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 물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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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물 돌려줘!"
  • 윤상훈 기자
  • 승인 2005.06.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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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코아루아파트 신축 현장, 지하수 싹쓸이에 주민 분노 폭발 직전

신축 아파트 조성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제천시 하소동 건설 현장 인근 마을 주민들이 공사에 따른 각종 불편을 호소하며 집단 행동까지 예고하고 나서는 등 반발의 수위를 높이고 있어 양 측간 충돌이 우려된다.

내년 3월 입주를 목표로 지난 1월부터 제천시 하소동 일대 4만 5677㎡의 대지에 33, 43, 52, 59평형 등 아파트 702세대 공사를 진행 중인 (주)한국토지신탁 코아루아파트 인근 자연 마을 주민들은 건설사 측이 공사 차량 세륜과 기타 공사에 필요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타공한 지하수 관정 때문에 마을 주민들이 사용할 물마저 바닥이 났다며 건설사 측을 강력히 성토하고 있다.

   
▲ 마을 위로 보이는 공사장 타워크레인이 위협적이다. 주민들은 불의의 사고를 우려하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마을 주민 K씨(42)는 “지금까지 마을 주민들은 지하수를 식수와 생활 용수로 여유롭게 사용해 왔다”며 “그러나 코아루아파트 현장에서 대형 관정을 뚫어 무차별적으로 지하수를 끌어다 쓴 이후부터는 갑자기 물이 끊어져 세탁기가 작동을 멈추는가 하면, 평상시 지하수 양도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등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위기감을 나타냈다.

제천시와 건설사에 따르면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지하수 관정은 직경이 20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3일 착공해 3월 8일 준공한 이 관정은 깊이가 지하 150m에 이르며, 하루 취수량은 75톤이다.
이로 인해 주로 지하수를 이용하는 인근 50여 가구가 때 아닌 갈수로 크게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 이곳 주민들의 주장인 것이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조만간 관련 대책회의를 열고 건설사 측에 지하수 사용 금지와 관정의 원상 회복 등을 강력히 요구하는 등 구체적인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 주민은 이와 관련해 “만일 코아루아파트 시공사 측이 생존권을 사수하고자 하는 주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한 채 계속해서 지하수를 독점하려 한다면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이며 강력한 대응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며 집단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같은 주민들의 주장에 대해 건설사 측은 지하 관정이 합법적 절차를 통해 조성돼 정당하게 이용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신경쓸 게 없다는 반응이다.

시공사인 (주)새롬성원 관계자는 “지하수 관정이 위치한 곳과 인근 마을과는 거리가 떨어져 있어 아파트 공사 현장의 관정 때문에 마을 지하수가 고갈되고 있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한 뒤 “지금까지 지하수 문제와 관련해 주민들에게 단 한 마디의 불편 사항도 들은 바 없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관정이 위치한 곳은 마을과 직선 거리로 약200m에 불과한 데다가 관정이 지하 150m의 깊은 수맥에서 지하수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마을의 갑작스런 지하수 고갈이 아파트 공사 현장의 관정과 무관하다는 시공사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한편, 주민들은 이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타워크레인에 대해서도 건설사 측에 안전 조치 마련을 요구할 태세여서 이를 둘러싸고도 갈등이 우려된다.
주민들은 각종 건축 자재를 탑재한 대형 타워크레인이 하루 종일 마을 위를 360도 회전하고 있는 데 대해 불안감을 드러내면서 크레인 도복이나 건설 자재 추락 등에 따른 안전 사고가 빈번했던 타 건설 현장의 사례를 들어 건설사 측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등 구체적 행동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A씨는 “주민들은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하루 종일 회전하는 타워크레인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하고 겁이 난다. 머지 않아 장마철이 다가오는데, 태풍이나 비바람으로 인해 크레인이 쓰러지기라도 하는 날에는 마을 전체에 큰 재앙이 닥칠 수도 있는 일이어서 몇몇 주민들이 건설사 측에 이와 관련한 안전 문제를 제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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