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과 결합한 케이블TV ‘탄탄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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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과 결합한 케이블TV ‘탄탄대로’
  • 충청리뷰
  • 승인 2002.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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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자로 개국 3주년을 맞은 충주시 소재 CCS 충북방송은 짧은 기간에 괄목할 만한 성장기반을 마련했다. 개국 원년부터 흑자경영을 지속해 올 연말에는 코스닥 상장을 노리는 ‘알토란’ 방송사로 꼽히고 있다. 자본금도 도내 3개 케이블TV방송사 가운데 가장 많은 170억원으로 올 매출목표액이 130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성공신화를 이끈 주역은 바로 차종철 회장(54)이다. 그의 소탈한 웃음과 꾸밈없는 말투속에는 ‘꼭 필요한 말만 가려하는’ 신중함이 배어있었다. 무장해제한 듯 보이지만 어디에도 빈틈을 보이지 않는 깐깐함이 느껴졌다.
개국 3주년을 맞은 소감을 물었다. “3년이면 아직 걸음마 단계고 여기저기 자랑할만한 처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국당시 지역민을 위한 방송, 미래를 여는 방송, 책임있는 방송을 회사이념으로 삼았는데, 얼마만큼 부응해 왔는지 임직원들과 함께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넘치는 부분은 깎아내고 부족한 부분은 잘 메워서 앞으로 30년, 300년을 영속하는 지역방송으로 자리매김하겠다”

‘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
겸양지덕으로 뭉친(?) 차회장에게 회사 자랑을 듣기 위해 코스닥 등록 추진상황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지난 3년간 흑자경영을 했고 제반 조건이 코스닥 등록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전문기관에서 평가받았다. 과거보다 절차가 까다로워져서 연내 상장을 목표로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 대략 150억∼200억원의 증자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적으로 지방 케이블TV 가운데 3군데가 코스닥 등록에 성공했다”
충주가 고향인 차회장은 청주고, 동국대를 졸업하고 전기통신사업을 시작해 안정된 영업기반을 확보했다. 지난 97년 충북 북부지역 케이블TV 사업자 선정시 신호제지와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사업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대주주인 신호제지가 IMF로 자금난에 빠지자 이듬해인 98년 2대주주였던 차회장이 주식을 인수해 새 주인이 됐다. 차회장은 충주를 거점으로 제천, 증평 사업권을 사들여 직영체제를 갖추고 음성, 진천, 괴산, 단양 등지는 협업체제로 CCS 충북방송을 송출받고 있다. 청주권에서 청주케이블방송과 충청방송이 가입자 확보경쟁으로 수신료 덤핑사태를 빚는데 반해 충북방송은 안정적인 시장확보를 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케이블TV 수신료는 외국에 비해 싼 편이다. 여기에 과당경쟁으로 수신료를 1000원이하까지 내린다면 회사의 채산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정당한 수신료를 받고 직원 복리후생이나 방송의 질을 개선하는데 재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다른 측면으로 볼 때 향후 케이블TV의 광통신망을 통한 부가사업이 계속 창출돼 수신료가 더 인하될 소지도 많다”

광케이블망 200억 투자, 부가사업 다양
한때 충북방송은 공중파 지역민방인 청주방송(CJB)의 채널변경을 놓고 양사간에 갈등을 빚기도 했다. 공중파 방송의 채널결정권을 가진 케이블TV 방송의 파워(?)에 많은 사람들이 놀랐고 일부에서는 횡포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다채널시대를 맞아 공중파 채널도 케이블TV방송이 볼 때는 180개 채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강원도는 민방으로부터 수신료를 받고 있고 제주도는 민방채널을 끼워넣지 않고 있다. 광통신망을 설치하는데 200억가량 투자가 됐기 때문에 당연한 요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충북방송은 지역민방에서 그냥 쓰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외국에서 민방이 안정적인 송신망 구축을 위해 케이블TV 방송에 지분참여하거나 직접 소유하기도 한다”
충북방송은 뉴스보도와 지방의회 현장중계 방송을 통해 지역의 종합적인 정보를 주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도의회 생중계까지 시도했지만 청주권 케이블TV 사업자가 연결지점인 증평까지 통신망을 깔지못한 상황이라서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뉴스는 하루 2번 제작해 5회 송출하고 있다. 뉴스시간도 현재 20분에서 30분으로 늘려 보도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방자치제의 꽃인 지방의회의 활동상을 가감없이 볼 수 있는 의회 생중계는 케이블TV 방송만이 가능한 영역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지역 개표현황을 가장 먼저 주민들에게 알려준 것도 지역 유선방송의 보람이었다”

위성방송과 경쟁력 충분하다
차회장은 공중파 지역방송의 미래가 불투명한 반면 케이블TV 방송은 무한한 부가사업 창출로 확실한 미래를 보장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방송의 핵심인 쌍방향시스템으로 원격 방범, 방재기능과 음성테이터통합전화도 조만간 실용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케이블TV 방송은 통신과 결합을 통해 기능을 배가시킬 수있는 방송이다. 기존의 광통신망을 이용해 하나로통신과 인터넷사업을 벌여 2만4600세대가 가입된 상태다. 앞으로 TV를 통해 얼굴을 보며 통화할 수도 있고 홈쇼핑, 주식투자도 쌍방향 구축이 가능하다. 200억원대의 기간망 설치투자비를 감안하면 신규사업자가 나서기도 힘들기 때문에 케이블TV의 발전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본다”
실제로 국내 112개 케이블TV 사업자의 올해 매출예상액은 작년보다 31.7% 증가한 1조1771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향후 5년간 연평균 20%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3월 출범한 위성방송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위성수신기의 가격부담이 만만치않고 프로그램 차별성이 미흡해 당분간 케이블TV의 경쟁력을 능가하기는 힘들 것이다. 우리 업계에서도 공동 디지털방송센터를 설립하는등 위성방송에 대비한 체제를 갖추고 있다”
현실의 안정기반과 미래의 성장잠재력을 가진 충북방송의 최고경영자는 지역 기업인으로서 어떤 꿈을 가지고 있을까. “지역방송의 기능을 살려 문화적 인프라를 제공하는데 주력할 생각이다. 지역환원사업의 일환으로 시민 무료 공연·전시회를 연 4회까지 늘리고 싶다. 제천, 중평에서도 똑같은 문화사업을 펼쳐나갈 것이다. 주변의 협찬이나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순수한 환원사업으로 지속시킬 것이다. 또한 지역주민들의 정보화 인식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현재 구축된 광케이블망을 통해 수도권과 정보격차를 줄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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