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의 바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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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의 바램
  • 충북인뉴스
  • 승인 2005.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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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산업단지관리공단 관리국장 이 병 권
   
나는 청주에서 태어나 50여년을 살아오는 동안 객지 생활의 경험이라고는 고작 군대생활을 하면서 원주에서의 경험이외에는 없다보니, 우물안 개구리처럼 살아왔던 것이 후회스럽기도 하고, 젊었을 때 더 넓은 곳을 향해 도전을 했다면 지금의 삶보다 보람을 느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끔은 해 보지만, 한편으로는 20대 후반에 들어온 직장에서 꾸준히 주어진 업무에 충실하며 20여년을 살아오면서 내 나름대로는 산업단지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해 왔다고 생각한다.

가끔 돌이켜보면 문득 아쉬움이 들 때도 있었지만, 20년 전과 지금의 산업단지를 비교해 보면 생산, 수출, 입주업체수 등 모든 면에서 눈에 띄게 발전해 왔고, 지금은 충북경제의 중추적인 핵심단지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지켜나가고 있는 현실만으로도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며, 고향을 떠나지 않고 지금껏 살아온 내 자신에 위안을 삼고자 한다.

그러나 나는 오늘 내 자신에게 채찍을 가하는 심정으로 우리 고향의 아픈 구석을 헤집어 내고자 한다.

그 동안 민원인들을 접하면서 가장 많은 불만을 들어왔던 것이 충청도 사람 특유의 기질이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고, 하는 것도 아니고 안하는 것도 아니고”, 부정도 긍정도 아닌 그저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결단력 부족과 지연으로 안타까운 시간 다 허비하다 항상 뒷북만 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외지인들의 눈에는 답답하고 짜증나고 한심스럽게 비춰졌을 것이다.

또 한가지는 상대방이 있을 때는 절대로 그 사람에 대한 단점이라든지 흉을 보지 않다가 그 사람이 없으면 “누가 그라는디 그 사람 ○○가 그렇댜” 하는 식으로 뒤에 가서 험담을 늘어놓으면서 은근히 헐뜯는 인신공격성 발언이다.

오죽했으면 기관장으로 부임 와서 임기를 마치고 가는 사람이 후임자에게 제일 먼저 조언하는 것이 “청주가면 입조심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청주가 고향인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결단력 부족이 신중함이고, 뒤에서의 험담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로 충청인들만이 가지고 있는 소박한 정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젠 우리 충청인들도 고유의 기질에서 벗어나 되는 건 되고 안되는 건 안되고, 하면 하고 안하면 말고, 싫으면 상대방 앞에서 자신의 뜻을 분명히 밝히는 그런 기질을 발휘해야만 한다.

기업의 경쟁력은 빠른 판단력과 신속한 결단, 그리고 세밀한 추진력에 바탕을 두면서 상호 신뢰를 중시하는 조직인데 그들의 바램에 과연 기업하기 좋은 지역을 만들어 가는 주체들이 얼마만큼 부응하고, 배려하고, 신뢰하였나 뒤돌아보고, 불만해소의 노력을 같이 해야만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힘들어하는 기업인들도 지역경제 발전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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