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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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하오리까?
  • 충북인뉴스
  • 승인 2005.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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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섭(노영민의원 보좌관)
   
지난 주말 어디쯤인가 충청리뷰의 인터넷판인 충북인 뉴스에 흥미있는 기사 하나가 실렸다.

기사는 당사자의 애타는 심정은 아랑곳없이 ‘가장 많이 본 뉴스’란에 까지 오르는 영광(?)을 누린채 한동안 독자들의 음흉한(?) 상상력을 자극시키기에 충분하였다.

내용인 즉 이렇다 서울에 마땅히 기거할 곳이 없는 충북의 N의원은 -참고로 충북의원 중 이런 이니셜을 가진 의원은 한사람 밖에 없다- 지난 29일 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여의도의 한 호텔에 투숙하였다.

다음날 아침 의원을 모시러온 운전기사는 의원차가 사라진 황당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호텔 측에 사정을 알아본바 지난 밤 같은 호텔에 투숙한 모 스님의 차량이 의원 차와 같은 차종인 관계로 착각하여 차를 바꿔서 내줬다는 것이다.

어찌하겠는가? 의원은 바쁜 아침 일정 관계로 택시로 출근을 하게 되었고, 호텔 측과 의원실 관계자는 사라진 차를 찾기 위해 차량 분실 신고를 하여 경기도 평택의 한절에 얌전히 모셔져있는 문제의 차를 찾게 됨으로 상황은 종료된 듯 보였다.

그러나 아뿔싸! 웃지 못 할 해프닝은 그 후 시작 되었다. 새벽 경찰서의 사건 사고를 취재하던 모 일간지 기자에게는 눈이 번쩍 뜨일만한 아주 흥미로운 사건 하나가 있는 것 아니겠는가. 국회의원과 스님이 한 호텔에 투숙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고급 승용차가 뒤바꿨다는 사실, 어느 기자라도 그 순간 그들의 상상력은 춤을 추기 시작하였을 것이다.

왜 국회의원은, 더군다나 스님은 호텔에 갔을까? 그들은 그곳에서 무엇을 하였을까? 이렇게 시작된 기자의 직업의식은 급기야 당사자인 의원 본인을 상대로 다소 무례한 취재를 시도하게 되었다. 황당한 심정으로 정황을 설명하는 의원 측의 반응은 의례적인 변명 정도로 치부했을 테고, 기자는 기사외의 내용은 독자들의 상상력에 맡긴 채 그날 일어난 객관적 상황만으로 작성되어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충북인 뉴스에 실리게 되었던 것이다. 그 후 어찌되었겠는가? 이제 진실은 그리 중요해 보이지 않았다.

그날 29일은 오송분기역 발표를 하루 앞둔 그야말로 긴장의 하루였다.
서울에 거처를 마련하지 않은 관계로 늘상 이용해 이름만 호텔인 그곳에서의 고단한 하룻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며 뉘라서 들으려 하겠는가? 기자들이건 네티즌들이건 심각하고 다소 장황한 내용의 전말은 애초 관심도 없는 듯 보였다. 다만 이런저런 설과 상상력으로 ‘삼류 주간지 기사’ 만들기에만 열중하는 듯 보였다. 급기야는 소위 ‘찌라시’라고 하는 정보지에 아주 그럴듯하게 그것도 실명으로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 간 배설하듯 써내려가는 인터넷상의 글들이 어찌어찌하여 여론의 향배를 좌지우지하고, 또 몇몇 언론들이 출처분명의 댓 글 몇 개를 자기네들의 주장을 위하여 자의적으로 인용하는 경우를 왕왕 보았다. 이번의 해프닝은 개인의 문제라 잠시 덮어두면 이내 사그러질 일이지만 국가의 중요한 정책과 관련한 이런 여론 왜곡현상은 결코 쉽게 넘길 수 없는 매우 심각한 상황일 것이다.

새삼 언론의 상업적 메카니즘과 사회적 공기로서의 기능을 구분하고 논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런 일을 계기로 한번쯤 우리들의 주변을 돌아보고 인터넷 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우리 네티즌 문화에 대해서 한번쯤 정리해야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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