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의 기획력은 버려진 자료에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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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의 기획력은 버려진 자료에서 시작
  • 육성준 기자
  • 승인 2019.08.2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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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손기획 김인규 대표가 말하는 자료의 중요성

 

스마트폰으로 세상의 모든 지혜를 얻을 수 있는 ‘포노 사피언스’ 시대, 20년 전 자동차 카탈로그, 영화 포스터, 성냥, 오디오 등에선 굳어 있던 아날로그 질감이 살아난다.

20년이 넘은 오디오 스피커에서 울리는 음악은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웅장하다.

두손기획 김인규 (60)대표는 자료가 부족했던 시절 닥치는 대로 모으는 습관 덕에 지금 자신만의 박물관을 만들어냈다. 30년 전 사업을 시작해 청주시 1세대 기획사를 이끌고 있는 그는 “당시만 해도 인터넷이 발달하지 못했고 오로지 남들이 만든 인쇄물을 주워와서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지나고 나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자료 수집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로인해 1990년대부터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인쇄소만 있고 기획사가 없던 당시 청주시내 공연 포스터와 각종 사보 등을 독차지할 정도로 독보적인 기획력을 자랑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지금도 현직에 있으면서 출판디자인 의뢰가 들어오면 그가 직접 제목을 뽑는 등 카피라이터 역할을 도맡아 하는 그는 “독학으로 배우려면 다양한 문구를 봐야 하기 때문에 자료가 될 만한 신문 광고를 스크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카피가 인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선거 공보물은 한 단어로 당락이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그의 책상에는 연필로 또박또박 제목을 고민한 흔적들이 A4용지를 가득 채웠다. “연필은 감성이 묻어난다. 그 감성에 감정을 넣어 제목을 만든다”고 그는 밝혔다.

또 어떤 자료들이 있느냐고 묻자 책장 한 쪽에 보관해 둔 삐삐와 옛 휴대전화기 등 각종 통신기기를 꺼내 보였다.

1989년 한겨레 충북지사 총무부장을 맡은 인연으로 지금까지 이어온 노장의 기획자는 아직 20년은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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