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될 걸’이라는 부정적인 사고를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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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될 걸’이라는 부정적인 사고를 경계한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5.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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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강희 자치행정부장

주요 현안이 있을 때마다 ‘안될 것이다’고 지레 짐작하며 부정적인 의견을 유포하는 사람들의 의도는 무엇일까. 의외로 청주지역사회에는 그런 사람들이 많다. 모두 차치하고 최근 충북의 주요 이슈였던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호남고속철도오송분기역 유치, 청주·청원통합 등 굵직한 사안만 놓고 보자.

신행정수도건설 특별법이 위헌 판결을 받기 전까지 신행정수도 건설은 그런대로 순조롭게 진행돼 왔다. 지방살리기, 국가균형발전 등의 단어는 지역민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내놓고 ‘딴지를 거는’ 사람들은 “행정수도가 올 것 같아? 충청권 표 얻으려고 내놓은 술책이지. 괜히 충북과 충남 경쟁시켜 놓고 싸우게 하고는 말거야. 수도를 옮기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며 대들었다. 이런 사람들의 말처럼 위헌 판결 이후 신행정수도는 물 건너 가는 듯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결론이 나기까지 힘을 보탰다. 정말 엄청난 사람들이 신행정수도건설 특별법 통과 당시 못지 않게 뛰고 또 뛰었다. ‘그러면 그렇지. 그 것 봐라’라고 생각하며 뒤에서 냉소적으로 쳐다보던 사람들이 이번에는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정리되자 쓴 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뭐? 행정중심도시? 과천 정도 수준이라는데 그게 충북에 무슨 영향이 있어? 떡고물이라도 떨어질 게 있을까. 아마 없을거야”

호남고속철도분기역 선정을 놓고 막바지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충북에는 일찌감치 ‘안된다’고 말하는 부류들이 있었다. 이들은 해보지도 않고, 싸워보지도 않고 으레 충북은 경쟁에서 밀릴 것이라고 예단했다. 그러면서 언제부턴가 “이미 천안으로 결정이 났다더라” “충남과 충북을 다시 한 번 싸우게 하고는 없던 일로 하거나, 아예 연기시켜 버릴 것이다” “중앙에 호남인맥이 차고 넘치는데 호남과 손잡은 천안이 되지 어떻게 오송으로 오느냐”는 말을 유포시켰다. 사무실에서, 현장에서, 혹은 서울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면서 오송분기역유치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기를 꺾기에 충분했다.

청주·청원 통합은 또 어떤가. 여기에는 분명한 반대론자들이 있지만통합에 반대하지 않으면서도 예의 냉소적인 태도를 보내는 이들이 있다. 얼마전에 모씨는 “정부가 나서 전국을 70개 지자체로 만든다는데 그 때가면 청주와 청원이 당연히 통합되지 않느냐. 그 때까지 기다리지 왜 나서느냐”고 말했다. 감나무 밑에 누워서 익은 감을 올라가 따는 것도 귀찮아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자는 얘기였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아마 이런 말이 어울릴 것이다. “결국 내려 올 산인데 뭐하러 힘들여 올라가는가.”

기자도 충청도 사람인지라 이런 것이 충청도 사람들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화가 난다. 분명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취재를 하러 다니다보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지 않다. 그 만큼 ‘안될 걸’이라며 사사건건 부정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다. 이런 경향을 ‘충청도적 사고방식’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지만 부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말과 태도들이 지역발전을 위해 뛰는 사람들을 얼마나 실망시키는지 생각해보라. 실망을 넘어 일을 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충북이 다른 지역에 뒤지면 뒤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이런 사람들의 냉소적인 태도도 여기 한 몫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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