업이 구체화 된 것이다”고 말했다.

타 협회에 파급, 수익사업 구상 나서

럭비협회의 이같은 협회 자립을 위한 수익사업 추진이 계기가 되어 타 경기단체에도 파급되고 있다.
육상연맹(회장 신동삼)는 오래 전부터 스포츠센터 운영을 구상해 오고 있다. 체육사와 같이 체육 용품도 판매하고 관련 정보 공유와 만남의 장소로 활용할 수 있는 판매센터인 셈.
테니스협회도 테니스장 운영을 구상하고 있으며 수영협회는 청주시에서 운영권을 가지고 있는 수영장의 완전한 위탁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들 협회들은 한가지 딜레마를 안고 있다. 협회 회원들이 대부분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어 협회에서 수익 사업을 펼칠 경우 회원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구체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육상협회의 경우 체육사를 운영하는 회원 및 종사자들의 반발로 인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울러 적정한 사업 아이템 선정의 어려움과 함께 사업 경험과 마인드 부족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럭비협회 윤기억부회장은 “각 경기 단체에서 수익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하지만 사업 마인드와 경험도 전혀 없는 체육인들이 수익을 낼 수 있을까를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며 “자신있는 분야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럭비협회의 음식점 경영도 외식산업에 오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김요식회장이 있었기에 결정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어찌되었든 각 경기단체의 자립을 위한 수익사업 진출은 활발해 질 전망이다. 전체적으로 그런 추세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한체육회는 각 가맹경기단체에서 자립기반 마련을 위한 수익사업을 펼칠 경우 이를 지원해주고 있다. 체육회나 행정기관의 지원에만 의존해서는 활발한 협회 운영-경기력 향상, 회원간의 우의도모, 사회 봉사-을 다 할수 없기 때문이다.

주목받는 럭비협회
재정기반조성 선도 등
앞선 협회운영으로 부러움 사

충북럭비협회가 자주 세간의 뉴스로 등장하고 있다. 역동적인 협회 운영으로 관심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럭비협회는 도내 럭비선수들에게 생활영어와 한자 교육 등 학업을 겸비한 선수 육성 사업으로 화제를 모았다. 선수들에게 영어와 한자 등에 대한 특별 과외교육을 시켜 ‘공부하는 선수상(像)’을 보여주었다.
그 동안 치러온 영어, 한문 시험 성적 우수자 6명에게는 각각 100만원씩의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럭비협회가 올해는 럭비 꿈나무를 발굴·육성하고 지도자들을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재정자립 기반 조성에 나서, 수익사업으로 구체화시켜 내자 타 경기가맹단체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도내 럭비 기반은 남성중과 남중 등 중학교 2개교, 충북고 1개교 등 3개교에 불과하다. 이런 기반위에서도 충북럭비협회가 타 경기가맹단체의 부러움을 살 만큼 운영 활성화를 보이는 것은 협회 전 임원 및 이사를 비롯한 럭비인과 학교 및 동문들의 열정과 결집에 따른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충북 럭비는 전국 상위권을 항상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럭비협회 및 선수들에 대한 후원자도 많다. 충북대 김용민 정형외과 과장이 도내 럭비선수들의 주치의로 참여하고 있고 조긍희전형외과 원장, 김진호 참조은치과원장, 서주원 성수당한의원장 등이 무료치료로 돕고 있다.
충북럭비협회는 수익사업으로 펼치는 ‘명가의집’ 운영 수익금은 선수 발굴 및 육성과 지도자들의 지원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 민경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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