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하는 것이 시민을 편하게 하는 것이죠”최병훈 청주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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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하는 것이 시민을 편하게 하는 것이죠”최병훈 청주시의회 의장
  • 충청리뷰
  • 승인 2002.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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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의회가 요즘 술렁술렁 흥에 겹다. 최병훈의장 때문이다. 그의 낙천적이고 열린 사고는 의회 전체를 신바람 나게 만들고 있다. 대립각, 싸움, 마찰 등 정치가 있는 곳에는 언제든 따라 다니는 부정적 단어들을 청주시 의회에서는 추방시키겠다는 그의 정치 철학이 청주시 의회 분위기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최의장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무투표로 당선됐다. 중앙동을 통해 재선에 무혈입성한 뒤 의회 의장에 도전, 박종구의원의 4선 무게를 떨쳐내고 한표차의 대 접전 끝에 의장에 당선됐다.
집행부와 화합하며 함께 노력하는 ‘차별화된 의회’를 만들겠다는 최의장의 소망은 한마디로 거침이 없다.

-의회의장 선거에서도 최의장의 유연한 성향 때문에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점이 약점으로 꼽히기도 했는데.

“집행부와 화합한다고 견제와 감시가 안되는 것 아니다. 시장이 어머니라면 의장은 아버지이다. 부모가 협력해서 가정을 잘 이끌 때 자식들도 공부 잘 하고 편한 것과 마찬가지로 집행부와 의회가 서로 협력할 때 시민들이 편안한 것이다. 다만 이에 앞서 전제되어야 할 것은 집행부는 의회가 모르게 일을 처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것만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집행부는 사전에 의회에 와서 협조를 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때 최의장은 ‘차별화 의회’를 제시했는데 바로 그것은 ‘화합하고 협력하는 의회’라는 의미의 차별화였다. “시장과 의장이 정치적으로 손을 잡았다고 느낄 정도로 할 것이다”고도 말했다. 최의장은 지난 의회 때 청주시 인사가 사전에 의장에게 통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장에게 브레이크가 걸려 지연되어 원성을 샀던 사례를 들며 자기 권위 때문에 큰일을 그르치는 그런일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당당함에는 개인적으로 정치적 욕심이 없다는 것이 그의 배수진이다. 2년 의장 임기를 마치면 명패와 신문스크랩만 가지고 나가겠다는 무욕이 그것이다.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의장은 의장선거를 앞두고 일부 언론의 ‘말이 앞선다’는 평에 대해 “말은 앞으로의 계획”이라며 의회 의원 활동을 통해 그 계획들을 모두 달성했음을 사례를 들어 예시하기도 했다. 어찌되었건 그는 “최병훈이가 하니까 뭔가 다르네”라고 느끼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 최병훈’은 모든 사람을 아우르며 대화와 타협으로 이끌어가는 그의 화합적 품성을 함축하고 있음은 말 할필요도 없다.

-한대수 시장은 전임 시장이 추진하던 대형 행사에 대해 축소 또는 폐지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의회의 견해는 어떤가.

“예산을 의회에서 승인해 준 것인데 시장이 일방적으로 폐지하겠다고 하는 것은 성급했고 적절치 못하다. 문화행사라고 할 수 있는 항공엑스포, 인쇄출판박람회, 공예비엔날레에 대해 잃은 것이 무엇이고 얻은 것이 무엇인지 면밀히 따져 시민과 의회의 의견을 들어 결정해야 한다고 본다. 한대수 시장이 정책이나 공약을 제시하여 당선되었다 하더라도 시기적으로 너무 빠른 판단이고 주관적이다. 개인적으로는 항공엑스포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지만 공예비엔날레와 직지출판박람회는 개최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의회 전체의 의견이 집약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 의회를 되돌아보면 부결시켰던 의안이 집행부의 로비로 하루아침에 되살아나는 경우도 있었다. 의회 운영에 대한 방안은 무엇인가.
“의원들이 이제는 정신을 바짝차려야 할 것이다. 이번 의회는 초선의원과 30, 40대의원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개혁적이고 역동적인 의회상을 보여줄 것이다. 의회 운영은 상임위 활동에 기반을 두고 상임위원장이 전적으로 운영 책임을 갖도록 할 것이다. 열린 의회. 신뢰하는 의회, 화합하는 의회, 연구하는 의회를 목표로 세웠다.”

-이번 의장 선거에서는 초선의원들이 규정에도 없는 의장후보 초청 정견발표회를 갖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교황선출 방식인 현재의 의장 선출 방식이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개선할 방안은 있는지.

“항상 청주시 의회는 의장 선거와 관련 금품 수수설과 학연에 얽힌 세규합 등으로 부정적인 면을 많이 보여주었다. 이번 의장 선거는 깨끗하고 공정하게 치뤄졌다는데 자부심을 가진다. 초선의원들의 의장 후보 초청 정견발표회는 규정에는 없지만 아주 적절했다. 교황선출 방식의 선거는 초선의원의 경우 후보자에 대한 검증 방법이 없다는 문제점을 가진다. 의장 선거 방식과 관련 후보자 등록 및 정견 발표를 할 수 있는 방안으로 규정이 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최의장은 의장 선거를 앞두고 초선의원들의 초청을 받자 청주시 현안과 의회의 입장을 담은 차트를 준비해가 초선의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준비된 의장’의 모습을 보여주어 강한 인상을 심어준 것으로 평가됐다.
최의장은 일찌감치 정치적 성향이 강했고 주목도 받았다. 초등학교때부터 반장, 회장을 도맡아 하면서 몸에 밴 정치성이지만 그렇게 운이 따르지는 않았다.
91년 부활된 지방의회 선거에서 청주시 1선거구에서 무소속으로 도의원에 출마했지만 낙선했고 95년 선거에서는 집권당인 민자당의 공천을 받아 도의원에 출마했지만 지역에 불어닥친 ‘녹색 자민련’ 바람에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 후 3년간을 절치부심한 98년 도의원을 포기하고 기초의원으로 출마, 청주시 의회에 입성했다. 그러나 그는 요즘 동네의원인 시의원에 여간 만족스럽고 매력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흐미진 골목길에 가로등을 세우는 일, 동사무소 한번 가보지 못한 불우이웃에게 국민기초생활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돌봐 주는 일 등 정말 작은 일을 통해 주민과 호흡하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생활 정치의 실현이란 믿음이 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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